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껏 내가 읽은 그 어떤 책 보다도 가벼운 책이다.
가볍지만 허접하지 않다.
그저 친한 친구와 말장난하듯 써 내려간 글이지만,
그 말장난마저 유쾌하다 생각되는 건
지금껏 내가 읽은 그 어떤 책 보다도 솔직한 책이기 때문이다.
굳이 맛으로 표현하자면 담백하고, 깔끔한 맛이다.
군더더기가 없다. 마치 고급스러운(?) 일기를 읽은 느낌이랄까?
힘을 빼고 가볍게 쓴 글이지만,
깊이 들여다보면 묵직한 무언가도 느껴진다.
[생각], 이 책의 작가는 생각하는 힘이 남달라 보인다.
그의 가벼운 글에서 느껴지는 야릇한 묵직함도 그 때문인 듯하다.
때론 전쟁터 같은 살벌한 세상에서
그보다 더 좋은 무기도 없어 보인다.
솔직히 부럽다.
나는 아직 이런 글을 쓸 용기가 없다.
감추고, 숨기고 싶은 것이 아직은 너무 많은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