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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이 이야기 』

어느 이야기가 진실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by 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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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


동물원을 운영하는 집안의 아들인 '파이'는 동물에게도, 사람에게도, 여려 종교에도 마음이 열려있는 소년이다. 그러던 중 가족은 캐나다로 이민을 떠난다. 동물들과 화물선을 타고 태평양을 건너는 도중에 폭풍우를 만나 배는 난파된다. 배는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좁은 구명보트에는 공생할 수 없는 동물과의 불편한 동거가 시작된다.


1부 : 토론토와 펀디 체리 - 동물원 이야기


인도에 사는 16살 주인공 '피신'은 이름으로 인해 모두에게 '오줌싸개'로 놀림을 당하자 스스로 이름을 '파이'로 고친다. 파이의 아버지는 작은 동물원을 경영하는데 인도의 정치적 격변으로 캐나다로 동물들을 데리고 이주를 결심한다.


2부 : 태평양 - 표류이야기


거대한 화물선으로 이주를 하던 어느 날 거센 폭풍우에 배가 난파하게 된다. 어렵사리 올라탄 구명보트에는 몇 마리 동물(다리를 다친 얼룩말, 오랑우탄, 하이에나, 리처드 파크라고 불인 벵골 호랑이)도 있었다. 배고픔에 동물들은 서로에게 공격을 하였다. 하이에나의 공격으로 얼룩말과 오랑우탄이 죽고, 리처드 파크(벵골 호랑이)는 하이에나를 죽여 파이와 호랑이와의 위험한 동거가 시작된다. 구명보트에 있는 구조 물품으로 생명을 유지하고 생존 안내서로 바닷물을 정수하고 낚시를 하면서 277일 동안을 버틴다. 그런 과정에서 두려움의 대상인 리처드 파크는 파이에게 생존할 수 있게 하는 힘을 주었다. 그리고 멕시코의 어느 연안에 도착하여 파이는 구조되고 리처드 파크는 숲으로 자취를 감춘다.


3부 : 멕시코 토마 틀란의 베니토 후아레스 병원 - 증언 이야기


배의 침몰 원인을 조사하기 위해 조사관 두 명이 파이를 인터뷰한다. 수사관들이 배의 침몰에 대해 파이에게 질문하자 파이는 두 가지 이야기를 들려준다. 하나는 동물(다리를 다친 얼룩말, 오랑우탄, 하이에나, 벵골 호랑이)에 관한 이야기이고 또 하나는 실제 사람들이 나오는 참혹한 이야기이다. 전자는 배고픔에 동물들이 서로에게 공격을 하는 내용이다. 하이에나의 공격으로 얼룩말과 오랑우탄이 죽고, 리처드 파크(벵골 호랑이)는 하이에나를 죽인다는. 후자는 화물선의 요리사가 생존을 위해 다리를 다친 선원과 파이의 어머니를 죽이고 파이에게 죽임을 당하는 이야기이다. 파이는 이야기를 들려준 후 당신들은 어떤 것을 선택할 것입니까?라고 묻는다. 수사관 둘 다 처음에는 동물의 이야기가 비현실적이라고 하다가 나중에는 동물들의 이야기가 더 낫게 들린다고 말한다. 그들은 동물과 함께 한 이야기를 진실이라고 믿게 된다.


처음에는 동물들의 이야기를 믿지 않았다가 믿은 이유가 무엇일까? 이야기가 아름답기 때문일까? 아니면 그것이 살아가기에 힘이 되는 이야기라서 믿는 것일까? 달리 말해 미학적으로 그것이 더 낫기 때문인가? 아니면 기능적으로 유용해서 그런 것인가?


파이가 선원들과 함께 어머니와 경험했던 이야기가 진실이고 그것을 다시 떠올리기가 힘들어서 동물들이 나온 이야기로 재가공했을 때, 어떤 것을 선택하느냐가 그 사람의 예술론이고, 그 사람이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이다.


명대사


탐욕스러운 목구멍으로 순수하고, 선하고, 아름답고, 수정 같은 물이 흘러들어 온몸으로 퍼져 나갔다.


삶이란 결국 그런 거죠. 결국 보내는 것.. 하지만 가장 슬픈 건 작별 인사조차 못했다는 거죠.


내 얘기를 들려줄 테니 믿고 안 믿고는 알아서 판단하세요.


리처드 파커가 없었으면 난 벌써 죽었을 것이다. 저 녀석 때문에 난 늘 긴장할 수 있고, 저 녀석을 돌보는 것에 삶의 의미를 두었다.


"어느 이야기가 사실이든 여러분으로선 상관없고, 또 어느 이야기가 사실인지 증명할 수도 없지요. 그래서 묻는데요, 어느 이야기가 더 마음에 드나요? 어느 쪽이 더 나은가요? 동물이 나오는 이야기요, 동물이 안 나오는 이야기요?" "동물이 나오는 이야기요."


맺는말

하루아침에 부모형제와 모든 것을 잃어버린 파이에게는 어릴 때부터 같이 자란 리처드 파크(호랑이)와 구명보트뿐이다. 7개월이 넘는 시간을 버티면서 절망과 두려움과 슬픔을 느끼지만 끝까지 희망을 잃지 않는다. 누구나 빠져나가기 힘든 순간이 있다. 파이는 그럴 때 신을 잃지 말라고 한다. 드디어 힘든 여정의 끝에 땅에 도착했으나 그 순간 정든 리처드 파크를 잃게 된다. 그리고 또다시 삶은 이어진다. 무언가를 얻는 순간에도 잃는 거시 있고, 잃는 순간에도 얻는 것이 있는 것이 삶이다.


파이 이야기는 책을 먼저 보고 영화를 보았다. 굳이 비교하자면 소설이 상상력이나 디테일한 부분이 낫고, 어려운 환경 속에서 유머가 있는 부분이 영화보다 많았다. 이에 반해 영화는 이안 감독이 아카데미 감독상을 받을 만큼 책에서 표현할 수 없는 장면을 아름답게 표현하였다. 수평선, 하늘, 해파리떼, 신비의 섬, 날치 떼, 고래바다 등은 환상적이다. 소설이든 영화이든 끝날 때 되짚어보게 만들고,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다.


소설은 허구의 문학이다. 어떤 소설을 읽고 난 후 이 이야기는 어디까지가 진실일까? 아니면 전부 허구일까? 파이 이야기는 이야기가 가지고 있는 힘이 어떤 것인가를 제대로 보여주는 놀라운 책이다. 반전으로 유명한 작품들이 많은데 이 소설은 반전마저도 새롭다.


π = 3.141592... 영원히 계속되는 숫자처럼 상상할 수 없는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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