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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영학 Apr 13. 2020

피드백은 어떻게 해야 할까?

[커넥트북] 실리콘밸리의 팀장들 + 피드포워드

안녕하세요, 구조적으로 문제를 진단하고 해석하는 사람 장영학입니다.


커넥트북은 책과 책을 이어서 해석해보는 시간입니다. 제가 평소에 책을 읽는 방식이기도 합니다. 유튜브 영상으로 올리고 있으며, 영상이 아닌 글로 읽고 싶으신 분들을 위해 브런치에도 같이 대본을 올리고 있습니다.


영상으로 보고 싶으시면 아래 링크를 보시면 됩니다. 구독과 좋아요도 부탁드려요! :)

https://www.youtube.com/watch?v=zw50Sdj3KL0



예전에 한 IT회사에서 피드백 워크샵을 요청받았습니다. 그런데 잘 못하고 있는 부분, 부정적인 피드백 하는 법을 꼭 강의해달라고 강조하시는 거예요. 알고 보니 이 회사에서 문제가 누적되어 권고사직까지 간 직원들이 있었는데, 인사팀에서 면담할 때마다 한결같이 하는 이야기가, 그게 권고사직까지 갈 만큼 심각한 문제라고 여태까지 왜 내 팀장은 한 번도 이야기를 안했냐, 이런 겁니다. 그러니 인사팀 입장에서도 답답하죠. 여러분은 평소에 팀원들에게 어떻게 피드백하고 있습니까? 그전에 솔직히 피드백을 하긴 하시나요?


오늘은 피드백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작년에 인상 깊게 읽었던 피드백 책 두 권, 실리콘밸리의 팀장들과 피드포워드를 골랐습니다.


실리콘밸리의 팀장들

우선 실리콘밸리의 팀장들을 보겠습니다. 킴 스콧이 썼는데요, 서문에 자기가 왜 피드백에 관심을 갖게 되었는지 나와있습니다. 첫 직장에선 상사가 자기 몰래 동료들한테 자기를 ‘새대가리’라고 조롱하는 이메일을 주고받다가 들켰대요. 그래서 자기는 일과 동료를 사랑하는 조직을 만들겠다고 창업을 했는데 엄청난 저성과자를 뽑아 버린 거죠. 그래도 그냥 웃으며 좋은 이야기만 하고 그 사람이 해야 할 일을 그냥 자기가 대신해주고 하다가, 스타트업이 그런 식으로 오래 못 가죠? 어느 날 이 사람을 불러다 해고합니다. 그러니 이 사람도 이야기하죠. 왜 여태까지 아무도 말해주지 않았냐, 나는 그냥 사람들이 다 나를 좋아하는 줄 알았다. 아까 처음에 말씀드린 IT 회사랑 똑같은 상황이죠? 그래서 이 사람하고 안 좋게 헤어지고, 회사도 곧 망해요.


여기서 갑자기 분위기 급 반전되어 어, 셰릴 샌드버그가 MBA 친구랍니다. 그때는 셰릴이 구글에서 아직 페이스북에 가기 전인데, 아무튼 그래서 27번 면접을 보고 구글에 들어갔대요. 거기서 래리 페이지나 셰릴 샌드버그는 어떤 식으로 회의를 하고 어떻게 피드백하는지 배운 거죠. 애드센스랑 글로벌 유튜브 운영하는 팀에도 있었고, 성공적인 조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경험해보다가, 애플 유니버시티가 생길 때 거기로 옮깁니다. 거기서 ‘애플 경영법’이라는 강의를 맡아요. 그러니까 이 책에는 구글과 애플, 실리콘밸리의 메이저 회사 두 군데에서 배운 리더십의 노하우가 담겨있습니다.


이 책을 제가 처음 접한 건 매일경제 기사였습니다. 사실 나온 지 좀 된 책이에요. 제가 리더십에 대한 첫 책을 쓰면서 피드백에 대한 참고자료를 찾다가 이 2017년 7월 기사를 찾았는데요, 책 내용에 대한 소개와 함께 어떻게 피드백하는지를 기준으로 네 가지 상사 유형을 나누는데요, 이 부분이 재미있어서 제 책에 인용을 했습니다. 이때는 아직 번역본이 나오기 전이었어요. 저도 책을 보지는 못했고, 킴 스콧의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내용을 찾아보고 책을 정리했죠.


