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돈내산
다 내가 주문한 것이기에 택배상자 안에 무엇이 들어있는지는 알고 있는데도 왜 이리 반가운 걸까?
뉴질랜드에 온 지 세 달 반 정도. 아쉬운 물건들이 있어 적지 않은 배송료를 감수하고서라도 주문해 보았다.
1. 파마기구 세트
남편은 파마머리이다. 뉴질랜드 오기 바로 전 날, 단골 미용실에서 파마를 하고 왔지만 이제 한계가 왔다. 내가 커트는 느낌 가는 대로 두 번 해줬지만, 파마는 아직... 여기 미용실은 남자 파마도 최소 100불(약 8만 5천 원) 정도 하는 것 같아서 집에서 한 번 도전해 보기로 한다. 망해도 뭐, 내 머리 아니니까~
2. 다이소표 잡동사니
아이들이 고른 다이소표 잡동사니들. 소비를 못해 근질근질한 첫째 아이가 주문한 이것저것들. 게다가 최근에 테무에서 쇼핑을 하고 저질의 물건에 너무 실망을 한 터. 페인팅용 나이프, 북, 형광펜, 색테이프, 미니캔버스, 칼러링북, 발포용 베이킹소다(슬라임용), 등등
3. 화장품, 마스크팩
습도는 높은데, 피부는 건조해지는 아이러니. 쪼글쪼글 주름이 늘어가는 것 같다. 내가 주문한 화장품 몇 가지. 그리고 첫째 아이가 주문한 화장품 여러 가지. 사춘기인 아이는 피부관리에 무척이나 공을 들인다. 나보다도 훨씬 더 많이.
4. 겨울용 파자마
익히 듣긴 했지만 이렇게 집안이 으슬으슬 추울 줄은 몰랐지. 낮에는 바깥보다 집안이 더 춥게 느껴지기도 한다. 벽면이 얇은 목재로 지어졌고, 창문도 이중창이 아닌 집은 웃풍이 심하다. 온 가족 파자마 바지 여러 개 구입.
5. 겨울용 실내 슬리퍼
같은 맥락으로, 카펫이 깔린 방은 그나마 괜찮지만 장판 같은 게 깔린 1층 바닥은 너무너무 차갑다. 슬리퍼 필수. 온돌이 그립구나~
6. 애들 영어공부책
첫째 아이가 영어공부의 필요성을 느꼈는지, 한국에서 파는 영어어휘 책을 사달라고 한다. 책은 무게가 있어 배송비가 많이 나오겠지만, 공부를 하겠다니 무조건 사줘야지. 사는 김에 둘째 아이 책도 한 권 구입. 한국에서 영어 기초를 다지지 못하고 온 것이 매우 후회된다.
7. 둘째 아이 워터레깅스
둘째 아이는 일주일에 한 번 수영 레슨을 받는다. 생각보다 실내 수영장 물이 차가워서 긴 워터레깅스 구입.
8. 손 관절보호 장갑
저녁에 학교 청소일을 하고 있는 남편은 안 하던 일을 해서 그런지 손가락이 아프다고 고통을 호소한다. 효과가 어떨지 모르겠지만, 안 끼는 것보다는 낫겠지 뭐.
그리고, 조카아이가 넣어 준 둘째 아이 생일선물. 수첩과 다꾸(다이어리 꾸미기)용 스티커, 등등.
한국에서 월요일에 우체국택배 방문접수로 수거했는데, 금요일 오전 뉴질랜드 우리 집에 배달. 참 좋은 세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