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예전과는 다른 그림체로 바꾸고는 예전보다는 그림 그리기에 대한 심적 부담감이 많이 줄어들었다. 기술적으로 잘 그려서라기 보다는 내가 원하는 느낌의 그림이 나와서이다. 그런데 오늘 아침 인스타그램을 하던 중 콰야라는 일러스트레이터를 우연히 알게 되고는 패닉에 빠졌다.
그림이 너무 멋있다. 어쩜 색을 저렇게 쓸까.
휘몰아치는 질투와 열등감에 해야 할 일에서 잠시 손을 놓았다. 뭐, 이런 자괴감 자주 있는 일이기는 하다.
내 그림이 초라해 보이고 그림 그리기를 시작을 못하겠어서 한동안 우왕좌왕하였고, 그러나 해야 할 일은 해야 하므로 일을 시작하였고, 저녁이 되어서야 당황스럽던 감정이 내려앉았다.
사실 이미 너무 잘 알고 있다. 세상에 그림 잘 그리는 사람은 넘쳐난다는 걸.
이미 알고 있는 사실임에도 나는 이렇게 쉽게 쉽게 열등감을 느낀다. 아마도 나 스스로는 마음 깊은 곳에서 내가 바로 내가 이 세상의 주인공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은 현실이 배고파서이겠지.
나이가 들면서 찬란하게 유치하던 생각들도 많이 줄어들어서 이제 나는 시대에 남을 예술가가 되고 싶다고 하는 말 같지도 않은 소리는 더 이상 하지 않는다. 직업으로써, 노동자로써 그림 그린다고 생각할 때 더욱 보람차고 몸에 기쁨의 근육이 차오른다. 지금의 내 꿈은 원하는 그림을 그리면서도 여유롭게 생계를 유지하는 것 그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절제가 필요하다. 타인의 재능을 부러워하는 질투의 감정을 절제해야 하고 일을 더 많이 하면 더 빨리 자리잡지 않을까 하는 조바심에 시간을 아끼려고 점심을 거르는 어린아이 같은 습관, 새벽까지 붓을 못 놓는 과로를 절제해야 한다.
정말 소수를 제외한 우리들 각자는 남들보다 1% 더 가진 재능으로 먹고사는 것이다. 나도 1% 더 가진 그림 그리는 재능으로 먹고살 수 있다면 그것만큼 보람찬 게 또 있겠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