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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프란 Dec 02. 2023

28개월 아이가 혼자 할 수 있는 것 10가지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

28개월 차는 확연히 눈에 띄는 성장이 보이는 시기다. 키도 발도 훌쩍 큰 게 눈에 보이고 안아보면 무게감도 꽤 나간다. 외형적인 성장도 물론이지만 뇌 활동도 활발해짐을 무시할 수 없다. 혼자서 할 수 있는 놀이와 일들이 늘어남으로 인해 엄마도 아주 살짝 편하다고 말할 수 있는 것들이 많아졌다.


1. 이제 스스로 양말을 신고 벗는 일을 할 줄 안다. 사실 더 일찍부터 제일 먼저 스스로 하겠다고 나선 게 양말신기이기는 한데, 요즘은 아예 스스로의 일이 된 느낌이다. 가끔 자기가 신고 뭔가 잘 맞지 않아 불편한 느낌이 들거나 하면 엄마를 찾기도 하고, 니삭스 같은 긴 종류의 양말은 엄마를 찾곤 하지만 대부분 양말은 이제 스스로 신는다.


2. 양말에 이어 샌들이나 운동화, 부츠신기도 혼자서 척척이다. 신발이 왼쪽 오른쪽 정렬만 맞춰 놓여있다면 두 아이모두 신발을 곧잘 신는 편이다. 전쟁같이 옷 입히고 머리 해주고 현관에 먼저 나가 있으라고 하면 둘 다 신발을 척척 신고 엄마를 기다리고 있다. 내 딸들이 점점 대견해진다.


3. 이어 내가 준비를 다 하고 나가 현관문을 열어 주면 누가먼저라 할 것도 없이 알아서들 쌍둥이 유모차에 앉는다. 엉덩이를 들이밀고 각각 앉고 양팔걸이를 멘 뒤 왼쪽 오른쪽 버클을 끼운다. 곧잘 한다. 이때 엄마가 끼워주려고 하면 안 된다. 난리 난다. 그리고 이어 카시트까지 혼자 하려 할 때 엄마가 ‘어려워, 이건 엄마가 해주는 거야’ 하면 ‘어여워‘라 따라 말하며 곧잘 기다린다. 유모차만 혼자 끼는 건 줄 안다.


4. 이맘때쯤 아이들이 좋아하는 일인 거 같기도 한데, 쓰레기 버리는 일을 잘한다. 특히 우리 집에서는 건조기용 피죤 종이 버리는 일을 아이들이 한다. 만약 한 장이 나오면 서로 버리겠다고 난리다. 친정집에 있을 땐 외할아버지 과일 드시고 난 후 그릇이나 포크 등을 곧잘 개수대에 갖다 놓기도 하고 엄마를 갖다 준다. 며칠 전 첫째는 귤을 먹다가 귤 알맹이만 쏙 뽑아 먹고 나머지는 스스로 쓰레기통에 갖다 버려 웃음이 나왔다. 가끔 집안 바닥에 머리카락이 떨어져 있으면 주워다 엄마를 보여주는데(엄마 청소 더 열심히 하라고?), 그대로 쓰레기통에 갖다 버리라고 하니 쏙 집어넣는 모습이 귀여워 고마워와 칭찬을 연발하고 말았다.


5. 아직 기저귀를 떼지는 않았지만, 기저귀 갈이를 스스로 할 수 있게 되었다.(Pee Pee인 경우) 쉬 했을 때 엄마에게 ‘쉬이~’ 했다고 말하며 기저귀를 바로 벗고 기저귀 바구니에 있는 팬티형 기저귀를 가져다 스스로 입는다. 그리고 곧장 바지도 입는다. 엄마가 정말 한결 편해진 이유다. 사실 쌍둥이 육아에 대부분의 시간은 기저귀를 갈다가 하루 다 가는 느낌이 있는데, 요즘은 스스로 쉬야하고 스스로 갈아입으니 얼마나 편한지. 아무리 그래도 배변 훈련이 끝나면 더 편해지겠지만.


6. 아직도 식사 시간이 많이 힘들고 손이 많이 가고 지치는 일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본인이 좋아하는 음식이면 잘 먹고 마시긴 한다. 밥과 반찬 이렇게 세트로는 잘 먹지 않고 반찬만 먹거나 밥만 먹거나 할 때가 더 많긴 하다. 그러다가 한 번은 국그릇을 들고 마셔보라고 했더니 이제 둘 다 보울에 담은 국은 국물 드링킹으로 식사를 마친다. 이때 꼭 애어른들 같다.


7. (지금보다 더 어렸을 때부터) 둘 다 대근육보다는 소근육이 더 발달한 편이긴 했는데, 이 때문인지 지퍼락을 잘 연다. 이제 작은 크기든 큰 크기든 다 잘 열어서 작은 지퍼락에 넣어둔 과자나 머리끈 등을 열어 장난을 칠 때도 있고, 큰 지퍼락에 넣어둔 클레이 도우를 스스로 꺼내 놀기도 한다. 둘 다 지퍼락 여닫는 걸 재밌어하는 것 같다. (물론 아직 닫는 건 못한다)


8. 첫째보다 둘째가 잘하는 게 있는데 바로 리틀타익스(장난 브랜드명) 끈꿰기이다. 실 고리에 양쪽으로 구멍이 뚫린 장난감 여러 개를 꿰는 놀이인데, 스스로도 재밌는지 꼈다가 다시 주르르 빼서 다시 끼고 하면서 논다. 집중하는 모습을 보는 게 엄마로서는 큰 즐거움이다.


9. 한국은 너무 덥거나 추운 계절에 육아하기가 힘들다고 생각하는데, 그래서 집에서 할 수 있는 놀이가 많아야 하는 것 같다. 그래서 생각한 게 엄마표 미술놀이인데, 도구나 재료가 많이 필요한 놀이는 자주는 못 하고 가장 기본적인 색연필 두 가지로 주로 놀아준다. 두 아기가 각각 원하는 것을 번갈아 주면서 스케치북을 채워 나가는데, 이때 그림 그리기 준비는 아이들 몫이다. 스케치북을 가져오고, 색연필을 가져와 다 꺼내 원하는 색 뚜껑을 열어 골라 둔다. 미술놀이가 끝나면 정리도 둥이들 몫이다. 쓴 색연필을 전부 뚜껑 닫아 색연필함에 넣어 닫기까지 한다. 사실 이 정리는 첫째가 더 잘하는 편이다.


10. 27개월 차에 처음 레고블록을 사준 장난감에 좀 무딘 엄마인 편이다. 한국 이사 후 자잘한 장난감 정리용으로 큰 레고박스 두 개를 사 주고 작은 블록은 사줄 기회가 없었다. 그러다 송도 현대 프리미엄 아울렛에 갔다가 아이들이 레고 매장에서 나올 생각을 하지 않길래 블록 세트를 사줬다. 한두 번 같이 연습하더니 둘 다 곧잘 끼우고 기차도 만들고 하기 시작했다. 레고를 시작하면 오래 놀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데, 앞으로 좀 더 복잡한 레고블록을 사줘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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