이 책의 원서 제목이 Radical Candor, 부제가 Be a Kick-Ass Boss Without Losing Your Humanity입니다. 그래서 그 당시 기사에서는 이걸 `까놓고 솔직하라 : 인간적이면서도 멋진 `킥애스` 보스 되기’라고 번역했어요. 저라면 아마 ‘극단적 솔직함’ 뭐 이렇게 번역하지 않았을까 싶은데, 이게 ‘실리콘밸리의 팀장들’이라고 번역되어 나왔어요.


저는 사실 이 책이 왜 번역본이 안 나오지? 하고 잊고 지냈는데 몇 년이 지나서 서점에서 우연히 발견했거든요? 표지 가운데 Radical Candor 글씨를 보고 반가워서 딱 집었는데 위에 이상한 게 쓰여있어. 근데 출판사를 뭐라 그럴 수도 없는 게 우리나라에선 이렇게 해야 책이 팔리니까. 하튼 가끔 원서하고 전혀 다른 제목을 달고 나오는 책들을 보면 좀 아쉬울 때가 있습니다.


작년 여름에 조직문화 컨퍼런스 참석차 샌프란시스코에 갔었는데요, 그때 스탠퍼드 서점에서 이 책을 봤어요.

한쪽에 리더십 베스트셀러? Must Read? 같은 코너가 있었는데, 피터 드러커나 제프리 페퍼, 잔 맥스웰, 사이먼 사이넥, 이런 사람들 책들이 있으면서 요 뒷면에 이렇게 이 책이 있는 거예요.

게다가 제가 바로 옆에 창의성을 지휘하라를 진짜 재밌게 읽었거든요. 이 책이 그 정도였어? 하고 원서라도 구해서 읽어야겠다 했는데 한국 돌아온 지 한 달도 안돼서 번역본이 나왔습니다.


아무튼 진짜 책 이야기로 들어가 보면, 생각보다 책이 두껍습니다. 이 책은 피드백에 대한 책이긴 하지만, 피드백만 다룬 건 아니에요. 책과 관련된 기사나 이런데는 대부분 이 책의 가장 대표적인 2 by 2 매트릭스,

이걸 설명하는 내용이 많습니다. 하지만 이것 외에도 팀원의 성장을 어떻게 관리할까에 대한 매트릭스 라든지, 지시하지 않고 협업으로 일을 처리하는 ‘업무처리 바퀴’, 그 외에도 이름이 없는 도표나 표가 여러 가지가 나와요. 그러다 보니 저도 처음에 피드백에 대한 부분까지 재미있게 읽다가 뒤로 갈수록 주제가 좀 분산되는 느낌도 받았어요. 내용이 안 좋다기보다 한 권의 책에 너무 많은걸 담으려 했다는 느낌이 있었는데, 이 책 번역본 나온 이후에 작년 말에 미국에서 개정판이 나왔거든요? 내용이 더 추가됐다는데…


저도 오늘은 피드포워드와 이 책을 이어서 볼 거니까 피드백 부분에 맞춰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우선 최고의 상사는 무엇을 잘하냐, 조언, 팀빌딩, 성과, 이 세 가지를 잘한다고 이야기합니다. 이 세 가지를 ‘관계’로 묶어서 표현하는데요, 관계와 책임 사이에 선순환 구조가 있고, 상사와 직원의 관계가 어떻게 흘러가느냐에 따라 팀 문화가 결정된다. 이렇게 표현합니다.


그럼 이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원칙이 무엇인가, 바로 개인적 관심, Care Personally와 직접적 대립, Challenge Directly입니다. 개인적 관심은, 우선 직장에서 너무 업무적으로만 사람을 대하면 안 된다는 뜻입니다. 우리 모두 인간이고, 직장에서도 인간적인 감정이 있는데 그걸 직장에서는 숨기고 드러내면 안 된다, 이런 생각이 다른 사람에게 관심을 기울이지 못하게 한다는 것이고요, 또 하나는 사람들이 상사가 되면서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부하직원보다 자기가 우월하다고 느끼면서 생기는 거리감입니다. 그래서 개인적 관심이 필요한데요, 그냥 관심이 아니라 개인적 관심인 이유는 이 직원이 하고 있는 업무나 앞으로의 경력 계획 같은 거 말고도, 정말 이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인간적인 측면을 서로 이해하고 대화하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두 번째 직접적 대립은, 직접적으로 이의를 제기한다는 뜻입니다. 상대방의 기분을 좋게 하느라고 문제를 덮어두면 안 됩니다. 물론 갈등을 유발할 수 있죠. 직원들이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개인적 관심이 항상 따라붙어야 합니다. 또 상사로서 직원에게 직접적으로 이의를 제기하는 것보다 더 힘든 부분은 직원도 상사에게 직접적으로 대립하도록 만드는 겁니다. 상사가 화가 나거나 불쾌할 만큼 직접적으로 대립하도록 허용해야 합니다. 완전한 솔직함은 팀장이 팀원에게 보여줘야 하는 어떤 수직적인 개념이 아닙니다. 위로, 아래로, 옆으로 완전한 솔직함을 연습해야 한다고 킴 스콧은 이야기합니다.

