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장영학 Feb 20. 2017

출판사를 찾습니다

그리고 그 황당한 결말...

아래 글을 올리고 감사하게도 연락을 주신 출판사 분들과 논의하던 중에, '최근에 이 책이 이미 계약이 된 것 같다'는 소문을 들었습니다. 저자에게 다그쳐보니, 2~3일 전까지도 아무 말 없던 저자가 "사실 HBR측에서 며칠 전 이미 다른 곳과 계약을 했다. 그 사실을 나에게 알려주었었는데 내가 너에게 전달하는 것을 깜빡했다. 미안하다."라는 황당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뒤늦게 한국에서 출판하기로 한 출판사와 번역 계약을 맺을 수 있도록 연결시켜 주겠다고 했는데, 알아보니 이미 그 출판사도 다른 분과 번역 계약을 맺어서 모든게 물건너 갔습니다.


저자의 기억력 덕택에 100 페이지 이상 번역해 놓은 원고를 다 날렸네요. 너무 황당해서 잠시 멘붕이었는데, 이제 그냥 그러려니 할랍니다. 더 이상 설쳐봤자 출간 하기로 한 출판사에도 민폐인 것 같고... 그냥 영어공부했다 치렵니다... 아이고...




제 브런치 첫 글인 "당신을 성장시켜 주는 조직"의 모티브가 된 An Everyone Culture를 번역하는 중입니다.

번역을 해도 좋다는 저자의 허락은 받았으나, 아직 출판사와는 계약이 안 된 상태입니다. 몇 군데 콜드메일과 홈페이지 원고기고를 통해 연락해 보았는데 아쉽게도 아직 출판하고자 하는 곳이 없어서, 브런치를 통해 출판사를 구해봅니다.


An Everyone Culture - Becoming a Deliberately Developmental Organization


어떤 내용인가요?


성인도 성장할 수 있다


과거 발달심리학자들은 육체와 마찬가지로 정신도 20대 초중반이 되면 성장을 멈춘다고 생각했었습니다. 우리 뇌의 용량이 그때 이후로는 더 이상 늘어나지 않기 때문이죠.


하지만, 그로부터 발달심리학이 더 발전하고 뇌에 대한 인간의 이해도 증가하면서 성인의 정신도 성장할 수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연구를 통해 밝혀진 성인의 정신 성숙도Mind Complexity에는 세 단계가 있습니다.


사회적 정신 (Socialized Mind) : 다른 사람들과 팀원으로 일할 수 있는 단계. 리더의 가이드대로 움직이는 단계.

자기통제 정신 (Self-authoring Mind) : 자신만의 사고체계를 가지고 일할 수 있는 단계. 리더가 될 수 있는 단계.

자기변혁 정신 (Self-transfroming Mind) : 여러가지 사고체계를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단계. 리더들의 리더.


이러한 정신 성숙도는 1) IQ와는 전혀 상관이 없으며, 2) 조직에서의 성과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그런데 충격적인 사실은 수백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들에서 성인들 중 60% 이상이 자기통제 단계에도 도달하지 못하며, 자기변혁 단계에 이르는 비율은 채 5%가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점입니다.


그렇다면 성인들이 다음 단계의 정신 성숙도로 나아가려면 어떤 환경이 필요할까요? 저자들은 그 답을 발달 추구형 조직Deliberately Developmental Organization, DDO에서 찾습니다.


직접 번역한 이 책의 첫 도입부입니다.


평범한 조직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무 월급도 받지 못하는 부업을 가지고 있습니다. 크고 작은 기업과 정부, 학교와 병원, 영리 단체, 비영리단체, 심지어 국경의 구분도 없이,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기의 시간과 에너지를 약점을 감추고, 남들이 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평판을 관리하며, 자기 장점만을 부각시키고, 사내 정치를 하며, 부족함을 감추고, 불안감을 감추고, 한계를 감추고 있습니다. 우리의 부업은 감추기입니다.
우리는 이 문제가 조직들이 매일 감내하고 있는 가장 큰 자원 손실이라고 생각합니다. 직원들이 자기 에너지를 어디에 쓰고 있는지보다 회사에 더 중요한 이슈가 있을까요? 이 낭비가 초래하는 문제는 간단하면서도 아주 치명적인데, 그것은 바로 조직과 그 구성원 개개인이 이 낭비로 인해 자신의 잠재력에 도달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이 책은 간단히 말해서 인간의 잠재력을 실현시키는 것, 그리고 조직의 잠재력을 실현시키는 것에 관한 것입니다. 특히 우리가 서로를 위해 어떻게 기여할 수 있을지, 어떻게 조직과 그 구성원들이 서로의 성장을 위한 혁신적인 자양분이 될 수 있을지가 이 책의 핵심 주제입니다. 
자, 이제 모든 사람들이 불완전함 감추기라는 부업을 가지고 있는 보통 조직으로 돌아가 봅시다. 경영진 입장에서 생각해 보세요. 당신은 파트타임으로 일하고 있는 모든 직원들에게 매일같이 풀타임 월급을 주고 있는 셈입니다. 더 최악인 점은, 불완전함을 감추기만 하는 사람들은 보통 그 불완전함을 극복해내지 못하기 때문에, 당신은 앞으로도 계속 매일 같은 비용을 지불해야 할 것입니다.
이 부업을 직원들의 관점에서 생각해 봅시다. 당신이 남들 앞에서 보여주려 하는 그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스스로 알면서 매일 회사에서 이중인격적인 삶을 살아야 한다면 얼마나 고통스러울까요? 인간으로서 우리는 본능적으로 스스로를 보호하려 합니다. 하지만 보호본능만큼 우리는 심리적으로 성장하고, 진화하고, 성숙해지고자 하는 본능도 가지고 있습니다. 사실 연구 결과를 보면, 직장에서 사람들이 소진되어 버리는 가장 큰 이유는 단지 과로가 아니라 성장한다는 느낌 없이 너무 오랜 시간 일하는 것입니다. 이제 우리가 자기의 약점을 극복하려고 충분히 시도하지 않고 약점을 그냥 숨겨버림으로써, 스스로의 발전 가능성을 얼마나 방해하고 한정 짓고 있는지 생각해봅시다.
점점 더 급변하고, 불확실하고, 복잡하고, 모호해지고 있는 (VUCA한 세상: volatile, uncertain, complex, and ambiguous) 새로운 도전과 가능성의 세상에서, 조직 전체와 구성원 개개인들은 점점 더 많은 것을 요구 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에게 익숙한 기존의 조직구조와 제도들은 조직의 이런 필요를 충족시켜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어떻게 보통 조직들에서 모든 사람들이 몰래 부업을 하고 있는 이 상황을 알게 되었을까요? 평범한 조직들을 자세히 관찰해서 알았을까요? 아닙니다. 당신이 평범한 조직을 열심히 관찰하면 평범한 것 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우리가 아무도 부업을 하지 않는 조직을 자세히 들여다본 다음에야 평범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평범하지 않게 느껴졌습니다. 이 책에서 소개할 조직들은 서로 좀 느낌이 다르지만 아주 충격적인 공통점이 있습니다. 이 조직들은 사람들의 역량을 개발하는 데 있어서는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환경을 갖추고 있는데,  우리는 이 조직들을 발달 추구형 조직(DDO, deliberately developmental organization)이라고 부르려 합니다.



