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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ounggi Seo Apr 24. 2022

앞서간 결과는?

outsmart in 대한민국






고등학교를 올라가기 전에 중학교 때 몇몇 친구들이 학원에서 선수학습으로 배워왔다며, 고등학교 수학의 곱셈 공식과 이차방정식 등 부반장이었던 내가 보기에는 난해한 식을 가지고 와서 서로 젠체해대던 모습을 아직도 기억한다. 하지만 중3이 되어서야, 그제야 고등학교 초입의 수학 내용을 배우고 있는 거라면 지금 와서 돌이켜보건대, '친구야, 네가 인 서울 대학을 가려면 이미 늦었구나...'라고 그때의 동창에게 말해줄 수 있겠다. 중학교 3학년이라면 이미 고등학교 수학의 미분/적분을 제외한 내용은 선수학습으로 끝내야 너는 고1 때는 어려운 개념의 수학을 이해하고, 고2 때부터 수능시험일까지 문제은행식으로 수학 문제집을 너의 키만큼 쌓일 정도로 풀어제껴야 스카이대에 들어갈까 말까라고 말이다(이게 얼마나 비상식적인 공교육과 사교육의 차이인가, 아니 대한민국 교육 실태인가???).



필자가 작금의 인생에서 후회를 하는   가지가 있다면, 결코 수학 공부를 못해서 잘난 대학 하  갔다는  아니다. 당시 본인이 다니던 외고 옆에  붙어있던 전자공고에서  지방의 국립대의 컴퓨터공학과에 수시 전형으로 들어갔다는 현수막을 보고, ! 나도 전혀 흥미를 붙일  없는 수학 공부를 때려치우고 공고에 진학해서 컴퓨터 경진대회의 입상 이력으로 지방 국립대로 진학할  있었으, 그나마 수학과의 진절머리 나는 싸움을 하지 않았어도 됐을까이다. 어차피  당시 서울대를 나오던  서울의 대학을 나오던 이삼십  태반이 백수였던 시대인지라, 수많은 대한민국의 재원들이 석사과정을 밟고도 취업을 못해서 전문대로 다시 들어가는 기이한 학력 인플레이션이 유행하던 때였다.



여하튼 고등학교에서 '수학의 정석'이라는 책을 붙잡고, 아~ 이 익숙해지려야, 익숙해질 수가 없는 식의 정리부터 미분, 적분까지 그러한 난해한 개념을 붙잡고 '이것은 그냥~ 이거다'라고 읽으면('어느 일타 강사는 외우면 저절로 이해가 된다고 세뇌시키기까지 했으니...'), 단박에 알아먹을 리가 전혀 없는데도 불구하고 공식과 그 아래는 쉬운 예제, 다음 페이지는 응용 예제, 각 장의 마지막에는 연습문제가 지뢰밭처럼 깔려 있는 책이었다. 그리고 '집합과 명제'와 '수와 식' 파트 정도까지 너저분해져 있고, 나머지는 깨끗했다.



하지만 수학도 영어도 공식만 외우고 문제만 풀면 그러한 개념이 머릿속에 남아있으리는 전무하다. 교과서에서 수학공식을 유도하는 증명과정을 괜히 적어 놓은 게 아니다. 그러나 대한민국 대학입시 수학능력시험의 수학 문제 유형은 하나부터 열까지 누가 공부를 정확하게 했는지가 아니라, '수없이' 했는지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지(별의 '변'별력), 공식을 유도하고 전개하는 문제보다는 수많은 문제를 풀어제낌으로써 여러 사례를 통해 유비 추론을 해야 풀 수 있는 응용문제들이 주를 이룬다. 그러니, 뭔 수학 문제가 문제를 위한 문제(마치 토론에서 비판을 위한 비판)가 존재하듯이 아주 난해하고, 심지어 영어 독해 문제는 원어민도 '뭐, 이런 이해가 안 되는 영어가 있지?'라고 반문하는 문제들이 출제된다.



한국인이라면 다들 놀고 싶을 시기에 꽉 막힌 공간에서 누군가 가이드를 해주지 않으면, 인생에서 지금 여기에서의 원인이 어떠한 인과관계를 지닐지 전혀 알 수 없는 고등학교 시기였기에 차라리 공부보다 사색, 그리고 도서관에서 책을 보았던 게 후회로 남지 않는다. 그러니 지금에 와서 평생 먹고살기 위한 공부(☞프로그래밍)를 하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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