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보니, 해설의 방식을 ‘나의 말’로만 좁혀서 생각했다.
설명을 많이 해야 한다는 조바심과 불안감이 컸다.
무언가를 많이 하려고 하면 망한다.
사람들의 표정과 반응에 관심 있기보다 ‘다음에 내가 무슨 말을 해야 하지?’에 집중하게 되고,
진행자가 무언가로 꽉 차있으면 그 밀도가 참여자에게 그대로 전달된다.
그래서 진짜 시연을 준비하면서 이번엔 ‘내용’보다 내 마음부터 다스려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번에 대본을 쓰지 않고 그 시간에 뜨개질을 했다.
기사를 통해 뜨개할 때 명상과 같은 뇌파가 나온다는 기사를 보고 호기심이 생겨 당시에 막 시작했던 취미생활 <뜨개질> 실을 한 코 한 코 엮는 동안, 이게 어떻게 명상과 같은 효과인지 실감했다.
생각을 하면 안 된다. 내가 아직 뜨린이라 그런가, 손과 눈에 초 집중해야 했다.
손끝의 감각에 집중하자, 조바심이 조금씩 풀렸다.
그렇게 시연날 아침이 밝았다.
나는 준비한 대로 진행했고, 다행히 반응이 좋았다.
나무 5종을 통한 직장인 <친구 나무 만들기>
“대상자의 특성과 요구를 잘 파악했고, 현장의 나무들과 연결시켜 치유적 경험을 잘 이끌어냈습니다.”
“스트레스의 이유를 함께 나누는 방식이 좋았고, 나무를 사람에 비유한 해설이 참신하게 다가왔습니다.”
“해설과 활동의 구성 흐름이 짜임새 있고 자연스러웠습니다.”
두 번의 과정을 경험하며, 나는 크게 깨달았다.
- 해설의 방법은 '말' 외에 다양한 방식으로 할 수 있다.
- 나의 불안감과 조바심을 잘 다뤄야 한다.
- 숲을 ‘설명하는 사람’이 아니라, 숲과 사람을 이어주는 매개자로서 집중해야 한다.
(내가 하고 싶은) 숲해설의 본질은 ‘잘 말하는 것’이 아니라, ‘잘 비우는 것’이라는 걸.
내가 편안해야 참여자도 편안하고,
내가 멈춰 서야 숲의 시간이 들린다.
이 한 끗 차이, 간당간당한 시소에서 무게중심을 잘 잡아야 한다.
35도의 폭염주의보에 진행된 삼청공원 시연.
가만히만 있어도 땀이 줄줄 나는 무더운 날이었지만,
육체의 더위보다 정신적으로 시원함이 더 컸다.
숲해설가로서의 초행길에 큰 깨달음을 준 날이 되었다.
현재, 숲해설가가 되고 나서도 나는 이 시소에 아슬아슬하게 서 있다.
여전히 숲해설을 앞두고서는 불안감이 든다.
'너무 설명이 없는 것 아닐까?'
'이 정도면 될까?'
나중에는 시소에서 비보잉하고 날아다니기를 바라며
지금 이 순간의 내적 갈등에 겸허히 집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