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거기에 있었던 여름.
출근등록 하기도 전에
얼굴 옆으로 주르륵,
운동 후에 샤워하고도
닦아내지 못한 물기를 제치고
기어코 등줄기에 흘러내리던 땀방울.
그 좋던 것도 미워지고
불면 불수록 더 더워지는 뜨거운 바람.
걸레 짜듯이 짜면
팔다리에서도 물 한 통이 나올 것만 같은 습기.
날이 좋으면 자석처럼
바깥으로 홀려나가기 바빴던 나를
에어컨 밑에서만 살게 했던 재미없는 계절.
괜찮겠지 하며 방심했던 찰나에
은색 손목시계가 동떨어져 보일만큼의
구릿빛 피부로 만들어버리는
그런 여름이
난 좋다.
차라리 추우면 더 껴입을 수 있는,
따뜻한 누군가의 온기를 느낄 수 있는
겨울이 더 좋다고 말하고 다녔던 나를
2025년 6월
이글거리는 정오의 태양 아래에서
익는 걸 택할 정도로 내가
이 뜨거운 여름을 좋아하게 될 줄이야.
누가 여름을 좋아하게 만든 걸까.
통풍이 잘되는 에어로쿨 반바지 때문일까,
따가운 태양으로부터 두 눈 보호해 주는
가성비 좋은 고글형 선글라스 때문일까,
아님 주르륵 땀 흘리면서도
이글거리는 여름의 입김
있는 그대로 느낄 줄 알게 된,
더워야 여름이지라고 말할 줄 알게 된
익어감 때문일까.
2025년 6월
난 여름이 좋다.
늘 거기에 있었던
그 여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