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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ounggi Seo Jan 19. 2019

영문법에 대한 회의감 II

쓰임새를 '문법'이라는 용어로 치장하고 일컫는 나라, 대한민국 토익강사들

두 번째 챕터는 '분사 구문'에 대해서 허접한 문법책의 내용을 각개 격파해 보겠다.


토익 문법책에서 '분사 구문'에 대해 정의한 바를 따르면, 부사절이 축약되어 현재분사(-ing)나 과거분사(-ed)로 시작하는 ‘부사구’(분사구문과 쌍둥이일 뿐)라고 한다. 그 의미는 보통 1) 동시 상황 2) 시간 3) 이유 4) 연속동작으로 가리킨다고 한다. 뭔 개소리인가?


내가 토익강사라면 차라리 토익 문제의 용례 하나 갖고 와서, 미국 Grammarly라는 문법 교정기 applicaion(제발 좀, 어플이라고 발음하지 마라. 애! 플리케이션이닷!)를 통해 시제가 바뀌면 왜 틀리게 나오는지부터 확인시켜주겠다.

위의 예문은 아래와 같이 바뀌면 빨간 줄이 사라진다.

When changing address, please make sure your new contact details are recorded in the local telephone directory.


부사구라는 용어도 듣기 거북하다. 그냥 전체 문장에서 앞서 나오는 '연결 구문'(부사절)이라고 칭하자. 이 연결 구문에서 changed 가 아니라 changing 이 돼야 한다. 왜냐하면, 뒤따라 나오는 문장(주절)의 please make sure~에서 주어는 you이기 때문이다. 이 문장 속에서 행하는 사람(주체)은 당신(you)이기 때문에 앞서 어두에서 주소를 바꾼 사람 역시 딴 사람이 아니라 당신(you)이다. 그러면 느낌상 주소는 바뀌어진 게 아니라, 당신이 바꾸었으므로 changing이라는 능동형의 타입이 적격이다. 단지 앞 뒤로 전부 당사자인 주체(you)가 빠졌기 때문에 아리송한 연결 구문이 앞서 나온 것처럼 보일 뿐이다.


토익 파트 5에서 간혹 나오는 문장 어두에서 생뚱맞게 접속사도 없이 ing가 붙는 동사형(현재분사)만 나타나면 전부 나열해서 말하기 귀찮아서 간략하게 줄였다고 생각하면 된다.


한국어도 마찬가지이다. 방언을 예로 들자면, '내 말이.', '하면.', '말하자면.' 등 실제로는 '내 말이 바로 그 말이라 말이야.', '그래, 그게 맞고 말고.', '그것을 쉽게 말하자면.'등의 긴 말의 나열을 간략하게 나타내는 것이다. 모든 언어는 사용하면서 쉽게, 그리고 간략하게 줄여서 축약되는 것이 언어의 역사에서 공시적으로 나타나는 현상 아니겠나?


분사구문이라는 토익 문법 용어도 부사절(명사를 제외한 용언을 꾸며주는 모든 절)이 축약되어 현재 분사(-ing)나 과거 분사(-ed)로 시작하는 부사구를 일컫는다. 이것은 위의 한국어 사례처럼 그 시대의 고유한 유행어로 굳혀져서 관용적으로 쓰다 보니깐 대표적으로 크게 4가지의 의미로 나뉠 수 있다는 거지, 처음부터 분사구문을 만드는 규칙을 제정해서 이런 의미로 분류할 수 있다고 공표한 게 아니라 말이다. 그렇다면 예문을 입에서 술술 나오도록 숙달시켜서 이렇게 편하게 줄여서 말할 수 도 있다고 가이드해주는 게 가이드의 역할 아닌가?


뭔 놈의 규칙이 있다고 또 문법학자 양성 교육으로 빠져서 분사와 뒤따라오는 문장의 주절의 주어와 능동 관계이면 현재 분사, 수동 관계이면 과거분사를 붙인다고 하는지. 또  주절의 시제가 과거이면 부사절의 시제가 Having been + p.p.(과거 분사) 형태로 써서 주절의 시제보다 먼저 일어난 경우라고 하는지. 이런 주객을 전도시키는 법칙들이 애초에 영문학자들이 규칙으로 만든 것처럼 얘기해서 영어를 쉽게 접근하고자 하는 학습자들의 머리를 꼬이게 하는 건지 이해가 안 간다.


이 문법은 말하자면, 관용어다. 많이 쓰다 보니깐 이렇게 쓰였다는 언어의 속성이다. 그렇다면 입에 숙달시켜서 많이 쓰는 게 길게 내다봤을 때 쉽게 익히는 지름길이다. 그렇게 체화해서 말할 때는 듣는 이가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부사구’로 그리고 글을 쓸 때는 간략히 ‘분사구문’으로 쓰면 유용하기 때문이다. 대화를 나누는데, 앞서 한국어로 제시한 방언의 축약어를 내뱉는 것은 정말 그 지방에서 오랫동안 지낸 사람이 아니면 내뱉기 힘들다. 왜? 익숙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면 그 언어를 잘한다는 것은 곧 그 언어권에서 오랫동안 사용되어 굳혀진 표현을 많이 내뱉을 수 있다는 것이고, 그러한 표현에 익숙하다는 거다. 그러면 입에 베이게 해서 숙달시키면 되는 거 아닌가? 시험을 위한 점수를 받기 위해, 시험 문제로 나올 경우에만 틀리지 않도록 하기 위해 요령이나 외우게 하는 게 영어를 가르치는 것을 사명으로 하는 사람들이 할 짓인가? 대한민국 토익강사들아. 토익 문제에서 발췌한 대표적인 분사구문 용례 네 가지와 관용적으로 아예 클리쉐(cliché*)처럼 굳혀진 분사구문 예문을 곁들이면서 이번 챕터를 마치겠다.


