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에서 유치원 선생님 되기
내가 등록한 ECE(Early Childhood Education) Postgraduate 과정은 1년 과정으로 올해 3월 중순에 끝이 났다. 이제 풀타임으로 일할 직장을 구할 때이다. 나는 2월 초부터 집 근처의 유치원에 메일로 이력서를 보내기 시작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유치원은 답장이 없었기에 이력서를 보내는 유치원의 범위는 집에서 점점 멀어져 갔다. 60여 군데의 유치원에 이력서를 넣었다. 대부분의 유치원에서는 답장이 없었고, 몇몇의 유치원은 미안하지만 자리가 없다는 답장을 주었고, 그리고 세 번의 인터뷰 기회가 있었지만 결과는 좋지 못했다. 작년 일 년 동안 유치원 취업 상황은 많이 달라져 있었다. 유아교육을 공부하는 학생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유치원에서 일자리를 얻기가 매우 어려워진 것이다. 나는 몇 군데 유치원에서 릴리버로 일하면서 풀타임 자리가 생기기를 기다려야겠다고 생각했다. 유치원은 새로운 사람을 덥석 고용하기보다는 이미 알고 있는 믿을만한 사람을 고용하는 경우가 많기에.
그러던 중, 먼저 취업한 우리 한국인 그룹의 인도네시아 친구가 본인이 취업한 유치원에 1년짜리 출산휴가 자리가 났다고 관심이 있는지 물어봐 주었다. 나와 같은 지역에 사는 그 친구가 그 유치원에 취업할 때, 우리는 거기까지 멀어서 어떻게 출퇴근을 하냐고 걱정을 해주었었는데, 취업이 힘들다는 것을 깨달은 나는 이것저것 가릴 처지가 아니라 관심이 있고, 인터뷰를 보고 싶다고 했다. 그렇게 나는 그 유치원에 인터뷰를 보고 5월부터 출근하게 되었다. 취업은 기쁘지만 한편 씁쓸했다. 그렇게 취업을 위해 노력했는데, 결국은 인맥으로 취업을 하게 되었으니 말이다.
그나마 마음이 놓였던 건, 인도네시아 친구가 자기는 그 유치원이 마음에 들어서 출퇴근이 오래 걸리지만 즐겁게 일하고 있다고 했던 점이었다. 그리고 2주 동안 일해보니 그 친구가 왜 그런 말을 했는지 알 것 같다. 출퇴근 시간은 오래 걸린다. 편도 한 시간에서 한 시간 반정도. 오클랜드의 교통은 최악이고 특히 출퇴근 시간은 더더욱 그렇다. 나는 집에서 버스를 타고 중간에 친구를 만나 그 친구 차로 카풀을 하고 있다. 올 때도 마찬가지이다. 나는 아직 운전을 하지 않는다. 차를 사서 운전을 하긴 해야 하는데, 운전석이 반대라 운전하는 게 좀 두렵기도 해서 미루고 있다. 카풀하는 내내 이런저런 수다를 떠니 시간도 빨리 가고 출퇴근이 즐겁기도 하다.
나는 친구에게 말했다. "넌 나의 천사야. 너는 내게 일자리도 소개해 주고 나를 직장에 데려다 주기까지 해."
그 친구가 말했다. "그게 너의 운명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