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감, 무력감을 날려주는 식구들

인생을 위한 소중한 나의 연료들

by 이경화

아무것도 하기 싫은 날. 평소 맛을 거의 느끼지 못하기에 특별히 맛있는 것은 따로 없지만 먹는 것을 좋아하는 내가 아무것도 먹을 생각도 들지 않을 때 그저 하루 종일 누워만 있고 싶은 무력감에 빠져 허우적거리고 있다가도 배고프다고, 놀아달라고 울어대거나 옆에 와서 바라보고 있는 고양이들이 있어 오늘도 나는 일어나서 사료를 챙겨주고, 물을 갈아주고, 화장실을 갈아주면서 움직이다 보면 슬그머니 밥상을 차리는 내가 있다.

결국 그들이 있기에 오늘도 나는 일어나서 나를 위한 밥상을 차리게 되었다.

해리야, 너와 함께 하기 시작하면서 나는 나를 챙길 필요성을 느꼈고, 이것저것 계획해 보기 시작했어.

너를 먹이고, 컨디션을 살펴야 했기에. 그리고 늘 내 생활 리듬에 맞춰 깊이 잠들지 못하는 네가 걱정되어 재우려고 괜한 신경전을 한 날도 많았지.

특히 채리가 집에 들어온 후 몇 년간 악몽을 꾸는 걸 보고 마음이 아프고, 걱정이 된다는 게 어떤 기분인지를 알게 되어 더 안아주려고 했었는데.

그럴 때마다 오히려 네가 눈치를 보면서 도망가서 조금 속상해한 시간들도 기억해.

결과적으로 그런 상황들이 나를 움직이게 하고, 앞날을 계획하도록 만들어 주었어.

오로지 너희들과의 안정된 생활을 고민하기 시작하면서 내 집을 가져야겠다고 마음먹게 된 거야.

해리야, 채리야, 행복아 너희가 내게 삶을 돌려주었던 거야.

노아도 누리도 나를 행복하게 해주는 소중한 식구들인 거 알지?

언제나 소중하지만 늘 미안하고, 안쓰러운 사랑스러운 내 고양이들아. 오늘도 고맙다.

노아와 누리 쌈박질 후 뜀박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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