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커피 마시듯이 그려요.
이야기를 매우 좋아하지만 이야기에만 묶여있는 그림은 답답하게 느껴진다.
이야기를 떼고서도 혼자 자립할 수 있는 그림을 그리고 싶다. 그렇다고 순수미술을 하겠다는 건 아닌데 그림 자체로 말을 했으면 좋겠다. 말이 없는 시처럼... 그러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색채인 것 같다. 훌륭한 색 조합을 보면 설렌다. 그래서 색을 형태와 주제에서 해방시킨 마티스의 그림을 좋아한다. 하지만 이미 없는 것이 없는 세상에서 어떻게 매력적이면서도 낯선 그림을 그릴지는 저어어어언혀 모르겠다. 어쩔 수 없이 그냥 생각 없이 그린다. 손그림을 그리다 보니 하루만 안 그려도 관성의 힘 때문에 손이 종이 앞에서 수줍어하더라. 운동하는 마음으로 매일 그린다. 그림 그리는 근육이 어느 정도 올라오면 하루 이틀 정도는 안 그려도 되는 날이 올 듯하다. 지금은 그냥 매일 커피 마시듯이 그려야 된다. 못 그려도 부끄러워하지 말자. 아무도 관심 없다. (좋은 뜻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