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불구하고, 넌 나에게 행복이란다.

타인의 위로

by 반짝반짝 빛나는

#타인의 위로


정말로 큰일이 생기니 타인의 위로는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았다.


넓고 깊은 바다에 자갈을 하나 던져

작은 파동 만들 수 있을진 몰라도

휘몰아치는 파도는 바꿀 수 없다.


"아, 탈장?

그거 금방 퇴원하던데요.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조리원 원장의 이 가볍디 가벼운 위로는

송곳이 되어 나의 폐부를 찌르는 것 같았다.


출산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그렇지 않아도 감정이 요동치는 산모가 지나치게 걱정할까 안심시켜주려는 선의였을지 모르나,


사실은 우리 가족에게 닥친 이 불행에 전혀 관심도 없으면서 함부로 우리의 고통을 축소시키려는 것만 같아서 불쾌하고, 아팠다.


첫째가 세 돌이 지난 지금도 이때의 기억이 선명한 것처럼, 조리원 원장이 가볍게 뱉은 한 마디가 아직도 잊히지 않는다.


나도 어쩌면 나도 모르는 사이

누군가에게 이런 상처를 주며 산 것은 아닐까.

문득 이런 생각이 들 때면 아찔해진다.


콩닥이는 CC로 시작해 오랜 연애 끝에 결혼한 우리 부부의 첫 아이라 주변의 관심도, 기대도 컸다.


그래서 내가 출산할 즈음이 되자

여기저기서 연락이 오기 시작했는데,

차마 상황을 알릴 수가 없었다.


아기 사진을 보여달라는 연락에도 아직 신생아라 잠만 잔다는 핑계를 둘러대며 거절하고,

아이는 건강하냐는 의례적 물음에도 그렇다고 거짓말을 할 수밖에 없었다.


모든 상황을 이야기하기에는 그 무게가 벅차고,

그렇다고 간단히 말하기엔 상황이 중했다.


일련의 과정을 겪은 후

나와 남편, 부모님들까지 얻은 교훈이 있다면,

바로 타인의 길흉사에 지나치게 관심을 가지지 말자는 것이었다.


좋은 일이라고 함부로 축하를 전했다가

알지 못하는 상처를 건드릴 수도 있고,

나쁜 일을 위로한답시고 건넨 한 마디가 더없이 아플 수 있으니

누군가 먼저 전해오지 않으면 물어보지도, 아는 체하지도 말자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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