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력적인 사람

by 카이

언제부턴가 밀크티가 좋아지기 시작했다.

1년 전만 하더라도 커피나 차는 물론이고 매일같이 마시던 소주도 그 맛을 모른 채 살아가던 내가 나이 40이 넘어 밀크티라니, 나를 아는 사람이라면 실소를 금치 못할 얘기다. 게다가 이젠 커피도 콜드블루만 마시고 있으니 꼴값도 이런 꼴값이 없다.


하지만 내가 밀크티콜드블루를 고집하는 나름의 이유는 있다. '따뜻하게 데워진 잔 속, 홍차의 깊은 향과 우유의 부드러움을 지닌 밀크티' '부드럽고 깊은 향에 더해 특유의 깔끔한 신맛을 가진 콜드블루'의 매력을 알아버린 탓이다.

왜 이전에는 이런 매력들을 깨닫지 못했었는지 안타까울 뿐이다.


사람들은 통상 나이의 숫자가 바뀜에 따라 그 숫자에 어울리도록 생각과 행동에 크고 작은 변화들이 생기기 마련이다. 전에는 몰랐던 밀크티나 콜드블루의 매력을 알게 된 것도 아마 나이의 변화에 따라 내 생각과 행동에도 변화가 생겼기 때문일 것이다.


내 나이 40이 되어 바뀐 것 중 가장 의미 있다 여겨지는 것은 '한 가지에 집중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생겼다는 것이다.

전에는 커피를 마시면서도 커피에 집중하지 못했다. 커피를 마시며 책을 읽고, 누군가와 대화를 하고, 스마트폰을 만지느냐 커피에 집중해야겠다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던 것 같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다른 어떤 것도 필요 없이 오롯이 커피만으로도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생겼다.


이는 비단 커피뿐만 아니라 내 모든 일상에 적용되고 있는 변화일 것이다.


이처럼 한 가지에 집중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생기다 보니 밀크티와 콜드블루 처럼 전에는 몰랐던 새로운 매력들을 자연스레 느낄 수 있게 된 것 같다.


하지만 무엇보다 나의 이런 변화가 의미 있다 여겨지는 이유는 사람의 내면에 집중할 수 있는 힘이 생겼다는 데 있다. 이제는 한 사람을 판단함에 있어 그 사람의 옷차림과 치장, 직업이나 사회적 지위 등에 현혹되지 않고 오로지 그 사람의 행동이나 , 내면에 집중하여 그가 어떤 사람인지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게 되었다.


그로 인해 전에는 미처 깨닫지 못했던 주변 사람들의 새로운 매력을 알게 되고, 그들을 더욱 소중히 생각하게 되는 계기가 되고 있으니, 참으로 감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반면 이로 인해 깨달은 바도 명확하다.

누군가 나를 판단함에 있어 이제는 겉으로 보이는 모습보다 내면의 모습에 집중할 것이라는 점이다.

아무리 연기력이 뛰어나다 한들 내면에 집중하는 사람들은 절대로 속여 넘길 수 없다.


나이가 변함에 따라 겉치레 보단 내면의 아름다움을 위해 투자하고 노력하는 것이 중요해지는 이유는 이처럼 사람들이 누군가를 판단하는 가치의 기준이 외적인 것에서 내적인 것으로 점차 변하기 때문일 것이다.


자신을 어른이라 생각한다면 언제 어디서나 말과 행동을 주의하고 누구를 대하던 정성을 다하며, 변함없이 한결같은 모습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것만이 스스로를 높이고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존경받는, 매력적인 사람이 되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