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불구하고, 넌 나에게 행복이란다.

잊을 수 없는 그날(2)

by 반짝반짝 빛나는

#10월 10일 9시 40분경


현실 같지 않은 현실에 멍하니 있을 틈도 없이 상황이 급박하게 흘러갔다.


"구급차 도착했는데 아버님은 아직이신가요?

지금 빨리 출발해야 해요."


아직 남편이 도착하지 않았는데 구급차가 도착해서 더 기다릴 수 없다고 간호사가 재촉했다.


어떡하지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데,

구급대원이 산소 케이지를 끌고 나왔고

그 안에 누워있는 아이가 보였다.


낳을 때 한번, 저녁 수유 때 한번.


딱 2번 안아본 나의 아이가 작디작은 몸으로 손댈 수 없는 단단한 케이지 안에 반듯하게 누워있었다.

단단하게 마음먹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아이를 보자 꾹꾹 눌러왔던 눈물이 터져나왔다.


다시 보지 못하게 될 최악의 상황은 상상도 하기 싫었지만,

눈물을 닦아내 가며 얼마 보지 못한 아이의 얼굴을 열심히 눈에 담았다.


직원용 엘리베이터를 타고 1층으로 내려와 병원의 뒷문으로 나왔더니 구급차가 기다리고 있었다.


언젠가 길가에서 마주치면 어디까지나 남일이었던 구급차인데, 여기에 내 아이를 실어 보내야 한다니.


내게, 우리에게 이런 일이 생기다니.

가슴이 무너졌다.


시간이 없어 어쩔 수 없이 친정엄마가 동행하여 출발하려는데 바로 그때 남편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나 지금 도착했는데 어디로 가면 돼?"


곧장 로비로 달려가 남편을 데리고 구급차가 있는 주차장으로 돌아왔다.

오는 내내 울었는지 남편의 온 얼굴이 눈물로 젖어 번들거렸다.


남편에게 제대로 말을 전할 틈도 없이 구급차는 남편과 아이를 싣고 대학병원으로 출발했다.


겨우 지탱하고 있던 몸이 바닥으로 고꾸라졌다.


구급차가 떠난 자리를 보며 맨바닥에 주저앉아 나는 한참을 아이처럼 울음을 쏟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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