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최고의 명장면
1995년, 내가 고등학생 시절이었던 그때 정말 어마어마한 드라마가 방송되었다.
「모래시계」, 평균 시청률 50%, 최고 시청률 65%라는 놀라운 기록을 세운 이 드라마는 당시 수많은 유행어를 탄생시키며 센세이션을 일으켰었다. 드라마에 등장하는 캐릭터들 또한 각자의 개성이 너무나 강하고 뚜렷하여 사람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는데, 그중에서 나는 좀 특이하게도 박상원과 조민수를 제일 좋아했었다.
20년이 훌쩍 지난 지금까지도 내 기억 속에 남아있는 모래시계의 명장면은 역시나 박상원과 조민수가 등장하는 장면이다.
장례식장에서 박상원이 조민수에게 청혼하는 장면. 당시 조민수는 청혼을 하는 박상원에게 자기를 사랑하느냐고 묻는데, 이때 박상원의 대답이 압권이다.
“사랑은 노력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노력할 준비가 되었고, 평생 노력하며 살 거예요.
이런 말로는 안 될까요?”
그 시절의 나는 이 장면을 보며, 이것이 가장 이상적인 부부의 모습이 아닐까 생각했던 것 같다. 결혼하여 가정을 이룬 지금, 이제는 그때의 생각에 조금의 확신을 가지게 되었다. 세상 가장 행복한 부부의 모습은 서로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남편과 아내의 모습에서 찾을 수 있다는 것을 말이다.
내 아내는 가족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며 헌신한다. 몸이 아파 자리에 누워있어도 가족을 위해 밥을 차려내고, 잠시도 쉬지 않고 집안일을 해댄다. 시간이 날 때면 아이들에게 추억을 선물하기 위해 여기저기 분주히도 다닌다. 혹시나 내 기분이 상할까 행동하나, 말하나 까지 조심하는 사람. 그 사람이 내 아내다.
난 반찬 투정을 하지 않는다. 밥을 달라고 얘기한 적도 없다. 그저 아내가 정성스레 차려낸 밥을 맛있게 먹거나, 배가 고프면 알아서 차려 먹는다. 아내가 시키는 심부름은 잠자리에 누웠다가도 두 말 없이 일어나 들어주곤 한다. 아내의 결정과 선택에 반대하지 않는다.
이 글을 읽고 있을 아내는 알고 있을까? 이런 것들이 아내의 노력과 헌신에 대한 내 작고 작은 보답과 노력이라는 것을….
소소한 일상에 만족하며, 가족의 즐거움 속에서 행복을 찾는 아내를 만나 너무 감사하다.
어쩌면 지금의 아내를 만난 것이 내 인생 최고의 명장면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