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일이 왔다.
‘나디오’라는 ‘오디오 플랫폼’ 운영자였다.
평소 글을 쓸 때, 나는 몇 번이고 나의 목소리로 글을 읽어보고는 발행한다.
글은 소리 내어 읽어봐야 앞뒤 문맥의 흐름이나 단어의 자연스러운 어울림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답장을 보내고 두근대는 심장을 느낄 새도 없이 연락처를 담은 회신이 왔다.
오디오 플랫폼의 특성상 반복되는 문구를 정리하고, 분량을 3분 30초 이내로 조절하여 원고를 보내달라고 했다.
“아~~~ 드디어 나의 글이 출간? 되는 것일까??? “
10월 29일 두근대는 마음으로 새벽 한 시에 잠이 깨어 버렸다.
원고를 준비하고, 백번은 넘게 읽어봤지만 긴장되는 마음은 어쩌질 못했다.
다시 한번 녹음기를 켜고 읽고 듣기를 반복.....
사실 나의 글은 ‘하드코어’다. 오디오 북은 뭔가 ‘힐링되는 정서’를 전달해야 될 것 같은데
내 글은 우울하다. 그래서 엔지니어가 주문한 것은 ‘담담한 리딩’ 이였다.
”담담한 리딩??? “ 담담하게 읽는다는 게 이렇게 어려운 것일 줄이야...
발성을 내면 너무 밝다.... 글의 분위기에 맞추면 다 죽어가는 목소리가 되어버린다. 그 중간을 찾기 위해 지난 일주일간 톤을 정하고 연습에 돌입했지만, 스튜디오 녹음 당일날 아침 풍경은 아직도 마치 글을 처음 읽고 녹음할 때 와 같은 갈등과 좌절, 그리고 기대의 연속이었다.
새벽 5시에 출발한 서울행, ktx안에서도 숨죽여 오늘 리딩 할 글을 되새김질하다 보니, 금세 서울역에 도착했다.
녹음의 분위기와 그때의 에피소드는 글이 플랫폼에 탑재된 이후에 다시 쓰기로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