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태어나서 말을 하기 시작하게 되면 '이게 뭐야?', '이게 뭐야?'하고 물어보면서 세상을 알아간다. 세상에 질문을 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만약 이런 질문이 없다고 한다면 세상을 알아가는데 한계가 있을 것이다. 아니, 세상을 알아 갈 수가 없다. 학교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질문을 하는 학생과 질문을 하지 않는 학생과의 학업 성취도 차이가 있음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학교 졸업 후 사회에 나가서도 질문을 계속하는 사람은 삶을 능동적으로 살게 되고, 성취의 크기 또한 클 가능성이 크다. 이는 기업이나 국가 차원에서도 동일하다. 질문이 얼마나 잘 수용될 수 있는 문화인가, 수용되지 않는 문화인가 하는 것이 그 사회를 평가하는 중요한 척도가 된다. 우리 사회가 점점 질문을 안 하는 사회, 무조건적인 수용이 미덕인 사회, 질문을 하면 공격을 받는 사회가 되는 것인 아닌가 하는 우려도 있지만 기우일 것이다.
기업 차원에서도 질문이 활성화 되게끔 하기 위하여 많은 노력들을 한다. 많은 기업들이 내부 인트라넷을 활용하여 어떠한 내용이든 질문하면 답변을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운영한다. 예를 들어, 업무 지식과 관련한 사항에 대하여 질문을 하게 되면 그 내용에 대해서 잘 아는 사람이 답변을 한다. 또는 어디 가면 그와 관련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지를 알려준다. 기업의 정책과 관련해서도 질문을 하면 답변이 나온다. 인사정책과 관련한 질문을 하면 인사부서에서 답변을 하고, 재무 관련한 사항은 재무 관련부서에서 답변을 한다. 업무와 관련된 부서에서 답변을 한다. 그리고, 이 시스템 내에서는 개인적 차원의 취미 활동과 관련한 정보를 주고받기도 한다. 집단 지성을 활용하는 방법으로 도입하는 것이다. 이와는 별도로 주기적으로 기업의 비전 정책, 경영현황, 이슈들을 CEO 진이 직원들을 대상으로 설명을 하고, 구성원들이 질문을 하면 답변을 한다. 이를 통해 내가 속해 있는 조직의 전체 현황을 파악할 수 있고 나아가는 방향을 파악하게 됨으로써 직원들은 로열티가 높아진다. 이러한 것 중 가장 대표적인 것에 하나가 구글의 경영현황 공유와 Q&A가 가능한 'TGIF 미팅'이었다. 새로운 구글 CEO인 순다 피차이가 그 형태를 바꾸긴 했지만 경영현황에 대한 공유, Q&A는 계속될 것이다. 이러한 것은 기업의 성과와 직결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질문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하여도 부족함이 없다. 이러한 차원에서 보면 조직의 공식적인 시스템에서 제공되는 것뿐만 아니라 실질적으로 구성원 각자가 질문을 어떻게 하느냐, 할 수 있느냐가 훨씬 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공식적인 시스템은 잘 갖추어져 있어도 그것이 운영되는 실질적 내용을 보면 형식적인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질문이 활성화된 조직을 위해서는 내가 질문을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 이는 조직 내 질문 시스템이 어떻게 구축되어 있느냐 하고는 별 상관이 없다. 두려워하지 말고, 창피해하지 말고 말이다. 이해가 잘 안 되는 지시, 이 일을 왜 해야 되는지에 대한 공감 부족, 이 일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에 대한 이해 부족 등이 있을 때 질문을 하지 않고, 주어진 대로 일을 처리한다고 하면 일의 성과는 만족한 성과가 아닐 것이다. 나의 업무 만족도 또한 높지 않을 것이다. 내가 주체적으로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수동적인 상태에서 일했기 때문이다. 이럴 때 반드시 질문을 해야 한다. 왜, 무엇을 위해서 하는 일인지 질문을 해야 한다.
그리고, 내가 질문받는 것 또한 피해서는 안된다. 상대가 나에게 질문하는 것이 편하고, 스스럼없어야 한다. 나에게 질문을 하는 사람이 없다고 하는 것은 내가 어려워서 일 것이고, 내게 질문을 했을 때 나에게서 별로 얻을 것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 일 것이다. 내가 질문을 할 때 그 질문에 답변하는 사람의 태도, 답변에 대한 가치를 생각해 보면 내가 질문을 받았을 때 어떻게 답해야 할지는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질문이 자유로운 것은 조직의 성과와 직결되는 문제임과 동시에 더불어 나의 가치 또한 올릴 수 있는 요소가 됨을 잊지 말자.
과거에는 단합된 힘, 통일된 한 방향의 힘이 조직 전체의 힘을 크게 하는 중요한 요소로 작동되었다. 그리고, 이러한 단합된 힘, 통일된 한 방향의 힘은 구성원들의 이견 없는 합의를 통해서 발휘된다고 믿었다. 그렇기 때문에 단합된 힘, 통일된 힘을 발휘하기 위해 '이거 왜 해야 돼요?' 하는 질문 같은 것은 잘 받아들여지지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앞으로의 시대는 조직 구성원의 다양성과 개별 역량 발휘가 조직의 성과를 좌우하는 시대이다. 단합된 힘, 통일된 힘도 중요하지만 조직 구성원의 다양성과 개별 역량이 더 중요한 시대로 들어섰다. 이러한 시대에 요구되는 개별 구성원의 다양성과 개별 역량은 어디서 나오는가? 그 출발점은 질문이다. 조직을 위해서 또, 나를 위해서 질문이 필요한 시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