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 돌아가신 지도 이제 2년이 훌쩍 지났다. ‘언젠간 꿈속에 한 번쯤은 나타나시겠지!’ 하는 생각을 해보지만 아직까지 한 번도 꿈속에서 아버지를 만난 적이 없다.
상처는 함께한 시간에 비례한다고 했던가? 고등학교 졸업 후 지금까지 부모님과 떨어져 살았으니 함께한 시간이 적음은 분명하지만, 진득한 부자간의 정은 서로 나누어 아버지가 돌아가실 때의 상처가 작지 않다 생각하는데, 꿈속에서 조차 아버지의 모습을 한 번도 볼 수 없으니 어찌 된 영문인지 모르겠다.
가만 생각해보면 아버지가 돌아가신 지도 몇 년 안 되었고, 아내가 TV 위에 예쁘게 단장한 아버지 사진도 올려놨건만, 매일 그 사진을 보면서도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이 그리 잦지는 않았던 것 같다. 하지만 그것이 내 잘못만은 아니다. 무뚝뚝한 아버지에게 부자간 정을 표현하는 방법을 배우지 못했음이니, 부디 날 탓하진 마시길.
아내는 가끔씩 “우리 아버님 보고 싶다.”라며 날 못난 아들로 만들곤 한다. 난 속으로만 생각할 뿐 말로써 ‘아버지가 그립다.’ 해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내가 그럴 때마다 사실 난 누구보다도 아버지가 그리워진다. 무뚝뚝하셨지만 순수하셨고, 자식과 손주들에겐 참 따뜻하셨다. 아내도 등 한번 토닥여 주지 않았던 무뚝뚝했던 시아버지를 그리워하는 건, 그분의 순수함과 따뜻함이 기억에 남아 있어서 일 것이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한 달 전부터 병원에서 함께 생활했음에도 많은 대화를 하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 아쉬움이 그리움으로 화하여 오늘 밤엔 아버지의 얼굴을 한번 뵐 수 있기를…. 그리하여 꿈속에서 한 번쯤은 꼭 안아드리고 싶다.
“보고 싶었습니다. 아버지!”라고 속삭일 순 있으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