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잘 모르는, 내가 사랑하는 너

by 카이

도로 위를 살포시 덮은 눈을 밟으며 내게 걸어오던 너를 처음 본 날. 그날, 너를 처음 만난 날 내게로 걸어오던 너의 모습을 잊을 수가 없다. 너무나도 사랑스러운 그 모습을 보며, 내 여자가 되었으면 좋겠단 생각을 했었지. 첫눈이 왔던 그날, 난 네게 첫눈에 반했던 거야.


결혼 전 처음 부모님을 뵈었던 날. 그때 우린 사귀는 사이도 아니었는데, 아버님께 붙잡혀 고기 4인분에 비빔밥까지 먹었었지. 난 1시간 전에 이미 밥을 먹었었는데 말이야. 고기 한 점을 넘기기 위해 물까지 마셔대느라 너무 힘들었지만, 마지막에 어머님이 주셨던 비빔밥까지 차마 사양하지 못하고 싹싹 긁어먹었었지. 너와 네 부모님께 잘 보일 수만 있다면 배가 터져 버려도 괜찮다고 생각했을 거야. 그땐 정말 그랬어.


널 만나고 2년 만에 너의 손을 처음 잡던 날, “이 손잡는데 2년 걸렸네!”라고 말하던 내게 웃어 보이던 너의 얼굴이 가끔씩 생각나곤 한다. 그땐, ‘이제 되었다.’는 생각보단 ‘이제 시작이구나!’란 생각을 했던 것 같아.

그런 생각 때문이었을까? 오래지 않아 네게 청혼할 수 있었고, 큰 다툼 없이 지금까지 왔네.


언제까지고 이렇게 함께라면, 난 언제나 변함없이 널 사랑할 테니 우린 평생을 다정하고 행복한 부부로 살아가겠지. 너는 볼 수도 느낄 수도 없는, 넌 잘 모를 내 기억 속의 너를 내가 많이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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