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사 시험 대비 완벽한 포맷팅이란?
이 글을 지금 말하려는 기술사 자격도 없으면서 긁적인다는 것은 어불성설이지만, 두 군데의 기술사 자격시험 학원가의 설명회를 다녀오고 기술사 시험의 맹점을 알 수 있었다. 만약 이 글을 향후 치러질 기술사 시험의 채점관으로 지명될 분이 보게 된다면, 착오가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이의 댓글을 달아주셨으면 한다.
기술사 시험에 관련하여 이전 수기에서도 말했고 또한 '기술사 합격 방법서'라는 책을 통해서도 알 수 있듯이 기술사는 실제로 하나의 이론에 대해 심도 있는 지식을 요하는 시험이 아니다. 배경지식과 기존의 IT분야 현업에서 쌓은 스키마에 따라서 그 깊이의 질적 차이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박사 학위가 스페셜 리스트가 되기 위한 과정이라면, 기술사 자격증은 제너럴리스트로 가기 전의 진입로 정도로 생각하면 될 거 같다.
자격증은 자격증일 뿐, 기술사 역시 시험을 합격하기 위한 꼼수는 있다. 답안 작성에서 차별화를 기하는 것이다. 이것이 시험 합격 당락의 90%이며, 나머지 10%는 운칠기삼에 따라서 노력한 자에게 그 운이 옮겨갈 거라 생각한다.
나는 기술사 시험을 준비하는데, 자료를 수집하고 시험에 대한 개관을 하는 것이 출제 이론으로 바로 다이빙하는 것보다 80% 이상의 합격 당락을 결정한다고 생각하는 일인이다. 그리고 한 가지 더 보태자면 컨설팅 분야에 종사하시는 분들이라면 잘 알고 있을 맥킨지 기업에서 설파한 '로지컬 싱킹'이나 기획서를 쓰는 방법론에 대한 포맷팅 방법도 수집하였다.
글의 설득력을 높이기 위해 마케팅 분야의 기획서 쓰는 방법론 중 하나인 바바라 민토의 '논리의 기술'에 관한 원서를 직접 사서 볼까도 하였다. 물론 기술사 시험만을 위한 자료 수집에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평생 써먹을 수 있는 비즈니스 역량 중 하나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술사를 위한 방편으로 그것까지 메타데이터(답안 작성의 형식) 정립의 일환으로 수행했다면 이것은 기술사 준비에 있어서 산으로 가는 것과 다르지 않다.
https://www.cequence.ai/wp-content/uploads/2019/08/cqnc-tr-bullet-proof-proxies.pdf
만약 미국 기술사(P.E.) 시험이 한국과 같은 형태의 서술식으로 답안 작성을 요구한다면 확신컨대, 위의 링크의 보고서는 100점 만점에 120점 이상의 답안이 될 것이다. 그것도 한국과 다르게 오픈북(open book) 시험 형태라고 하더라도 하나의 최신 이슈에 대해 저 정도로 기술할 수 있다면 현업에서 대표에게 그 쟁점에 대한 현황을 완벽히 보고할 수 있고 피드백을 주고받음으로써 대표로 하여금 회사가 행동을 취하게끔 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기술사(Professional Engineer)의 역량이다.
이런 역량을 가진 사람을 추려내기 위해 기술사라는 시험 자격이 있는 것이고, 실제로 이러한 기술사들이 현업에서 대한민국 IT 전반의 사업 추진을 현재 가장 핫한 이슈에 대응하여 유연하게 이루어지게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제도권에서 많이 뽑으려고 하는 것이다. 물론 현 정권에 국한해서 말이다. 그런데 이 기술사 시험 제도는 경기가 위축될수록 응시율도 높아지고, 또한 이제 정부나 공공기관에서 SI(Software Integration) 사업의 입찰 규제를 조금씩 풀면서 다시 대기업도 뛰어들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 다시금 기술사에 대한 응시자 수가 늘고 있으며, 이번 회차의 정보관리 기술사에서는 100명 이상의 합격자를 쏟아내었다. 그리고 향후 현 정권이 2~3년 혹은 5년 연장이 된다면 더 유지될 것이기에 이 기술사를 따는 것은 지금이 더욱 기회일 수도 있다.
각설하고 다시 답안 작성의 차별화에서 기술사 시험의 맹점에 대해 언급하자면, 기술사는 출제 위원과 채점 위원이 동일 인물이 아니라는 것이다. 채점 위원은 또한 근래에 기술사를 합격해서 최근의 IT 쟁점거리에 대해 박삭하신 것도 아니라는 것이다. 보통은 기술사를 취득하시고 10년 이상 되었고 IT 분야 전공의 교수직이나 실무에서 종사하고 계시는 분들이 답안을 채점한다고 한다.
결론은 기술사 답안의 내용은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래서 기술사 답안 작성 시 글씨는 되도록이면 너무 잘 쓸 필요도 없고, (90분 당 14페이지를 채워야 하는 시험에서 본인의 밑천을 드러내지 않고 모든 문제를 맞힐 수 있는 능력자는 기술사를 쳐야 하는 게 아니라, 실리콘밸리로 건너가서 영어만 된다면 거기 스타트업의 CTO 자리를 알아보면 된다.)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만 큼직하게 써 내려가기 위해 1.6 굵기의 펜을 사용한다. 또한 템플릿이라는 자를 이용하여 '플로우 차트'나 표를 그리면서 공간 활용을 한다.
답안을 채점하는 채점 위원이 하나의 답안에 대해 스캐닝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3초'라고 말한다. 그 '3초' 간 무엇을 하냐면 "비슷하지 않은 답안"을 찾는다. 말 그대로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신선한 답안을 찾는다. 그렇다면 인간의 인지 감각 중 보통 남자에게서 가장 발달한 시각에서 먼저 들어오는 것은 무엇일까?
