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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상명 Jul 15. 2020

뿌리칠 줄 알아야 한다

Careful consideration

우리는 살면서 무수한 유혹을 만나게 된다. 학생 때 내일이 시험인데 재미있는 만화가 생각나서 결국 그 만화를 보게 된다. 다음날 후회가 물밀듯이 몰려오지만 소용이 없다. 다이어트를 결심하면 꼭 맛있는 음식을 먹을 기회가 생긴다. 그러면 결국 다이어트는 내일부터, 맛있게 먹으면 '0' 칼로리 하면서 먹고 만다. 직장인들이 제일 많이 결심하는 것이 금연과 금주일 것이다. 공개적으로 금연, 금주를 선포하기도 하고, 병원을 다니면서 도움을 받기도 한다. 하지만, 주변에 유혹이 많다. 그 유혹을 이겨내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많다. 아무도 보는 사람이 없으니까 괜찮겠지? 특히, 나와의 약속은 더 지키기가 어렵다. 내가 나를 유혹하면 나 스스로 합당한 이유를 찾기 때문에 쉽게 뿌리치지 못하는 것이다.


조직 생활을 하면서도 우리는 무수히 많은 유혹을 만나게 되는데, 그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면 조직 생활이 성공적이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대표적인 것이 금전과 관련한 것이다. 업무와 관련하여 일하는 것은 구매부서나 경리부서가 아니라 하더라도 어떤 것 하나 돈과 관련이 안된 것이 없다. 과제를 수행하는 것을 예로 들어보면, 우선은 내부 예산을 집행해야 한다. 그 예산을 집행할 때 원칙에 따라서 정확하게 집행을 해야 하는데, 여러 가지 규정이 수반되기 때문에 번거로운 일들이 많다고 생각될 수 있다. 그래서 내 편의에 의해서 집행해도 되겠지 하는 생각이 종종 들 수 있다. 또, 과제 수행을 위해서는 외부 업체와의 협력도 필요한데 외부 업체와의 협력을 위해서는 당연히 예산의 집행이 따른다. 용역을 수행한다고 하면 업체마다 입찰 가격이 다를 수 있다. 입찰 가격에 따라 내가 아는 편한 업체가 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은 업체가 될 수도 있다. 이때, 여러 가지 유혹이 생길 수 있다.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기준과 평가에 따라서 결정을 해야 한다. 물론 내부의 규정을 잘 준수한다고 하더라도 내 편의에 의한 판단이 개입되면 안 된다.


 다음은 공과 사의 구분이다. 조직 생활이라는 것이 일상생활의 연속성을 갖기 때문에 공과 사를 완전히 구분하는 것이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업무 시간 중에 사적인 일을 처리하는 것을 피해야 한다. 잠깐 하는 건데 누가 알겠어? 이 정도는 해도 괜찮아하고 생각이 들 수 있다. 공과 사를 구분해야 하고, 꼭 필요한 사적인 일은 휴가를 활용하는 것이 제일 바람직하다. 이것이 공과 사를 구분하는 기본이라고 할 수 있다. 공과 사의 구분이 잘 되지 않으면 결국에 어디서든 문제가 발생한다. 당연히 업무의 성과도 높게 나올 수가 없다.


다음은 조직 내 다른 사람에 대해 평가를 하는 것을 피해야 한다. 프로세스에 따른 공식적인 업적, 역량 평가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비공식 평가를 말하는 것이다. A는 이렇다, B는 저렇다, A는 이런 게 좋다, B는 이런 게 좋지 않다 하는 평가의 유혹을 뿌리쳐야 한다. 나 아닌 다른 사람에 대해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유혹은 그 어느 것보다 재미있어 강도가 세다. 다른 사람에 대해서 이러쿵, 저러쿵 이야기하는 것은 결국은  그게 나한테 돌아오기 마련이다. 그리고, 나에게 부하직원이 있다고 한다면 부하직원에 대해서 질책을 할 때도 심사숙고해서 문제를 제기해야 한다. 그 당시 순간에 의해서 내가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유혹에 끌려서 부하직원에게 화를 낸다면 그것은 옳지 않다. 부하직원이 그 당시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던 불가피한 이유가 있었다고 한다면 내가 부하직원에게 화를 내는 것은 앞뒤 내용도 모르면서 화를 낸다고 역효과를 불러일으킨다. 결국 나의 신뢰를 내가 떨어뜨리는 격이다. 부하직원에게 질책이 필요할 때는 준비를 철저히 해서 확실하게 잘못된 사항을 지적해주고, 개선 방향도 같이 제시해주어야 한다. 그것이 부하직원보다 경험이 많은 상사의 도리이다.


유혹은 정말로 달콤하다, 현란하다. 그리고, 내가 보기에는 상당히 객관적이고, 이성적이다. 그래서, 유혹을 뿌리치는 것이 쉽지 않다. 그리고, 유혹은 어떤 때는 우정을 타고 오고, 어떤 때는 연민을 타고 올 때가 있고, 어떤 때는 나 자신의 합리성을 타고 올 때가 있다. 또, 어떤 때는 권력을 타고 올 때도 있으니 어찌 뿌리치기가 쉽겠는가?


뇌물과 선물의 차이를 구분할 때 그것을 받고 나서 내 마음 한편이 계속 불편하면 그것은 틀림없이 뇌물이라고 한다. 그것이 크든 작든 차이에 상관없이 말이다. 유혹을 뿌리치는 기본도 동일하다. 그 유혹으로 인한 것들 때문에 내가 후회를 할 것 같으면 그 유혹을 반드시 뿌리쳐야 한다. 유혹을 뿌리칠 줄 아는 힘을 가진 나는 조직 생활에 충분히 성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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