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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영 Nov 14. 2020

믿음, 소망, 사랑

1.

학년이 올라갈 때마다 본 급훈, 친구네 가훈, 아무렇게나 써낸 좌우명에는 ‘믿음, 소망, 사랑’ 이 한 번쯤은 있었다. 의미도 모르고 단어부터 배운 말. 믿음 하면 믿음, 소망하면 소망, 사랑하면 사랑. 읽고 쓰고 말하며 배운 것을 성인이 된 지금 다시금 그 뜻을 깨우치고 있다. 이것이 믿음, 이것이 소망, 이것이 사랑. 오래전 물려받은 ‘믿음, 소망, 사랑’ 은 이제야 빛을 발한다. 꿈꾸고 사랑하고 기대하고 실망하고 상처 받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나아갈 수 있도록. 할아버지의 할아버지의 할아버지 그보다 더 오랜 옛날부터 내려온 ‘믿음, 소망, 사랑’ 에는 그런 힘이 있었다. 우리 할머니가 닳도록 읽은 성경에도 나오니 말해 무엇하랴. 신은 믿지 않아도 이 단어에 담긴 힘은 믿고 싶다. 그릇이 큰 단어다. 담을 것이 많다.



2.

진심을 다한 일이 말 한마디로 짓밟힐 때

마구 밟혀 어질러진  자리, 남겨진 발자국 앞에서 차마 걸음을 떼지 못할 때가 있다. 괜찮다고 내가  안다고 다독여봐도 아니다,  괜찮다. 내게 아무런 상처를   없다고 되뇌어봐도 아니다, 상처 받았다. 원래 그런 사람이니까 네가 이해해. 원래 그런 사람이 어디 있어.  때부터 그런 사람이 어디 있어. 화살을 안으로 돌려도, 밖으로 돌려도 아픈  매한가지. 엉망인 자리,  위를 다시 꼭꼭 밟아 다진다. 단단해져라, 단단해져라. 진심은 반드시 닿고, 선함이 무조건 이긴다. 나는 믿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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