 

이 두 가지 축을 기준으로 하면 이런 매트릭스가 나옵니다.

우선 개인적 관심과 직접적 대립이 겹치는 부분을 완전한 솔직함이라 합니다. 이 책 제목인 Radical Candor죠. 완전하게 솔직한 칭찬은 구체적으로 무엇을 칭찬하는지 진정성이 느껴지는 칭찬이고, 완전하게 솔직한 지적은 더 잘할 수 있었던 부분에 대해서 직접적으로 이야기하는 겁니다.


그런데 또 다른 축인 개인적 관심을 드러내기도 전에 지적을 한다면, 듣는 사람에게 거부감을 일으키는 불쾌한 공격이 됩니다. 여기서 중요한 부분이 있는데요, 물론 완전한 솔직함이 가장 좋겠지만, 개인적 관심과 직접적 대립, 둘 중에 한 가지를 못하는 상황이라면, 불쾌한 공격이 파괴적 공감보다는 낫다고 합니다. 물론 어디까지나 차선책이고, 기본적인 예의도 없는 사람하고 같이 일하고 싶은 사람은 없죠. 또 불쾌한 공격이 꼭 지적에만 해당하는 건 아닙니다. 칭찬을 하면서도 그게 조롱처럼 들린다면 상대방을 기분 나쁘게 할 수 있어요. 개인적인 관심, 신뢰가 없는 상태에서 하는 칭찬은 내가 뭘 했는지 알긴 아는 거야? 이런 생각이 들게 만들죠.


개인적 관심과, 직접적 대립 둘 다 없는 쪽은 고의적 거짓입니다. 굉장히 안 좋은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론 많은 사람이 이 함정에 빠집니다. 특히 관리해야 할 직원들이 많아질수록, 한 명 한 명에게 관심을 기울이긴 쉽지 않고, 그저 사람들이 나를 미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미지 관리를 하다 보면 여기 꽂히게 되죠. 그래서 미국 국무부 장관이었던 콜린 파웰은 리더십은 때로 사람들을 열 받게 만드는 일이라고 말했다고 하네요.


마지막으로 개인적 관심만 있으면서 직접적 대립이 없는 게 파괴적 공감인데요, 이건 책에 나온 사례가 너무 와 닿아서 소개해 드릴게요. 러시아 우화인데, 어떤 사람이 개의 꼬리를 잘라야만 하는 상황인데, 주인이 개를 너무 사랑한 나머지 한 번에 자른 게 아니라 하루에 1인치씩 꼬리를 잘랐습니다. 악마인가? 자기 딴에는 개를 위해서 한 행동인데, 개는 더 큰 고통을 받는 거죠. 관계가 너무 강조되는 조직, 갈등을 너무 억누르는 조직에서는 직원들이 서로에게 쉽게 지적을 하지 못합니다. 그럼 학습과 성장의 기회가 줄어들게 되고, 그냥 좋은 게 좋은 조직이 되겠지요.


