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Younggi Seo Sep 04. 2017

너무나 방대한, 지식의 효용성

정보 과잉은 아직 섣부른 소리인가, 정작 인간이 스치는 지식량의 가치는?





과잉 지식인화의 오류(fallacy of over-intellectualization). 이완 서더랜드가 1995년 프랑스의 미니텔(Minitel)에 관한 분석에서 제기한 것으로, 정보사회에 관한 논의들이 인간을 지나치게 합리적 의사결정자로 가정하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는 뜻이다.


과잉 지식인화라는 의미를 가진 영어단어를 읽으려니 구토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한 인간이 가지고 있는 어휘량은 그의 사회적 지위를 결정한다고 한다. 하지만 통계학적 추론은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에 의한 결론으로 단정 짓기 일쑤다. 조그만 더 생각해보면 고액의 연봉을 받는 직종에서의 사람일수록 특정 업무 분야의 생소한 단어들을 많이 알고 있어야 하므로 일반 직종의 사람들보다 평균 이상의 단어를 알고 있다는 말의 뒤집힌 결론일 뿐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내가 내린 한 인간의 의식 수준을 결정하는 근본적인 개체는 단어의 개수가 아니라, 단어 의미의 효용성과 그 의미를 연결시킬 수 있는 맥락을 짚는 전개력, 일리 있는 생각을 얼마나 깊이 있게 할 수 있느냐이다. 다시 말해서 평소에 자신이 가질 수 있는 생각의 전개가 인생에서 그대로 펼쳐지려면 자신이 알고 있는 어휘의 쓰임으로 전개되는 생각이 사회에서 통용되는 시점에 시의적절해야 한다는 말이다.



저자 자신도 자신이 내세운 원칙을 살면서 지키기가 힘들었다고 말한, 故 스티븐 코비의 스테디셀러 중 하나인 자기계발서에서 처음 상기시키는 교훈 중에 하나가 '생각이 그 사람의 행동을 낳고 행동이 습관을 결정짓고 그 습관이 인생을 결정한다'이다. 습관의 시발점은 생각, 즉 생각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하지만 생각이 현실에서 실현되려면 적어도 그러한 생각을 이끄는 동인이 계속 유지되어야 하고, 그 동인이란 '생각의 지속성'을 일으키게 하는 요인이다. 인간이 책을 보고 나름 정리하고 대화를 나누는 과정에서 경제적 이윤이나 각자에게 이로운 가치라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책이나 대화로부터 전하고자 하는 바가 자신에게 끝까지 남느냐, 안 남느냐로 결정된다.



자신에게 와 닿는 메시지는 은연중에 행동으로 이어지게 된다. 하지만 현대에 넘쳐나는 정보량과 지식의 과잉으로 와 닿지도 않는 메시지를 얼마나 많이 걸러내야 하는가? 그러한 자기 소모적인 두뇌 가동으로 현대사회의 인간들은 쓸데없는 에너지를 자신에게 투입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르네상스 시대에는 종교라는 뿌리 아래서 학문 간의 경계가 나누어지지 않은 시대였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그 시대의 학자들은 여러 분야들의 경계를 넘나들면서 주무르는 융합적인 사고를 할 수 있는 지식인들로 미화하곤 한다. 나를 비롯한 인문학의 거품에서 헤매는 독자들에게 정작 삶의 이정표에 필요치도 않는 지식이나 이론들을 허구한 날 얼마나 많이 구경이나 또는 주입만을 강조하는가?



수많은 정보와 각기 다른 학문의 융합이, 경제적으로 이윤을 가져다 왔고 인생을 가치 있게 사는데 보탬이 된다는 증거가 과학적으로는 밝혀진 사례가 있을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이것저것 잡종의 트렌드가 넘쳐나는 시대에 준칙의 중요성을 망각한 대한민국 사회는 자기 색깔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많은 지식과 상식을 아는 것이 힘이다라는 명제를 마구 떠드는 것처럼 보인다. 물론 대기업 재벌이 제법 많이 알고 있는 수입제 로펌 변호사를 대거 고용해서 판결을 유리하게 만드는 데는 '아는 것이 필요악'이다! 하지만 이것저것 주입하게 만드는 교육과 더불어 서양 문명에 대해 우러러보게 만든 역사적 존치 그리고 쓸데없는 인문학 열풍으로 발사만 하게 만드는 독서 행위가 나를 비롯한 대한민국 국민들이 가장 비상식적으로 행하는 일과가 아닌지 생각해보게 만든다. 대한민국 출판산업계에 조금만이라도 희망의 불씨가 되기 위한?





참고 블로그 :

[과잉 지식인화의 오류(fallacy of over-intellectualization) 선샤인 논술사전], koviet2.egloos.com, 二幕一場;

http://koviet2.egloos.com/v/5659637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