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미용실은 잘 가지 않는다. 그곳은 내게 왠지 불편하고 어색한 장소다.
반면 이발소는 편하다. 특히나 돌아가신 아버지와 비슷한 연배의 이발사가 있는 곳이면 더욱 좋다.
그들이 건네는 소박한 미소와 친근함의 표현이 나의 몸에 꼭 맞는다.
나의 단골 이발소, 그 낡고 좁은 단층 건물에 들어서면 언제나 슈트를 말끔하게 차려입은 이발사 아저씨가 정답게 인사를 건네신다. 오늘따라 짖은 회색 슈트와 네이비 색의 넥타이가 너무 잘 어울린다.
“윗머리도 조금 자를까요?” 단골손님의 스타일을 잘 안다는 듯 언제나처럼 내게 묻는다.
“넵!” 기분이 좋다는 것을 알려드리기 위해 나도 언제나처럼 씩씩하게 대답한다.
30년 내공이 느껴지는 아저씨의 현란한 손동작에 가위가 춤을 추기 시작한다. 미용실에선 경험할 수 없는 또 다른 즐거움이다. 머리를 감고 로션을 바를 때의 상쾌함이란 10년은 젊어진 듯 한 착각에 빠지게 한다.
아저씨는 벌써 입구 쪽에 서서 밝게 웃으며 배웅을 준비하고 있다.
나름의 정성을 다해 두 손 모아 건네는 만 천 원을 아저씨도 정성을 다해 두 손으로 받아 쥐신다.
“감사합니다.” 이발소를 나설 땐 언제나 내가 먼저 인사를 건넨다.
“고맙습니다.” 자상하고 밝은 얼굴로 배웅해 주시며 건네는 아저씨의 인사에 나 또한 최대한 예쁜 얼굴 표정을 지어 보이며 이발소를 나선다.
직업에 어찌 귀천이 있겠는가? 오직 감동을 주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