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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ounggi Seo Apr 04. 2021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

패러다임 시프트(Paradigm Shift)의 중요성





예전에 근무했던 직장에서 제주도로 자전거 여행을 떠난 적이 있었다. 일종의 워크숍이었는데, 자전거 국토 종주를   해봤던 경험이 있어서 제주도 면적이라도 결코 쉽지 않을 거라는 예상을 했었다. 그런데, 제주도로 떠나기 전에 몇몇 동료들은 '자전거 종주, , 그깔꺼..'라고 얼굴에 그려져 있는  같았다. 새벽 인천공항에 모인  간단히 커피  잔씩  ,  외국 유학파 출신 형이 이전에 미국고등학교에서 미식축구 해서 하체가 어쩌고 저쩌고 하시길래, 나는 '군대에서 행군해봤어요? 행군이라고 생각하면 돼요.'라고 간단히 조언해주고 2 3일의 여정은 시작되었다.


일단 저때가 꽤 오래 시일이 지났으니, 그때 회사의 동료가 나의 브런치에 들릴 일이 없다고 가정하고, 썰을 풀겠다. 어쨌든 그 동료는 초반에 잘 타는가 싶더니, 2일 차 오전에 아침 식사 먹기 전 어떤 식당에 경유하기 전까지의 라이딩에서 왈, 안장 조절 나사가 풀리는 바람에 안장이 낮은 상태로 오르막길을 계속 달려서 하체 근육에 무리가 갔다나... 뭐, 그러더니 3일 차 때는 자전거를 대여한 첫 출발지로 다시 도착할 때까지 본인이 뒤에서 페이스 메이커를 해줘야 했다(본인이 들고 간 스위스제 맨소래담 스프레이를 뿌려주며 이끌어준 동료가 한 명 더나 있었다). 여하튼 아래 사진이 출발하기 전에 찍은, 그리고 도착하고 찍은 비포르/애프터 사진이다.


 

출발 Before / After 사진, 출발 전 사진에서 맨 오른쪽이 필자고, 필자 오른 편의 동료가 첫 자전거 종주를 해본 형이었다.



이전 편에서 말했듯이 제주도와 같은 아름다운 경치를 매일 감상하며, 워라밸(워킹 & 라이프 밸런스)의 가정이 있는 삶을 살고 또한 은퇴 후 연금도 풍족히 받으려면 실질 영어 구사력과 누구나 접근하기에는 까다로운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면 가능하다고 했다. 그러니깐 세계 어디서든 먹고살 수 있으려면 말이다.



제주도에서는 서핑을 타든 제트 스키를 타다가 물에 빠지더라도 상어에 물릴 염려가 없다.



그런데 실질적으로 영어를 잘 구사하려거든, 어떠한 특정 기술력을 키우려든(필자 같은 경우는 정보보안 분석 및 개발) 중요한 것은 '문해력'인 것 같다. 영어만을 먼저 말하면 영어에서 한국인들이 잘하는 것은 청크(chunk, 한 번에 이해할 수 있는 단어의 길이)의 확장인데 이것은 사실 시험을 잘 보기 위한 어휘력 확장이지, 실제로 언어를 잘하기 위한 숙련도가 아니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오로지 책을 통해 서술된 내용을 반복적으로 봄으로써 한 번에 자신이 이해 가능한 구문의 길이와 그 개수를 늘려나가는 행위는 영어에 대한 (모)국어 학습에 불과한 것이다. 이것을 가지고 영어를 잘한다/못한다고 평준화(토익점수나 기타 어학점수는 영미권 국가에서 아무 소용없다) 시키고 있는 곳이 대한민국 영어교육 현장이다.



이것은 마치 자전거를 자기 동네에서 꾸준히 타고 폐활량과 전반적인 신체 협응력을 키우기 위한 규칙적인 습관에 불과하다. 이것이 나쁘다고 얘기하는 게 아니다. 왜냐하면 기초체력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작 자전거를 일주일 혹은 그 이상 매일같이 타면서 전국 국토종주를 한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하루에 반나절 정도 타고 몸에 휴식을 취한 경험이 전부인 사람에게는 연일 자전거를 타면 몸이 다르게 반응하기 마련이다. 그래서 출발지에서 특정 목적지까지 목표를 잡고 하루가 아닌 신체활동의 리듬을 연일 몸에 새겨야 하는데, 이것을 달성하면 하나의 맥락으로 그 사람의 기억에 자리 잡게 된다. 이게 지식으로 치면 '실질적인 경험'이라는 문맥이 하나의 경험치로 근육에 새겨지게 되는 것이다. 흔히들 이것을 '인생 경험', 혹은 여러 가지 예상치 못한 변수를 통해 쌓은 '노하우' 더 나아가 '지혜'라고 말하는 것이다.