링크 걸어둔 캐나다의 Proxy 보안 API제작 업체의 최근 보안 사건에 대한 보고서에서 가장 빨리 눈에 잡히는 것은 글이 아니라, 분포도의 지도와 그래프, 그리고 플로우 차트다. 이것은 팩트다. 사람은 인지학적으로 그림이 글보다 두뇌에서 먼저 받아들여지고 그것에 대한 첫인상으로 각인시킨다. 본인의 의지와는 무관하다. 그래서 이것을 두고 굳이 기술사 시험에서만 국한하여 맹점이라고 말하는 것 자체도 어불성설인 것 같다.
그러면 만약 이 글을 다음 회차 기술사 채점 위원이 보지 못할 거라는 가정 하에, 2020년 기술사 시험에 합격하기 위한 요령은 무엇인가? 내가 처음에 접근한 관점은 '어떻게 하면 답안 작성을 설득력 있게 논리적으로 작성할 수 있을까'였다. 하지만 이것은 틀렸다. 그럼 기술사 설명회를 통해 나의 관점을 틀어지게 한 관점은 "어떻게 하면 답안 작성을 기존의 답안과 가장 다르게 할 수 있을까"이다. 일단 채점 위원의 눈에 띄어야 한다. 그래야 채점을 받을 수 있다. 그다음에 그를 설득하는 것이다.
그럼 응시자 직무별로 나눠서 답안 작성의 포맷팅 과정을 개괄해보자. 다시 말해 핵심만 추려내 보자.
1> 본인이 개발자라면, 글보다 실제 본인이 현업에서 사용한 소스를 기술하라.
-> 채점 위원의 눈에 들어옴. 코드 분석 들어감.
2> 본인의 직무가 컨설팅이나 영업 섹터에 속한다면, 글보다 수치가 들어간 도표나 그래프를 그려라.
-> 눈에 들어옴. 최근 현황의 흐름을 채점자가 듣거나 학회지를 통해서 본 그 흐름과 비슷하면 그 일치도에 따라서 점수 매겨짐.
3> 본인이 엔지니어이거나 시스템 운영 분야에 몸담고 있다면, 최신 기술(트렌드)이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발생한 건지, 이것이 기존에 사용하고 있는 한 물간(legacy, obsoleted) 기술의 난제를 어떻게 해결해줄 수 있는지에 대해 '플로우 차트'를 그려라.
-> 채점자가 가지고 있는 해당 트렌드에 대한 식견과 어느 정도 들어맞는지 확인 들어감.
중요한 것은 채점자가 듣고 싶어 하는 말만 적으면 된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이 아니라, 보는 이가 가장 보고 싶어 하는 요소가 무엇인지 생각하면서 "자기 나름의 논리로" 전개해나가면 된다. 이것이 핵심이다. 이 답변을 개관하면, 설명 내용을 한마디로 요약한 '결론', 왜 그 결론에 이르렀는지의 타당성을 설명하는 '근거', 그리고 결론이 행동으로 옮겨야 하는 대책인 경우 어떻게 실행할지를 설명하는 '방법'이다(데루야 하나코, 2001).
IT 보안에 관심을 둔 엔지니어 실무 종사자인 본인은 최신 경향에 맞춰서 가장 돋보이게 할 수 있는 차별 요소가 무엇일까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다. 처음에 정보보안 법규(개인정보보호법, 정보통신망법)를 하나의 베이스로 삼아서 모든 문제를 이 법망의 내용을 통해서 논리적 전개가 가능하도록 내용 주입을 할까 했었다. 하지만 이건 앞서 말했듯이 바바라 민토의 '논리적인 글쓰기'를 통해 실제 보안 업계에서 자문할 수 있는 기획력과 컨설팅 능력과 진배없는 것으로 언제든지 꺼내고 써먹을 수 있는 소스이지, 실제 시험에서는 사공을 한 명 더 늘리는 것처럼 보인다.
그래서 스스로 멘토링 해서 내린 답안 작성의 갈피는 아래와 같다. 최근 기술사 시험의 출제 영역의 비중에 맞춰서, 디지털 컨버전스(융합) 혹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변환) > 네트워크 보안 > IT 인프라 순으로 내년 필기시험(2022/01/17 예정) 때까지 서점가부터 학회지 그리고 인터넷 모든 자료를 일단 머릿속으로 쑤셔 넣는 것이다. 쑤셔 넣는다는 의미는 아웃풋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수 있을 때까지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간의 인풋량을 통해 개념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근간(schema)을 마련한다는 뜻이다. ☞ S/W 스킬 함양
그리고 일단 실제 시험부터 보고 나서, 다시 포맷팅에 대한 메타데이터를 정립한다. 이게 나의 계획 상 1단계에 해당한다 그리고 다음 회차의 시스템 응용 기술사 필기시험(5월 중 예상)을 위한 답안 작성 연습과 손목 단련을 시작한다. ☞ H/W 스킬 트레이닝
왜? 나는 독학하기 때문이다. 기술사 시험 합격대비 고도의 전략으로 수험생을 유입하는 학원가의 대한민국 안습을 격파하는 것을 몸소 보여주겠다. 물론 그 과정 간에 반드시 작성된 답안의 피드백을 해줄 수 있는 실무진은 물색해 놔야 한다. 그게 굳이 학원가의 돈 받고 가르쳐주는 강사일 필요는 없다. 채점 위원이 실무종사자나 교수진들이라면 그들과 같은 성향의 사람들이면 된다. 현재 내가 가지고 있는 네트워크(인맥)라도 기술사라는 더 넓은 네트워크로 커넥션 하기 위한 여정은 그렇게 험난하지 않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