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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보영 Nov 04. 2021

오디오 작가가 되었다. 1



메일이 왔다.     


“혹시 본인 글을 본인 목소리로 제작하여 탑재하는 일에 관심이 있으신가요?”               


‘나디오’라는 ‘오디오 플랫폼’ 운영자였다.     


“관심??? 아주 많지???”


평소 글을 쓸 때, 나는 몇 번이고 나의 목소리로 글을 읽어보고는 발행한다.

글은 소리 내어 읽어봐야 앞뒤 문맥의 흐름이나 단어의 자연스러운 어울림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제안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그 제안에 관심이 있는데요

연락처를 주시면 연락드리겠습니다.”     


답장을 보내고 두근대는 심장을 느낄 새도 없이 연락처를 담은 회신이 왔다.     


오디오 플랫폼의 특성상 반복되는 문구를 정리하고, 분량을 3분 30초 이내로 조절하여 원고를 보내달라고 했다.      


“아~~~ 드디어 나의 글이 출간? 되는 것일까??? “               





10월 29일 두근대는 마음으로 새벽 한 시에 잠이 깨어 버렸다.

원고를 준비하고, 백번은 넘게 읽어봤지만 긴장되는 마음은 어쩌질 못했다.

다시 한번 녹음기를 켜고 읽고 듣기를 반복..... 


사실 나의 글은 ‘하드코어’다. 오디오 북은 뭔가 ‘힐링되는 정서’를 전달해야 될 것 같은데

내 글은 우울하다. 그래서 엔지니어가 주문한 것은 ‘담담한 리딩’ 이였다.     


”담담한 리딩??? “ 담담하게 읽는다는 게 이렇게 어려운 것일 줄이야...     


발성을 내면 너무 밝다.... 글의 분위기에 맞추면 다 죽어가는 목소리가 되어버린다. 그 중간을 찾기 위해 지난 일주일간 톤을 정하고 연습에 돌입했지만, 스튜디오 녹음 당일날 아침 풍경은 아직도 마치 글을 처음 읽고 녹음할 때 와 같은 갈등과 좌절, 그리고 기대의 연속이었다.      

새벽 5시에 출발한 서울행, ktx안에서도 숨죽여 오늘 리딩 할 글을 되새김질하다 보니, 금세 서울역에 도착했다.          


녹음의 분위기와 그때의 에피소드는 글이 플랫폼에 탑재된  이후에 다시 쓰기로 하고,


이주쯤 뒤에 나온다는 ”나의 목소리로 제작한 오디오 북“을 첫사랑 재회를 기다리듯

상상하며 오늘도 마음껏 두근대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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