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삶에는 두 가지 비극이 있다. 사랑을 얻지 못하는 비극 또 하나는 사랑을 얻는 비극" - 오스카 와일드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자기를 잃어버릴 수밖에 없다. '당신 뜻대로 하세요.'라는 말이 저절로 나오는 자발적인 노예상태에 빠진다. 사람의 속마음까지도 지배할 수 있다. 자신의 뜻보다는 상대방의 뜻에 따라 살아도 기쁘다. 사랑의 감정이 사라지기 전까지는 위로 솟구치는 불꽃과도 같다. 그 사랑이 이성 간의 사랑이든, 동성 간의 사랑이든, 나이 차이가 많이 나든, 불륜이든, 둘과의 관계를 막을 수는 없다. 아파도 새롭게 사랑을 시도한다. 나의 영혼을 헤아리지 못하는 사람과 어쩔 수 없이 만나는 상황에선, 언젠가는 꿈에 그리던 연인과의 운명적 만남을 강렬하게 바란다. 그러다가 서로에게 딱 맞는 연인을 만나면 우연이 아니라 운명이라 생각한다. 회의적인 태도로 운명의 문제를 생각할 능력도 잃어버리게 된다.
한편으론 그 시절이 그립다. 어른이 되어서는 감정을 억누르거나 솔직한 감정표현을 두려워한다. 감정은 억누를 수만은 없다. 힘껏 눌려진 용수철이 반발력이 크듯이 언젠가 튕겨져 나가거나 아예 무감각한 사람으로 사는 방법의 두 가지가 있다. 선택은 각자의 몫이다.
청춘의 어느 시절 우리의 시간과 맞닿아 있을 법한, 동질감 내지는 아름다운 낭만이 가슴을 아리게 한다. 진심으로 사랑해 본 적이 있다면 어떤 이유로 사랑에 빠졌나요? 전적으로 이유 없이 그 사람이 좋을 때 우리는 그 사람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사랑에 빠지는 만큼 이별도 경험합니다.
숲은 사계절이 확연히 다르다. 봄을 알리는 소리는 철새들로부터 시작된다. 봄이면 생명력이 다시 태동하고 푸른 대지 위로 흰 구름은 흘러가고, 햇살은 화사하고 부드럽다. 나무와 평화로운 언덕, 그리고 봄의 요정들이 춤을 추는 듯한 축제의 분위기이다. 다들 들떠있다. 그런 봄이 짙어지면서 여름이 시작된다. 여름은 작렬하는 태양 아래 푸르름과 싱그러움, 에너지가 넘친다. 낮동안의 열기는 흙냄새를 뿜어내고, 꽃과 풀 냄새를 사방에 퍼뜨린다. 여름은 특유의 끈적이는 관능이 있는 거 같다. 간혹 넘친 에너지를 천둥과 폭풍우가 식혀 준다. 여름은 열정이 넘치는 계절임에는 확실하다. 이런 넘치는 에너지와 열정의 수확은, 가을이 담당하고 있다. 불타는 듯한 단풍이 숲을 물들이며 울긋불긋한 무대를 만들고, 가을은 수확의 기쁨을 노래한다. 마지막으로 겨울은 세상의 흔적을 순백으로 덮는다. 눈보라가 몰아치면 숲은 겨울잠에 들어가고, 새들은 떨어진 씨앗이나 나무 열매를 먹기 위해 눈밭에 내려앉는다. '호밀밭의 파수꾼'에서 '콜필드'는 호수의 얼음이 얼면 오리와 물고기는 어떻게 될까 걱정을 한다. 여름과 가을을 거치면서 살이 오른 물고기가 겨울이 되어 속까지 언 얼음 속에서 어떻게 되었는지 나도 궁금하다.
그 사랑이 해피엔딩이든 슬픈 엔딩이든 어떤 말로도 설명이 안되고 멈추어지지도 않는 감정의 격동을 봄, 여름, 가을, 겨울로 분류하였다. 절대적인 분류는 아니고 내 멋대로 편의상의 분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