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로봇의 친구(1)
마을의 천문대는 생각보다 규모가 작았다. 하긴 높은 산이니 천문대라고 특별히 더 높을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도와줄 필요까진 없는데.”
“이틀 동안은 돌아가지도 못해요. 그동안이라도 도와드릴게요.”
아무리 작은 천문대라도 필요한 것들이 많을 거다. 게다가 커다란 기계가 들어올 수 없는 이런 산골마을은 어려운 일이 많이 있겠지. 일 때문에 옆 마을에 갔다가 돌아온 리안 씨가 우리를 보고 크게 기뻐했다.
“우리 미로와 친하게 지내주게. 로봇을 처음 봐서 아직 낯을 가리는 것 같지만 많이 좋아할 것 같아.”
리안 씨는 천문대도 천문대지만 아들 미로에게 로봇을 보여주고 싶었던 모양이다.
“미로야, 미로야.”
“왜?”
“깡통이랑 대짝이에게 날라야 할 돌의 위치를 가르쳐 줘라. 지난번에 보고 온 곳 말이다.”
우리는 로봇이니 다른 사람들보다는 조금 힘든 일을 하기로 했다. 크고 작은 돌을 주워서 날랐다. 돌의 위치는 미로가 잘 알고 있었다. 산을 손바닥처럼 들여다보고 있는 꼬마였다.
“아냐, 아냐. 이쪽이야. 어서 와.”
“가... 안... 다...”
“로봇인데 왜 이렇게 느려?”
하지만 이 꼬마는 여러 가지로 말이 많았다. 기대했던 로봇과 우리가 많이 달랐기 때문일까, 불만이 많은 것 같았다.
“로봇인데 엄청 바보 같네.”
일도 일이지만 꼬마에게 시달려야 하니 짜증이 났다. 오후쯤 되니 우리도 산길에 익숙해져서 더 이상 미로의 도움이 필요 없어졌다.
“아이는 위험하니까 저쪽에 가있어.”
“뭐?”
“마을에 가서 놀아.”
“안 위험해!”
소리를 지르더니 멀리 달아나 버렸다. 내가 실수를 했나? 그건 아닌데, 귀찮아하는 걸 들킨 것 같아서 조금 뜨끔했다.
그날 밤, 늦게까지 일을 하고 박사님이 있는 창고에 갔다. 대짝이는 리안 부부에게 궁금한 게 많은 듯했다. 나 역시 박사님에게 질문이 있었다.
“박사님.”
“오! 일은 잘 했냐?”
“네, 박사님! 그런데... 제가 도시 광장에서 고대어를 읽었어요.”
“고대어?”
박사님은 손을 멈추고 날 바라봤다.
< 다음 편에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