이 네 가지 유형에 더해서 피드백에 대한 킴 스콧의 조언은 첫째, 먼저 피드백을 요구하라는 겁니다. 지적하기 전에 지적을 해달라고 요구하는 것이죠. 그러면서 누구나 실수할 수 있다는 점을 알리고, 실제로 많이 배울 수 있고, 신뢰 관계를 쌓을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칭찬과 지적의 비율에 신경 써야 한다는 겁니다. 다만 이건 양보다는 질의 문제예요. 어떤 데는 칭찬이 지적보다 3:1, 5:1이 되어야 한다는데, 칭찬이 중요한 건 맞습니다.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할지보다 무엇을 해야 할지 방향을 알려주는 칭찬이 더 필요하고, 직원들이 계속 발전할 수 있도록 격려해줘야 합니다. 문제는 3:1, 5:1 숫자를 맞추려고 억지 칭찬을 하는 거예요. 칭찬과 칭찬 사이에 지적을 섞는 피드백 샌드위치 같은 건 잊어야 합니다. 공감이 갔던 부분이, 칭찬을 할 때도 지적을 할 때만큼이나 정확한 사실관계 파악에 노력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우리가 지적을 할 때는 상대가 기분이 나쁠 수도 있고 반박할까 봐 최대한 정확하게 사실 관계를 확인하는데요, 칭찬도 제대로 하려면 그런 노력이 필요합니다.


책 내용을 거의 다 이야기한 거 아니냐 하실 수도 있는데, 이 책이 거의 400페이지 되거든요. 8장까지 있는데, 제가 이야기한 내용은 2장, 98 페이지까지입니다. 나머지 부분은 팀원의 상황에 따라 동기부여하는 법, 지시하지 않고 일이 되게 하는 법, 팀원들과 신뢰를 구축하는 법, 이런 이야기들이 나오다가 중간에 6장에 갑자기 230 페이지에서 300 페이지 사이에 다시 피드백 이야기가 나와요. 앞에서 이야기했던 칭찬과 지적을 주고받고 격려하는 방법에 대해 조금 더 구체적인 방법과 기술을 소개하는 부분인데, 즉각적인 조언을 요청한다, 지적하는 시스템을 만든다, 조언할 때 성별을 고려한다, 험담을 들어주지 않는다, 팀원들이 서로 격려할 환경을 만든다, 직급 건너뛰기 회의 같은 아이디어들이 나오는데 이걸 이런 표로 보여줘요.

칭찬인지 지적인지, 그리고 내가 받는 쪽인지 주는 쪽인지 아니면 내가 아닌 팀원들 사이에 서로 주고받는 문화를 만드는 건지 분류하면서 아이디어들을 소개합니다.


피드포워드

이번엔 피드포워드입니다. 피드포워드. 우리가 보통 피드백, 과거를 돌아보고 지적하고 평가할 때가 많은데요, 이 책은 피드포워드,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 이야기하는 미래형 피드백을 강조하는 책이에요. 원래 ‘트리거’의 저자 마셜 골드스미스가 만든 단어라고 하는데요, 저자 조 허시는 피드포워드를 ‘미래를 위한 조언’이라고 표현합니다.


사실 이 책의 원서 제목은 Feedback Fix이고, 부제가 참 마음에 들어요. Dump the Past, Embrace the Future, and Lead the Way to Change, 과거는 버려두고, 미래를 받아들이고, 변화의 길을 선도한다. 저자가 하고 싶은 말이 이 문장에 명징하게 드러나 있습니다.


Feedback Fix라는 제목처럼 기존의 피드백이 잘못되었다는 메시지로 시작하는데요, 그럼 뭐가 잘못되었느냐,

너무 많은 시간과 생산성이 낭비된다
바꿀 수 없는 과거에 집중한다
비판적으로 생각된다
부정적인 행동과 믿음을 만들어낸다
성장 가능성을 줄인다

이렇게 다섯 가지를 듭니다. 이미 돌이킬 수도 없고, 너무 늦게 전달되고, 관리자도 피드백을 주기 껄끄럽고, 받는 사람들도 싫은, 그런 피드백이 되다 보니, 컬럼비아 대학교의 심리학자 케빈 옥스너에 따르면 사람들은 자신이 받은 피드백의 30%만 수용한다고 합니다. 나머지는 무시되고, 거부되고, 제때 받아들여지지 않죠.


그래서 어떻게 해야 하느냐, 피드백을 과거 시점이 아니라 미래 시점으로 바꿔야 한다, 과거에는 피드백을 주고, 미래에는 피드포워드를 줘야 한다. 과거의 실수는 차분하게 분석해야 하지만, 미래에 어떤 행동을 할지도 중요하다. 바꿀 수 없는 과거보다 바꿀 수 있는 미래에 에너지와 주의를 집중해야 한다고 합니다.


