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식에 집착하는 일인에게 기술사란?
필기 수험일 5개월 정도를 앞두고 기술사를 준비하기로 마음먹었다. 아침 두 시간을 극도로 활용해서 저녁 한 시간 포함하여, 주말까지 반납하면 필기에서 전략적으로 점수를 획득할 수 있는 그림이 그려졌다.
기사를 취득하고 1년이 갓 지난 상태이기 때문에 실기에서는 면접관들에게 어떻게 어필하면 승산이 있을 지 여러가지로 고민해야 한다. 지식 하나에 대해 깊이 알고 있지 않는 이상은 내가 내세울 수 있는 특별한 무기는 없다. 그런데 이 기술사라는 자격제도 역시, 하나에 대해서 깊이 있는 지식을 크게 요구하는 게 아니라, 여러 개에 대해서 폭넓게 연관 지을 줄 알면 누구나 승산이 있는 시험 같았다.
그리고 기술사를 취득하기 위해 역시 대한민국은 천편일률적인 학습 방법을 강요하면서 바쁜 직장인이나 할 게 많은 학생들에게는 돈주고 배우는 게 일반적이다. 그래서 실무에서 부딪혀본 경험이 일천 하더라도 그런 학원가에서 나눠주는 기출 문제에서 뽑은 용어별 이슈에 대해서 언제든지 꺼낼 수 있는 '서랍장 암기력'만 있으면, 이 자격증의 과락은 면할 수 있을 듯 하다. 깊게 들어가면 기술사라는 자격에 대해 논평하는 게 아니다. 어떠한 시험이라도 공부하는 방식에 대해 정형적인 프레임만을 요구하는 한국 사회에 대한 딴지이다.
뭐, 이 자격을 취득하기 위해 절대적으로 필요한 준비 시간량과 비용을 감안하여 직접 취득하신 분들은 자격의 수준을 우습게 보지 마라는 후기의 댓글이 대부분이시지만, 암묵적 지식을 실제로 말할 수 있는 지식(절차적 지식)으로 누가 빨리 만드냐에 승패가 달린 진배 한국이 일본의 반도체 산업에 패스트 팔로워하는 것과 다름 아니다.
나의 소견을 개관하자면 이렇다. 아직도 대한민국은 '암기력'이 공부하는데 가장 중요하다. 어떠한 과목이라도, 수학도 애시당초 암기가 없으면 응용도 안된다. 하지만 미국이나 독일 혹은 유럽의 노벨상을 독차지하는 국가들에서는 암기하는데 필요한 지식은 필요하면 그때마다 찾아서 숙지하면 되고, 머리 속에서는 그러한 개념들이 응용할 수 있게끔 조력하는 작업장을 만들어주는 교육을 한다는 것이다.
언제까지 본인이 스스로 '사고 방식'(개념)을 만들게끔 이끌어주는 교육을 하지 않고 남이 이미 만들어 놓은 사고의 틀만 주입하는 교육을 할 것인가. 많이 알더라도 하루가 다르게 매일 업데이트 되는 지식의 최전선에서 기존의 개념을 암기하는 '패스트 팔로워'식의 수동적인 학습 태도는 이제 걷어찰 때도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