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事
2016년 3월 25일 새벽.
(그 새벽의 일기)
외할머니가 돌아가셨다.
실감이 나질 않는다.
그냥 끝없는 숨바꼭질은 하는 것 마냥
우리 곁에서 숨어버린 것 같다.
그냥 내가 보질 못하는 것이지
어딘가 그대로 계실 것 같다.
그저 내가 식장 안에 들어섰을 때,
하아얀 꽃 사이에 그저 사진 한 장으로
사진 한 장으로 추억할 사람이 된다는 건
슬픈 일이다.
우리가 찾지를 못해 그 안에 영원히 숨은 것이다.
우리는 그 주변을 두드려 불러보는 거다.
할머니- 할머니- 하고
그저께 할머니가 돌아가신 날
여지껏 제대로 풀리지 않던 날이
유독 따듯하고 날씨가 너무 좋았다.
걷기만 해도 기분이 좋았다.
이런 날 이 좋은 볕 한 줌도 할머니 피부 끝에 앉질 못하고서 공기 중에 이리저리 일렁이고.
소리 없이 사그라진 숨결. 그 곁으로 얼마나 많은 눈물이 따라 갔을까.
내가 그 날 걷던 길도 주변 모든 것이 달라진 것 없이 봄을 맞이하고 있는데,
할머니는 그 봄의 손을 잡고서 멀리멀리 마실을 가버렸다.
좋은 날씨, 하늘도 너무 높고 구름도 넘실거리고 그 사이로 삐져나온 햇살이 벅차 참 그림 같은 날이었다. 그 밤도 머리 위에는 달 하나만 똑 떠있고 살을 찌워 보름이 코 앞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