피드포워드의 원칙 6가지가 있는데요, 우선 첫째는 ‘피드포워드는 잠재적 재능을 키워준다’입니다. 피드포워드가 행동을 유도한다는 뜻입니다. 우리가 그냥 ‘잘하시네요’라고 칭찬하는 건 이미 있는 재능을 칭찬하는 것뿐이지만, ‘강의를 잘하시네요. 그러니 직원들 대상으로 사내 강의를 해보시면 어떨까요?’처럼 구체적인 행동을 유발하는 것이 재능을 키워주는 피드포워드입니다. 이 과정에서 사람들의 참여의식과 몰입도도 높아지게 되지요.


둘째는 ‘피드포워드는 생각의 폭을 넓혀준다’입니다. 픽사의 조직문화를 예로 들면서 소음장치(-)와 확대장치(+) 개념이 나오는데요, ‘될 것 같지 않아요’, ‘그럴 인력이 없어요’ 같이 생각의 흐름을 막는 언어가 소음장치고, ‘이걸 시도하면 어떨까요?’, ‘어떻게 하면 될까요?’ 같이 열려있고 긍정적인 언어가 확대장치입니다. 이렇게 토론할 때 단순히 서로의 아이디어에 아무런 의견도 주지 않는 브레인스토밍보다 25%나 아이디어를 많이 낸다고 하네요.


그다음 원칙은 ‘피드포워드는 중요한 것에 집중하게 해 준다’입니다. 피드백에도 절제가 필요하다는 건데요, 코비 브라이언트가 예시로 나오네요. (아, 코비) 어깨 수술로 경기를 연습을 못하던 시기에 디안젤로 러셀이나 줄리어스 랜들 같은 어린 후배들에게 어떻게 조언을 주었느냐. 우선순위에 따라 가장 중요한 거 한두 개에 대해서만 이야기합니다. 사실 공격과 수비 모두 탑 수준인 코비라면 단점이 굉장히 많이 보였을 거거든요. 그렇지만 집중할 수 있도록 한 번에 한두 가지만 알려주는 거죠. 뛰어난 전문가일수록 다른 사람에게 피드백할 때 무엇을 전달할까 가 아니라 무엇을 말하지 않을까가 더 중요하다고 합니다.


네 번째 원칙은 ‘피드포워드는 진실을 솔직하게 전하도록 한다’입니다. 이건 Radical Candor 하고 연결되는 내용이죠. 칭찬만 들었을 때와, 실수도 지적당하고 비판도 들었을 때, 이 둘 중에서 나중에 성과가 나아지는 것은 명백하게 후자입니다. 전자는 기분은 좋을 수 있어도, 실질적인 개선을 이루긴 어렵죠. 진실함이 꼭 공격적인 건 아니다. 미래의 가능성을 생각하고 과거에 안주하지 않도록 도우려면 진실을 진솔하면서도 여과 없이 알려줘야 한다. 특히 초보자일 때는 격려해주는 칭찬이 도움이 되지만 수준이 올라갈수록 성장에 도움이 되는 부정적인 피드백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여기서 관건은 진실함입니다. 일부러 깎아내리려는 게 아니라 도움을 주려는 것이 느껴지면 부정적인 피드백도 건설적인 피드백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습니다.


다섯 번째 원칙은 ‘피드포워드는 주도적으로 변화하게 만든다’입니다. 이건 무슨 말이냐, 사람들이 피드백을 거부하거나, 반발하거나, 심지어 화를 내는 이유는 피드백을 받아들이는 방법을 모르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피드백을 적용하려면, 말이 행동이 되고, 아이디어가 전략과 계획이 되어야 한다는 거죠. 이걸 책에서는 진척이라고 표현하는데요, 단 한 번의 명령이나 몇 차례 대화로 누군가 오랫동안 가지고 있던 관행이 사라지길 바라면 안 된다, 분명한 목적지가 있어야 하고, 단계별로 노력해 나가야 한다. 여기서 중요한 게 스스로 직접 변화를 이끌고 있다고 느끼는 것입니다. 작은 변화들을 쫓으면서, 피드백을 받은 사람이 변화를 주도하게 만드는 것이죠.


