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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ounggi Seo Apr 05. 2020

영어를 원래 잘했다는 어이없는 말을 하는 한국인들에게

엄마 뱃속에서도 당신의 영어뇌 세포가 자랄 수 있을까?




스타벅스는 가장 많지 않은 점포 수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2, 3위 카페 브랜드의 매출액을 합친 것보다 많이 번다. 나는 본인의 업계에서만 거대기업만 꺼려하는 게 아니라, 커피조차도 사실 이런 메가브랜드는 꺼려한다. 하지만 어느 촌구석(마케팅학적으로 정해진 위치)에 있는 스타벅스 매장에라도 들려서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홀짝이면 왜 스벅이 아직도 건재한지를 금세 깨닫는다. 맥도널드, 월마트 등 미국에서 들여온 대형 브랜드 메이커가 많지만 어느 것 하나도 한국의 토종 브랜드가 추격하지 못한 것은 없었다. 하지만 커피 프랜차이즈만큼은, 스벅의 수익률은 전 세계 어디에서도 1위이다.



스벅 카페 2층에 올라갈 때 들리는 미국의 보헤미안 풍의 팝송이 흘러나오는 순간, 여기는 미국의 시애틀 얼번(urban, 도시의) 스커트(skirt)를 벗어나 느긋한 교외라는 분위기가 그대로 전달된다. 거기다 카페 내부의 풍경 역시 세계 어디의 스타벅스에 가도 동일한 주황빛의 조명이다. 커피색과 잘 어울리고 커피맛이 하얀 머그잔의 스타벅스 로고 특유의 맛이라고 느껴진다. 오리지널을 그대로 옮겨놓은 스타벅스의 브랜드 가치는 세계 어디서나 동일하다. 동일함... 이것이 영작문을 하는 데 있어서도 가장 중요하다.



한국인이 영어를 못하는 까닭은 영어를 바텀업(bottom-up)식으로 접근하는  가장  원인일 것이다. 쉽게 말해 처음부터 쪼개는 거다. 학교에서도 교사 앞에서 실쪼개면 한소리 들으면서, 쪼개는 것은 하여튼 잘한다. 내가 말하는 말이 문법에 맞게끔 말이 나열되는 것을 처음부터 따져가면서 말하는 영어는 영어를 영어식으로 말하는  걸림돌이 되어왔다. 그러면 외국인에게 영어의 접근 순서는 영작부터 시작하는 , 쪼개는  당연한  아니냐고 반문할 수도 있겠다. 영작은 모방이다. 영작은 본인의 논리로 처음부터 개진하는  아니라, A+ 학점을 받는 서울대생들이 교수들의 강의를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필기(→ Writing) 녹음(→ Speaking) 하는 것처럼 그대로 모작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이것이 한국이 영어를 한국어식으로 하지 않고 영어식 구조로 전개할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왜 이렇게 접근해야 하는가? 사실 원어민들도 언어를 이런 식으로 배웠기 때문이다. 그들도 우리가 국어를 배우기 전처럼 언어를 단순히 모방해왔고, 다만 자국의 문법은 알아두면 작문에 도움이 된다는 정도로 알고 고등교육 때 비로소 작문 수업 시간을 통해 배운다. 그런데 외국인은 먼저 영작을 하기 전에 영어의 문법 원리를 알고 모작을 하면 '영어문장의 생성원리'를 알기 때문에 나름의 논리로 이해(추상화)하면서 외울 수 있다. 이것이 네이티브와 외국인의 영어 접근방법의 차이라면 차이겠다. 걔네들은 어릴 때부터 이미 영어식 사고로 계속 말하고 쓰는 습관(절차적 지식)이 체화되어 있기 때문에 외국인처럼 문법 지식(서술적 지식)을 기반으로 한 언어 생성의 논리(→ 작문)부터 접근할 필요가 없다. 마치 한국인이 국어를 배우지 않더라도 일상생활에서 말하고 쓰는 데 전혀 지장이 없는 것처럼 말이다. 단지 외국인은 자신의 모국어로 모국어식 사고로 계속 말하고 쓰는 습관이 굳어져있기 때문에—영어를 배우는데 먼저 영어 문장의 생성원리(→ 문법)를 정확하게 이해(서술적 지식)하는 수준을 넘어 평소에 언제든지 꺼내고 쓸 수 있는 상식(절차적 지식)으로까지 체화하는 것—이 영어를 원어민만큼 잘할 수 있는 지름길이다. 비록 접근방법이야 서로 다르지만 어릴 때부터 수없이 누적되어 본인도 모르게 무의식적으로 내뱉고 쓸 수 있는 수준이 자신의 모국어 역량이며, —동시에 영어 구사 능력—인 것이다; 그 가운데 ‘독서’가 더욱 숙달시켜 준 역할을 한 것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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