수능 만점 받아도 인생 경험이 많은 같은 나이 때의 얘보다 삶에서 부딪히는 문제의 맥락을 이해할 수 있는 지능이 높다고 보장할 수 없다(이미 EBS 채널에서 방영한 한 프로그램에서 입증됐다). 그렇게 억지로 책을 통해서만 이해의 범주를 넓힌 지식(Input)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컴퓨터 과학 분야에서 일단 터미널(콘솔)이나 텍스트 에디터(개발 IDE)를 열어 코드부터 작성하기 시작하는 사람을 일컫는 '코더 coder'를 흔히 볼 수 있다. 그 결과 논리 구조가 빈약하고 다른 사람이 이해하기 어려운 프로그램이 만들어진다. 우리 주변에는 단순히 코드를 작성하는 코딩 coding과 완전한 프로그램을 작성하는 프로그래밍의 차이를 깨닫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 이것이 대한민국 교육의 현실인 것이다. 미국이나 영미권 국가처럼 일단 대학 문턱을 넘어가면, 코더가 아닌 개발을 할 수 있는 능력의 인력을 키우는 교육을 하면 몰라, 한국은 대학에 가서도 코더와 같은 기술만을 주입하는 임시 미봉책의 교육만 하는 시국이다.



이것의 차이는 '문해력'의 차이라고 말할 수 있다. 당신이 영어를 잘하기 위해 짧게 짧게 나뉜 영어 문단을 매일 외우면, 당장은 영어로 말할 수 있고 그와 같은 글을 영어로 듣고 이해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영어 자체를 이해(진정한 chunking 능력)하고 그러한 사고방식(원어민의 맥락)을 곱씹는 것(유추능력)은 어려울 것이다. 그것은 영어를 목적이 아니라 수단으로 바라봐야 하는 패러다임(이해 근간)의 전환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필자가 제주도 자전거 종주를 완주해 보지는 않았었더라도 전국 국토 종주는 해본 경험적 맥락이 있었기 때문에, 실제로 여러 번 제주도 종주를 해보았던 이전 회사의 대표님과 항상 선두를 유지하며 라이딩을 할 수 있었다. 그 맥락, 그와 비슷한 경험을 끝내본 적이 있다는 기반을 많이 쌓아 놓으면, 그와 비교해서 상대적으로 짧은 시간이나 분량을 요구하는 과제에서는 뇌가 당황하지 않는다. 즉, 또 완주할 수 있다는 혹은 이해할 수 있다는 현실적인 자신감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에 어떤 변수가 발생하더라도 대응이 가능한 것이다.



그래서 영어도 어떠한 기술도 특정 시일을 가지고 인내력을 요구하는 일정 분량의 과제를 해결한 경험 지식(Context Knowledge)을 가지고 있어야 몸도 마음(Brain)도 그와 비슷한 사례의 과제(실질 영어 구사력과 특정 기술 구현)에서 접근하기가 쉬워진다. 그것을 위한 기초 체력을 쌓기 위해 책을 붙잡고 있는 것도 중요하지만, 실제로 부딪히면서 근육에 직접 새겨진 지식과는 게임이 안된다. 필자는 이 두 가지 접근론으로 영어를 잘하기 위한 요령(tactic), 그리고 이것을 바탕으로 자격을 취할 수 있는 IT 기술(AWS)을 다음 회차부터 다뤄보려고 한다.



한 여름에 갔었는데 일기예보와 달리 비가 많이 내렸다. 급경사의 오르막은 없지만 2일 차 때는 제법 긴 완만한 오르막길이 있어서 바람과 외롭게 사투해야 했다.



삼일 차 오전때는 평속좀 높혀볼려고 혼자 질주했다. 그리고 오후에는 뒤쳐진 회사동료들 페이스 메이커 했다. 다행히 모두 완주했다.


 


 




1일 차 때 머물렀던 숙소 앞에서 아침 7시에 출발하기 전에 한 컷. 다시 보니 짧은 기간이었지만 저때 함께한 회사 식구들이 그립다. 비록 내 성격이 지랄 같아서 잘해주지는 못했지
일빠로 도착한 당케 올레 국수점에 들려서 국수 시켜 먹기 전에 한 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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