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몬 드 보부아르 소설 [둘도 없는 사이] 를 읽고
이 소설은 저자 '시몬 드 보부아르'의 실제 경험을 토대로 쓰였다.
그녀의 실제 절친이었던 '자자'에게 보낸 편지의 말미에 '나의 둘도 없는 친구'라는 표현이 처음 쓰였고, 그 표현을 빌려 이 소설의 제목이 '둘도 없는 사이'가 되었다고 한다.
시몬은 젊은 시절 절친한 친구 자자의 죽음을 겪으며 친구에 대한 이야기를 소설로 풀어내기 시작했으나 그녀의 연인이었던 장 폴 사르트르가 이 소설에 대해 부정적으로 평가하자 출간하기를 주저하게 된다. 그러나 시몬은 죽을 때까지 원고를 간직했다고 한다. 맘에 들지 않는 원고는 폐기하기도 했던 그녀가 이 소설을 끝까지 놓지 않았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결국 그녀의 사후에 입양 딸 실비에 의해 이 소설은 출간되었고, 백수린 작가가 이 소설을 발견하고 완역하여 한국에서 발간되기에 이르렀다.
빨간색 표지와 '둘도 없는 사이'라는 책 제목에 이끌려 책을 펼쳐본 나는 소설가 백수린이 이 책을 번역했다는 것을 알고는 읽어보기로 마음먹었다. 좋은 글을 쓰는 사람이 읽고 번역한 책이라면 분명 좋은 책일 것이라는 믿음이 들어서였다.
크게 2장으로 나뉘는 이 소설의 1장이 묘사하고 있는 주인공 실비(시몬)과 앙드레(자자)의 유년 시절 이야기는 조금 지루하게 느껴졌지만 2장으로 넘어가며 소설은 속도를 내며 흡입력 있게 읽혔다. 성장기 여성들이 동성에게 갖는 열망에 가까운 우정과 다른 아이들에 비해 감수성이 풍부하고 자유로운 영혼이었던 앙드레가 보수적인 사회적 통념과 종교적 관습에 순응하며 어떻게 영혼의 손상을 입어 가는지를 소설은 가슴 아프고도 섬세하게 그려낸다.
실존주의 철학자, 사회운동가이기도 했던 시몬은 어쩌면 소설을 통해 묻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주인공 앙드레가 왜 젊은 나이에 삶을 마감할 수밖에 없었는지를 말이다.
이 소설의 여운이 오래 남는 것은 1954년에 쓰인 이 이야기가 현시대를 사는 우리에게도 여전히 유효하기 때문. 나는 책의 마지막 장을 덮고 어딘가에서 자유롭게 살아 숨 쉬고 있을 앙드레를 상상했다. 얼굴 가득 웃음을 머금고 손인사를 건네는 그녀를....
20250215 독서일지 by 리라작업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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