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역습을 읽고.
나는 전자책을 좋아한다. 성질 급한 나는 읽고 싶은 책이 있으면 바로 읽기를 원한다. 전자책이 집중도 잘 된다. 시간은 없는데 꼭 읽고 싶은 책이 있으면 작업하며 전자책 듣기 기능도 사용한다. 책 라디오도 많이 듣는다. '책의 역습'도 팟캐스트 개취독에서 추천받은 책이다. 읽는 책이 이해가 안되면 유튜브 강연도 많이 본다. '이기적 유전자'를 샀다가 200페이지 읽고는 도저히 용어들이 헷갈리고 이해가 안되어 이 책에 관한 유튜브 강연을 대여섯개정도 들었더니 아주 약간 이해가 되었고 그 책의 아이디어로부터 수많은 생각들이 피어났다. 이 야이기는 다음에...쿨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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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은 전자책으로 쉽게 볼 수 없다. (내 짧은 생각으로 그림책이 대부분 내용이 짧고 책의 핵심 역할을 하는 그림들이 인터넷 상에서 복제 배포되기 쉽기 때문에 저작권 문제가 걸려있지 않을까 싶다.) 그림책을 만드는 사람이다 보니 아이를 위해 그림책을 사기도 하지만 내가 볼려고 그림책을 사기도 한다. 그런데 전자책을 좋아하는 소비자의 입장에서 봐도, 그림책을 좋아하는 소비자의 입장에서 봐도. 아이 엄마의 입장에서 봐도 그림책 전자책은 썩 구매 메리트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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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책의 경계가 어디까지인지 의문스러워 하다 보면 그림책 전자책의 역할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떠오른다.
이미 종이로 만든 책만 책으로 취급하는 세상은 아니다. 그리고 종이로 만든 책만 책으로 한정짓는 건 책 만드는 사람이 스스로에게 족쇄를 채우는 일일지도 모른다. 책 안에 들어있는 생각과 감정들, 그림이 어떤 책의 핵심이라면 그 핵심을 전해주는 라디오도, 유튜브도, 작가와의 만남 이벤트도, 인스타그램도 모두모두 책이다. 이것들이 널리널리 공유되면 설령 물건이 직접 팔리지 않더라도 책은 계속 커지는건 아주 당연하다. 그럼 전자 그림책도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 거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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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아이디어를 만드는 사람이고 책이라는 물건을 직접 만들지는 않는다. 물건이 팔려야만 내 아이디어를 퍼뜨릴 수 있는 건 아니다. 소통하면 된다. 그러나 내 생물학적 시간이 한정되어 있어 아이디어를 만드는데도 시간이 많이 들고 나 같이 멀티가 안되는 인간은 아이디어 만들기에 집중하고 싶지 솔직히 소통에 대해서는 고민하고 싶지 않다. 그러다보니 물건이 나 없이도 어째저째 팔려서 이윤이 충분히 나서 아이디어는 아이디어대로 전달이 되고 나에게 또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들 수 있는 시간을 여유롭게 확보해 줬으면 하고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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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돌아 앉으면 깨닫는다. 그건 환상이라는 걸.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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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을 깨고 내가 찾아야 할 것은 이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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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율적인 소통.
아, 정말 나에게는 수학 문제, 물리 문제 같은 녀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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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중요한 문제라서 로맨틱하기까지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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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해야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너에게 닿을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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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잘 모르겠었어서 이렇게 글만 쓰고 있다.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