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정직함, 그 아름다운 용기

by 카이

대학시절 고된 아르바이트를 마치면 가끔씩 찾던 식당이 있었다. 작고 왜소한 할머니가 혼자 계시던 식당, 그 할머니가 끓여 주시던 생태찌개가 오늘따라 진하게 그립다.


다른 식당들은 (녹인) 동태로도 잘만 생태찌개를 끓여 내던데, 오히려 오늘은 생태가 없다며 일부러 찾아온 손님들마저 내쫓던 그 할머니.


돈 앞에서 정직함을 행하기란 결코 쉽지 않다. 눈앞의 돈을 외면하고 손해를 감수해야 함에도 정직을 행할 수 있는 사람, 참으로 용기 있는 사람이다.


어쩌면 지금의 내가 그리워하는 건, 생태찌개가 아니라 할머니의 그 아름다운 용기였는지도 모르겠다.


순간의 이익을 위해 거짓을 행한다면 결국 위기의 순간이 찾아온다.

비겁한 부유함 보단 정직한 가난이 수천, 수만 배는 더 가치 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흰머리와 주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