여섯 번째 원칙은 ‘피드포워드는 서로 협력하게 돕는다’입니다. 사람들은 피드백을 줄 때 권력이나 권한을 과시하기 쉽습니다. 그럼 코칭이 아니라 위협이 되고, 상대방에게 자기 아이디어를 강요하게 되죠. 피드백이 상하관계가 되는 것입니다. 반면에 피드포워드는 단기적인 목표를 제시하고 옆으로 물러선다, 듣는 사람에게 여지를 남겨준다. 협력을 통해서 성장을 모색하고, 그 과정에서 서로가 파트너라는 인식을 심어준다는 뜻입니다. 창조적인 마찰은 있지만, 하나의 목표를 향해서 아이디어가 수렴되어 가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이후의 내용은 피드포워드가 다양한 환경에서 어떤 효과를 내는지 잘 소개되어 있는데요, 기업이 아니라 아이들의 학교에서도 창의력을 업그레이드한다, 스포츠에서도 활용된다, 부모와 자녀 사이에도 효과가 있다, 팀 문화에도 영향을 미치고, 조직의 유대감, 자율성, 자신감에 도움이 된다, 다양한 사례를 들면서 설득하고 있습니다.


이어 보기

이 두 책은 피드백을 다룬 책이면서 거의 동시에 발간되었습니다. 실리콘밸리의 팀장들이 2019년 6월 28일에 나왔구요, 피드포워드는 6월 30일, 이틀 차이예요. 저도 두 책을 동시에 구매했습니다. 책 표지나 소개글만 읽었을 때의 이미지가, 이 책은 뭔가 솔직함을 강조하는 책, 칭찬만 하지 말고 지적도 해라, 이런 느낌이라면 이 책은 뭔가 과거의 잘못이나 실수보다는 앞으로 어떻게 할지에 집중하는 책, 둘이 살짝 대비되는 느낌이었어요. 그래서 이 두 내용을 합치면 좀 더 균형적으로 피드백에 대해 이해할 수 있겠구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선 실리콘밸리의 팀장들에선 참고할만한 개념이 일단 개인적 관심과 직접적 대립, 두 축이 있죠. 그리고 책 중반에 있는 표, 칭찬과 지적 x 얻기 주기 격려하기 이 framework이 있습니다. 피드포워드에는 여섯 가지 원칙이 있었죠.

피드포워드는 잠재적 재능을 키워준다
피드포워드는 생각의 폭을 넓혀준다
피드포워드는 중요한 것에 집중하게 해 준다
피드포워드는 진실을 솔직하게 전하도록 한다
피드포워드는 주도적으로 변화하게 만든다
피드포워드는 서로 협력하게 돕는다

얼핏 보기엔 둘 사이에 겹치는 내용이 진실을 솔직하게 전한다는 점 하나입니다. 어떻게 보면 이게 그만큼 중요하다는 뜻이기도 하고요. 사실 피드백에 대해 그 어떤 노하우나 대화 스킬을 배우더라도, 해야 할 말을 안 한다, 상대방이 자기가 뭘 잘못하고 있는지 모른다면 분위기 좋은 팀은 될지 몰라도 개선과 성장은 어려울 겁니다.


또 하나의 축 개인적 관심은 저는 첫 번째 원칙, 잠재적 재능을 키워준다와 세 번째 중요한 것에 집중하게 해 준다. 두 가지랑 연결될 수 있다고 봤어요. 우선 잠재적 재능을 키워주려면, 그 사람이 어떤 재능을 가지고 있는지 관찰하는 단계가 필요합니다. 우리가 지적과 칭찬 이야기하면서 칭찬에도 사실 관계 확인에 노력을 들여야 한다고 이야기했는데, 구체적으로 뭘 잘한 건지 짚어줘야 재능을 자극할 수 있거든요. 여기엔 개인적 관심이 필요한 거죠.


그리고 중요한 것에 집중하게 해 준다도 마찬가지입니다. 지적할 것이 여러 가지 일수도 있어요. 그런데 그중에 우선순위가 뭘까, 그것도 그 사람이 지금 어떤 상황인지 관심이 있어야 하고, 또 그냥 속 시원하게 있는 대로 다 말하는 게 아니라 그 사람이 소화할 수 있는 만큼만 이야기해줘야 하는 거잖아요? 그래서 이 두 가지는 개인적 관심하고 연결될만한 원칙이다, 이렇게 보여요.


