사라져 가는 것들은 아름답다
아!
석양이 저렇게 아름다웠던가?
저무는 것이 저렇게 황홀한 것인가?
세상의 모든 저무는 것들,
멀어져 가는 것들,
옅어지는 것들,
사라져가는 것들,
식어가는 것들,
희미해져 가는 것들,
잊혀져 가는 것들이 다 저렇게 아름답고 황홀한 걸까?
성공의 꿈을 키우며 뜨겁게 삶에 도전하던 청춘도 저물어가면 아름다울까?
불같이 타오르며, 대지를 뜨겁게 달구던 사랑도 저물어가면 아름다울까?
조직에서 인정받겠다고, 누구보다 열심히 달리던 열정도 저물어가면 아름다울까?
누군가를 향한 끝없는 마음도 저물어가면 아름다울까?
안 그런 거 같은데...
아름다운데 혹시 모르고 있는 것은 아닐까?
가슴이 미어지는데도 잔잔하다고 느껴야 하고,
너무 억울하고 서러운데 차분하다고 위안해야 하며,
아득하게 아려오는데도 평온하다 괜찮다 자부해야 하며
허무한데도 '다 그런거지'하며 도를 닦아야 하는 것이 아름다운걸까?
‘체’하지 않고, 그 자체로 아름답기를…
하얗게 불태운 열정을 경험한 사람만이 가슴 미어지는 잔잔함을 느낄 수 있으며,
다시 없을 모든 것을 다 내어준 사람만이 억울한 차분함을 느낄 수 있으며,
마음껏 희망하고, 벅차게 꿈꾸었던 사람만이 아득한 평온함을 느낄 수 있으며,
그 모든 욕망과 소유에서 벗어날 수 있는 사람만이 '다 그런거지!'라는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 법!
세상에 공짜는 없다.
가슴이 미어지는 것은 아름다움이고,
억울하고 서러운 것도 아름다움이고,
아득하게 아려오는 것도 아름다움이고,
허무한것도 아름다움이다.
그걸 배웠다는 것으로도 충분히 황홀한 경험이다.
배움이다.
아름다운 것들과,
아름답지 않을 것들,
아름다워질 것들과,
아름다웠던 것들,
아름답지 않았지만 알게 되면 아름다운 것들!
그렇게 우리는 '다 아름다운 것'이라 위안하며 멀어진다.
깨닫게 될 때에, 우리는 옅어져 가고, 사라지고, 식어가며, 희미해지고, 잊혀져간다.
그 때에 슬퍼하지 말자!
우리는 아름다워지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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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말 같지도 않은 소리하고 앉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