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가 듣고 싶은 오늘.
비 내리는 날의 끄적끄적_
비가 오니 왜인지 라디오가 듣고 싶다.
서준이가 아직 아기였을 적,
내가 말을 하지 않으면 온 집에 내려앉는 적막이 싫어서
아기와 나만 집에 남는 시간이면 어김없이 라디오를 켰다.
볼륨을 낮춰 웅얼웅얼 거리는 소리만 들리더라도
그 작은 소리가 공간을 채우는, 묘한 안정감이 좋았다.
그러다 아기가 낮잠에 들어 오롯이 혼자 있게 되면
볼륨을 높여 흥얼흥얼 약간 기분을 내보기도 하고,
아 - 요즘은 이런 노래가 나오고 있구나.
외딴섬에 홀로 앉아 바깥세상을 엿듣는 기분에 때로는 씁쓸하기도 했다.
그땐 나만 혼자 멈춰있는 것 같았으니까.
그런데 그런 와중에 내가 예전부터 좋아했던 노래가
갑자기 짠-
선물처럼 나오는 날이 있다.
그럼 그게 뭐라고 그렇게 반갑고,
그날은 왠지 힘든 것도 덜 힘든 것 같고,
갑자기 모든 게 괜찮은 기분이 들기까지 했다.
멜론에서 좋아하는 노래를 골라 담아 들을 수도 있지만,
기대 없이 켜놓은 라디오에서
내가 좋아하던 그 노래가 흘러나올 때,
전주만 들어도 찌릿 전율이 오는 그 기분이란.
크 -
오랜만에 들어서 반가운 마음이 반,
내가 좋아하는 이 노래를 얼굴 모를 누군가도 함께 듣고 있다는
위안 같은 것이 반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오늘 비도 추적추적 내리고,
거 집에서 라디오 듣기 딱 좋은 날씨네.
오랜만에
라디오가 듣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