생각의 폭을 넓혀준다, 픽사의 조직문화를 예로 들면서 소음장치와 확대장치를 언급하는 부분은 실리콘밸리의 팀장들에선 ‘격려하기’, 직원들끼리 서로 칭찬과 지적을 주고받는 문화를 만드는 부분으로 보입니다. 이 책에서 ‘팀원들이 서로 격려할 환경을 만든다’ 하면서 제도적인 측면을 소개한다면, 이 책은 회의 자체보다는 회의에서 오고 가는 언어 측면을 더 부각한 것 같아요.


나머지 두 가지 원칙, ‘주도적으로 변화하게 만든다’와 ‘서로 협력하게 돕는다’는 굳이 연결하자면 실리콘밸리의 팀장들에선 피드백과 관련된 1장, 2장, 6장이 아니라 4장에 ‘그들은 절대 지시하지 않는다’라는 내용으로 나와요. 구체적인 방법론에서는 살짝 차이가 있지만 아무튼 피드백이 아니라 일을 시키는 관점하고 연결되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이 두 책은 생각보다 많이 겹쳐요. 그런데 실제로 읽다 보면 아주 다른 느낌이 납니다. 우선 ‘실리콘밸리의 팀장들’이 거의 삼분의 이가 피드백 말고 다른 내용이기도 하구요, 강조하는 포인트는 확실히 차이가 납니다. 제목 그대로 과거의 잘잘못을 확실히 짚고 넘어갈 것인가, 미래의 변화에 집중할 것인가 차이가 있구요, '실리콘밸리의 팀장들'이 챕터마다 어떤 framework을 제시하면서 방법론에 더 초점을 맞춘다면, '피드포워드'는 방법론보다는 피드포워드를 했을 때 좋은 점을 더 이야기하는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실리콘밸리의 팀장들'은 훨씬 더 자기가 직접 겪은 이야기, 가까운 지인의 사례가 많은 느낌이라면 '피드포워드'는 작가가 리서치해서 찾은 사례가 더 많은 느낌입니다. 이런 점들은 저자들이 어떤 배경에서 책을 썼느냐와도 관계가 있죠. 킴 스캇은 창업도 했다가 구글의 중간 관리자였다가 애플 대학교에서 강의를 하고 있으니 겪은 사례도 더 많고 강의를 위한 framework이 이미 짜여져 있던 것 같고, '피드포워드'의 조 허시는 연구자이자 리더십 강사입니다. 거기서 나오는 차이가 분명히 있겠죠.


마지막으로 이 책들이 겹치는 부분, 피드백의 중요한 원칙을 저는 이렇게 정리했습니다.


첫째, 해야 할 말을 해야 한다. 이게 빠졌으면 어떤 대화 스킬을 써서 아무리 분위기 좋게 피드백 시간이 지나갔어도 소용이 없죠.


둘째, 진정성이 중요하다. 개인적 관심, 이 말의 핵심은 진정성인 것 같아요. 당신에게 관심이 있고, 정말 나아지길 바라고, 그런 마음이 전달된다면 설령 처음엔 좀 불쾌하더라도 언젠가 받아들여집니다. 하지만 진정성이 없으면 칭찬도 역효과가 나게 되는 거죠. 진정성을 가지고 바라보면 그 사람이 어떤 영역에 재능이 있는지도 발견하게 되고, 또 지금 그 사람이 들어야 할 조언 중에 무엇이 우선순위인지도 생각하게 되겠죠.


셋째, 미래에 집중하자. 그래서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과거를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이 대화가 끝나고 나면 어떤 행동이 어떻게 변해야 하는 것인지에 더 집중해야 합니다.


넷째, 피드백은 문화다. 리더가 일방적으로 피드백을 주는 것이 아니라, 리더도 피드백을 받아야 하고, 또 팀원들끼리 서로 칭찬도 하고 지적도 할 수 있는 문화를 조성해야 한다는 겁니다.


여러분들은 지금 어떤 피드백을 하고 계신가요? 더 좋은 팀장이 되는데 이 내용이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이 글을 영상으로 보고 싶으시면 아래 링크를 보시면 됩니다. 구독과 좋아요도 부탁드려요! :)

https://www.youtube.com/watch?v=zw50Sdj3KL0


저는 조직문화와 OKR에 대해 이야기하는 사람입니다. 성과관리 협업툴 '얼라인업'을 서비스하고 있습니다.

홈페이지 https://alignup.io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younghakj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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