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발 늦은 2020년 회고와 다짐
작년에 나에게 가장 큰 변화는 취업이었다.
작년 초 입사하여 11개월 동안 회사생활을 돌아보니, '부담감' 이 한 단어가 떠오른다. 내 실력을 발휘해야 하고 내 능력을 선보여야 한다는 생각에 나 자신을 압박했다. 나보다 먼저 취업한 친구들 말에 따르면 신입사원한테 큰 기대가 없다고 잘해야 한다는 부담을 내려놓으라고 조언해주었다. 하지만 남들보다 다소 늦은 나이에 첫 정규직으로 입사한 탓인지, 욕심이 많은 내 성격 때문인지 몰라도 중압감은 시간이 지날수록 가중되었다. 남들도 그렇게 느꼈는지 동료 평가하는 글에 '부담 갖지 않았으면 한다.'는 내용이 보였다. 지금도 충분히 잘하고 있다고 이야기도 해주셨지만, 목표는 높고 쉽게 만족하기 못하는 성격이 글자 그대로 믿지 않았다.
'잘해야 한다, 잘해야지.'라는 생각은 누구나 가지고 있다.
남들보다 유난히 압박으로 느낀 것은 내 조급한 성격 때문이다. 맡은 업무의 결과물을 머릿속으로 그리고 빠른 시간 안에 결과물의 아웃라인이 가시적으로 드러나야 한다. 중간과정에 막히면 곧바로 다른 방법을 찾아 빨리 결과물에 달성하려 한다. 이렇다 보니 시간이 지체된다고 느꼈을 때, 해당 과제에 깊게 고심하기보다, '어떡하지, 어떡하지'라는 조급함을 먼저 느꼈다. 고민이 부족한 결과물은 당장 시간은 준수했을지 모른다. 하지만 최종 결과물 기준으로 보았을 때 재작업한 시간이 더 소요되었다. 재작업 과정에서도 조급한 생각은 무한 반복이 되었으며, 만족하지 못하는 결과물에 스스로에게 실망감을 낳았다.
시간이 지날수록 잘해야 한다는 생각은 남들이 느낄 만큼 나를 지배했다.
'남의 의식을 하지 않고 내 페이스대로 진행하자'는 말은 알고 있지만 생각 이상으로 실천하기 어렵다. 학창 시절에 선배에게 이런 고민을 털어놓자 "지금 하고 있는 게 중요한 거야."라고 말이 당시 큰 위로가 되었고, 잡생각에서 벗어나 과제에 집중할 수 있었다. 몇 년 전 이야기가 사회생활하는 와중에 다시금 와닿는다.
1-2년만 하고 그만둘 업이 아니다.
요즘 재테크에 관련 영상을 보곤 한다. 한 유튜버가 주식을 단기간 하는 게 아니고 몇십 년간 할 투자로 생각한다면 천천히 생각해도 된다고 말을 했다. 투자 이야기였지만, 내 상황에 이입해서 듣게 되었다. 1-2년만 하고 그만둘 직업이 아니다. 이 분야에 적어도 10년은 할 생각으로 이 업종을 선택했다면, 좀 더 차분하게 생각할 만하다.
분야를 막론하고 '좋아하는 일에 꾸준히 최선을 다한다면, 머지않아 실력이 오를 것'은 진리이다. 실력은 시간만이 해결해준다는 말을 명심하고 천천히 쌓아가자!라는 말을 기억하고자 기록한다.
2021년은 '나보다 많이 아는 사람은 드물다'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 정도로 꾸준히 공부와 차분한 업무 진행을 다짐한다. 지금도 충분히 잘하고 있고, 앞으로도 내가 원하는 만큼 된다. 된다. 된다. 기합을 넣고 새해 첫 출근을 준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