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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ounggi Seo Oct 30. 2021

보는 만큼 달라지는 생각의 지표

칼만 필터를 들여다보다가...






정보보안 쪽으로 아직 경력은 미천하나 커리어 상, IT 업계에서는 몸값을 가장 높일 수 있는 타이밍이라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업체(카카오 계열사, 심지어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의 추천도 들어오고, 여의도 금융권에 위치한 한 업체의 인사담당자로부터 인사 제의를 받기도 했다.



필자가 생각키로 가장 몰입도가 좋았던 중학생 시절에 특히 지도를 잘 그렸다. 미술시간에 선생님으로부터 내가 데생한 여자의 모습을 그린 그림을 아이들에게 다 보여줬을 때는 마치 피카소의 입체파 느낌이 느껴지기도 했지만, 사실적인 묘사를 따라 하는 데는 어릴 때부터 일본 만화 드래곤볼의 주인공과 슬램덩크의 주인공들을 그대로 따라 그리면서 익힌 감각이 있었기에 지도도 몇 번 따라 그리다 보면 금방 몰입에 젖곤 했다.



몇 년 전 아마존에서 GIS라는 지리공간(Spatial) 분야의 중고 IT서적을 한 권 구매한 뒤, 이쪽 분야의 IT 업종이 내가 사는 부산에 한 군데 있어서 지리공간학에 관심을 가져보기도 했다. 하지만 그 업체에서 이미 서버 엔지니어 직종을 면접을 봤던 경험이 있던 터고 그 기업에 대한 구직자의 평가도 익히 알고 있는지라, 취미 삼아서 GIS라는 분야에 대해 공부를 하고 싶은 상태였다.



그런데 근래 들어 부산에서 GIS 알고리즘을 잘 알고 '칼만 필터'라는 꽤나 어려운 알고리즘이 적용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한 업체를 알았다. '칼만 필터'... 이것이 이 업체에서 가장 필요로 하지 않을까 하고 추측하여 벌써 두 권의 해당 알고리즘 관련 서적과 GIS에 관한 교양서적 한 권을 구매했다. 워낙 여기 좀 파다가 저기도 파고 또 어디로 튈지 모르는 성향이라 일단 조금만이라도 나의 욕구에 당기면 구글링 해서 최전선의 전문지식(논문)을 핥아보고 거기에서 파생되는 가장 핵심적인 기술의 관련된 서적을 찾아본다.



이 칼만 필터는 길 찾기 알고리즘에 활용할 수 있는 시스템의 상태를 추정하는 수학 알고리즘이다. GIS 분야에 국한해서 사용되는 게 아니라 근래 머신러닝 분야를 아울러 항공, 경제, 거의 모든 분야에서 예측값을 추정하는 데 사용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적 항공기를 추적하는 알고리즘으로 사용 가능하고 주식값 역시 추정할 수 있다. 몬테카를로 알고리즘도 이와 비슷한데 이보다 이해하기가 훨씬 어려워 공대생들의 로망으로 불린다고 한다.



어쨌든 이 알고리즘을 만약 필자가 근무하고 있는 사이트의 모바일 출입관리 시스템에 적용한다면, what if... 외부 방문자들이 출입하기 전에 모바일에 출입관리 프로그램을 설치하면, 이 휴대폰을 통해 외부출입자의 위치 이탈을 중앙에서 모니터링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출입이 제한된 사무공간이나 시설로의 출입이 감지될 때 방문자의 휴대폰에서는 경고 알림이 울리고 중앙의 시스템에서 확인이 가능한 시스템인데 위치정보도 엄연히 개인정보 중 하나로 포함되는 민감한 식별정보라 국가안전산업기관망이 아닌 이상은 힘들 것 같다.



정부나 사기업의 기밀문서나 국가 기관망 산업시설이 구축된 사이트 같은 경우는 외부출입자의 동선을 제한된 구역에서만 이루어질 수 있도록 미리 강제적으로 설정하는 것이 유출이나 사고를 미연에 예방할 수 있는 조처가 될 수 있다. 이 생각을 하자니 보통 인간들이 평생을 살면서 어느 장소를 간다는 동선은 이미 그 사람의 취향과 직장에 따라서 98% 이상은 예측이 가능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 인간이 평생을 살면서 세계 여행을 하지 않는 이상, 매일같이 반복되는 일상의 동선은 뇌에 이미 프로그래밍되어 있고, 지리적인 위치에서 어떤 변화가 없는 이상 또한 거의 같은 동선으로 되풀이될 거로 짐작했다.



평생을 살면서 정작 자신은 못 느끼겠지만 집 <-> 회사 <-> 근처(날마다 가는 곳) <-> 근교(주말마다 들리는 곳) <-> 해외(간혹) 이러한 동선의 패턴이 보통의 사람이라면 정해져 있다. 그러면 우리는 여기서 무엇을 추정할 수 있을까?



세상은 본인이 아는 만큼만 경험할 수 있다.



본인의 머릿속에 없는 장소나 지식의 목적지는 결코 도달할 수 없는 곳이다. 사람은 아는 만큼만 볼 수 있는 게 아니라, 자신이 아는 만큼의 지식으로 세상을 경험할 수 있고 그것을 말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렇게 치면 모든 사람들에게 지구는 둥근 게 아니라, 아직도 누군가에게는 지구는 평평한 땅일 뿐이다. 최상위 부자들이 몇 시간 내에 세계 어느 곳이라도 도착 가능하니, 그들에게 지구는 평평하다는 말과는 다른 개념의 의미다. 자신이 경험해보지 못한 곳이 근처부터 다른 나라까지 곳곳에 숨어 있다는 사실인즉슨, 자신의 머릿속 개념을 가장 쉽게 변화시킬 수 있는 방법은 경험해보지 못한 곳을 살아있을 때 최대한 많이 찾아가서 세상의 지표만큼 두뇌의 지표를 맞춰나가는 것일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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