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이야기

Love is 결혼의 끝에서 이야기는 다시 시작한다.

by 김영


c51f9c551f8240ef9f2e2385d6169ff41565003970575
"살아있는 기분이었죠. 어느 순간부터 내가 작아졌어요. 내가 살아난 게 아니라 그에게 생기를 더해준 거였죠."


결혼 이야기의 니콜(스칼렛 요한슨)은 찰리(아담 드라이버)를 보고 2초 만에 사랑에 빠져 자신의 꿈과 고향을 버리고 찰리의 극단을 함께 운영했다. 니콜은 결혼 이후 현실이 낭만의 자리를 점점 차지해 가던 어느 날, 이혼을 결심한다. 문득 낭만이 모두 사라지고 현실뿐인 상황 속에 내던져진 자신의 모습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낭만이 거치고 '누군가'의 '무언가'로만 살아간다고 느끼며, 자신의 자아가 실종되어 버렸다고 느끼는 순간, 이들에게 결혼은 더 이상 사랑의 실천이 아니라 희생이고 구속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니콜이 써 내려간 찰리의 수많은 장점들도 사랑을 붙잡고 낭만을 되돌리기보다는 자기를 묶어두는 기만과 술수에 불과한 것이다. 과거에 그를 사랑하게 만들었던 상대의 모든 장점들은 오늘날 고스란히 그를 멀어지게 만드는 상대의 치명적인 단점이 되어버린다.


'나를 찾아줘'라는 영화에서 닉(벤 애플렉)과 에이미(로자먼드 파이크)는 파티에서 우연히 만나 불같은 사랑에 빠진다. 설탕공장 옆을 지나는 두 사람에게 설탕이 눈처럼 흩날리는 상황에서 둘은 서로의 입술을 훔친다. 그렇게 둘은 부부가 되었지만 닉은 아내의 예쁜 머리를 보고 읊조린다. '그 예쁜 머리를 박살내고 두개골을 꺼내서 그 생각을 알아내고 싶다'라고.


결국 누군가와의 헤어짐에 수많은 이유가 필요한 것이 아니다. 우리가 누군가와 헤어진다는 것은 우리 안에 있던 상대에 대한 낭만이 사라지고, 그래서 사랑이 사라져 버린,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