1) 동시 상황(Briefing과 Brifred는 뒤따라 오는 문장에서 주체만 누구인지 구분하면 된다!)

-  Briefing them, he pointed to the board.

 (=As he briefed them, ~) 여기서 브리핑을 한 당사자는 그다. 즉 them, 그들에게 브리핑해주고 있다.


- Briefed at the meeting, they were taking notes.

 (As they were briefed at the meeting, ~) 여기서 브리핑을 받은 당사자는 그들이고, them 즉 그들은 브리핑을 받았다. 그러므로 수동적 입장에서 -ed라는 당한(수동) 느낌의 동사형을 붙인다.



2) 시간 (앞서 나오는 연결 구문의 내용이 먼저 일어났고 뒤따라 오는 문장이 최근에 일어났다면 아래와 같은 용법을 사용할 수 도 있다. -> 영어는 시간 순서대로 문장을 배치하는 게 일반적이다. 한국말처럼 끝까지 안 들어도 문장 순서대로 사건이 일어나는 게 보통이다. 왜냐하면 영어는 항상 주체로부터 말이 순서대로 뻗어나가는 속성을 지닌 언어이기 때문이다.)

-  Walking home, I noticed a new building.

(= While I was walking home, I noticed a new building.)


- Washing the dishes, I broke a plate.

(= When I washed the dishes, I broke a plate.)


- Having swept the floor, she took a break.

(= After she had swept the floor, she took a break.)


-> 세 문장 모두 뒤따라 오는 문장에서의 주체가 앞서 나오는 연결 구문에서의 행한 당사자가 된다. 그러므로 당한 느낌의 -ed가 아니라 행한 느낌의 -ing가 붙는다. 괄호 속의 문장들은 실제로 글로 쓸 때는 이렇게 적확하게 표현할 수 있다는 정도가 되겠다. 입으로 하는 말(구어체)들이니 간소하게 내뱉게 된 거겠지.


- Fixing Ms. White's car, the mechanic called her.

(= When he fixed Ms. White’s car, the mechanic called her.)


- (Having been) revised by the manager, the report was distributed.

(= After the report had been revised by the manager, the report was distributed.)

-> 네 번째 예문에서 주어(he)가 행하였으므로 -ing가 붙고, 다섯 번째 문장은 문장의 주어(report)는 manager에 의해 교정했었던 최초의 사건이므로 Having been이 생략된 연결 구문이다.



3) 이유

- Attending a funeral, I could not go to work.

(= Because I attended a funeral, I could not go to work.)


- (Being) invited to the party, I need some new clothes.

(= Because I was invited to the party, I need some new clothes.)


- Not knowing what to do, she asked me for some advice.

(= Because she didn't know what to do, she asked me for some advice.)

-> 첫 번째는 뒤따라오는 문장의 주어(I)가 주체적으로 장례식장에 참석했기 때문에 -ing, 두 번째는 이어지는 문장의 주어(he)가 파티에 초대를 받았기 때문에 당한 느낌의 -ed, 세 번째는 후속(주절) 문장의 주어(she)가 뭔지 모르는 당사자이기 때문에 Not knowing의 부정의 의미로 바뀌어서 간략하게 말할 수 있다. 세 예문 모두 이유의 의미 연결 구문이기 때문에 실제로는 Because가 사용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4) 연속동작

- The party will start at 7, finishing at midnight.

 (= The party will start at 7, and it will finish at midnight.)


- While disposing of household wastes, you should recycle all glass and plastic materials.

-> 접속사 While와 함께 연결 구문이 함께 쓰이기도 한다.  While you are disposing of~ 을 줄인 연결 구문임. 


<c.f. 1> The local phone directory has been upadated, ____________ residents greater convenience than before.

(A) give     (B) gives      (C) giving      (D) gave


<c.f. 2> ___________ the residents' association, Jennifer received a weekly update about community issues and events.

(A) Joined     (B) Join     (C) Having joined      (D) Had joined



>> 접속사 + 연결 구문

e.g. 1) When moving in, he brought his own furnishings.

e.g. 2) Once published, the book became a best-seller.


>> 관용적 연결 구문

e.g. 3) Strictly speaking, the building site is in a residential zone.

e.g. 4) Considering (that) the metropolitan area is so crowded, traffic flows smoothly.

e.g. 5) Judging from the designs that the decorator suggested, the house renovation will be satisfactory.

-> 예문 4에서 생략 가능한 that은 관계대명사가 아니라, 이후에 주어와 동사가 나오는 문장(완전한 문장인 절)이므로 접속사이며 예문 5에서 that은 앞의 the designs을 목적어로써 수식하는 즉 장식업자가 제안하는 그 디자인으로 의미를 한정시키는 역할을 한다.  





 * cliché:  a saying or remark that is very often made and is therefore not original and not interest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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