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겨울 아침, 우연히 창밖으로 내리는 첫눈을 보았을 때의 느낌은 참으로 감미롭다. 흰 백의 눈송이가 하늘거리며 내 손에 내려앉을 때, 세상은 숨을 멈춘 듯 고요하다.
차가운 하늘에서 작고 하얀빛들이 춤추듯 내게로 다가오는 모습을 보면, 그것은 단순한 자연 현상을 넘어 우리의 마음 깊숙한 곳에 숨겨진 감성이 깨어남을 느끼게 한다.
첫눈은 우리에게 설렘 가득한 추억을 떠오르게 한다. 어린 시절의 눈싸움, 결혼 전 아내와 함께 걸었던 눈 내리는 거리, 손 끝에서 녹아내리던 차가운 눈송이의 촉감까지. 모든 순간들이 첫눈과 함께 다시 떠오른다.
그래서일까? 첫눈은 단순히 겨울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가 아니라 우리 내면의 따뜻함을 다시 느끼게 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또한 첫눈은 새로운 시작을 위한 이정표다. 온 세상을 하얗게 물들이는 흰 눈처럼 우리의 마음도 새하얀 희망으로 물들여 더 나은 내일을 기대케 한다. 첫눈이 오는 날 재미 삼아 소원을 비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조차 내일을 기약하며 희망을 떠올리는 간절함을 엿볼 수 있다.
첫눈, 그 짧은 순간의 설렘은 오래도록 우리를 따뜻하게 한다.
이 겨울, 당신에게도 그런 따뜻한 첫눈의 설렘이 찾아오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