이 책에서는 이커머스 회사인 넥스트점프Next Jump, 헤지펀드사 브릿지워터Bridgewater, 그리고 극장과 복합몰을 운영하는 디큐리언Decurion을 DDO의 예로 들면서, 이 회사의 조직문화Organization Culture와 운영방식 사례Practices들이 어떻게 정신 발달 커브의 여러 점들에 있는 사람들이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어 다음 단계의 정신 성숙도로 나아가게 도와주는지 보여줍니다. 또한 지금 자신이 속한 조직을 DDO로 변화시키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방향과 방법론을 제시합니다.


"당신을 성장시켜 주는 조직" 포스팅도 참고해 주세요. 해당 글은 8,500번 이상 조회되고 1,500번 이상 공유되었습니다.


KBS 스페셜 '최고 기업의 성공전략 사람에 집중하라'에서도 이 책이 소개되었었고, 저도 그 동영상을 보고 이 책을 알게 되었습니다. 다만 KBS 스페셜에서는 이 책에서 다룬 세 회사 중 NextJump 하나만 소개 되었고, 조직문화에 대한 철학보다는 자유스러운 조직문화(얼핏보면 복지 측면만 강조되어 보이는)와 경영에 IT 신기술을 적용하는 측면이 좀 더 강조되어 있습니다. 책에서는 오히려 그런 부분에 대한 언급이 거의 없고 조직문화에 대한 철학과 피드백을 좀 더 활발하게 주고받기 위한 조직 내 제도적 장치/기법들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왜 지금 한국 사회에 이 책이 필요한가요?


한국 사회에서 '조직문화'하면 안타깝게도 아직도 상명하복의 군대문화가 대표적으로 떠오릅니다. 하지만 이제 1) 세대가 바뀌고, 2) 수직적 조직문화의 폐해가 기업뿐 아니라 국가적 레벨에서 나타나고 있으며, 3) 글로벌 스타트업들의 조직문화를 여러 책들과 미디어, SNS 등을 통해 접하게 되면서, 우리나라 기업들도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는 움직임이 절정에 다다르고 있습니다. 그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가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기업인 삼성의 스타트업 컬쳐 운동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여러 회사에서 조직문화를 바꾸자는 움직임들을 보면 아직 실체가 없습니다. 


호칭을 전부 님으로 바꾸는 것, 출퇴근시간을 자유롭게하고 심지어 재택근무도 할 수 있게 하는 것, 360도 평가를 도입하는 것, 모두 의미는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제도를 시행하게 된 계기를 보면 대부분 구글이나 페이스북 같은 실리콘 밸리의 유명한 회사에서 한다고 하니 따라하는 것이거나, 직원 복지 차원에서 시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국 지금의 조직문화에 문제의식은 있지만, 무엇을 어떻게, 그리고 어떤 목표를 향해서 변해야 하는지는 불명확합니다. 원하는 end state와 지금 모습의 gap을 알고 변하는 것과 그저 지금 모습이 싫어서 이것 저것 해보는 것과는 분명한 차이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조직문화는 무엇을 목표로 변화해야 할까요? 이 책만이 정답은 아니겠지만 여기서 소개하는 발달 추구형 조직DDO은 그 대안 중 하나를 제시한다고 봅니다. 당신을 성장시켜 주는 조직. 모든 조직원들이 자기변혁 단계의 정신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구조적으로 지원하는 조직문화. 지금 한국에 꼭 소개되어야 할 조직의 한 형태입니다.



저자는 누구인가요?


이 책의 저자 로버트 키건Robert Kegan과 리사 라스코우 라헤이Lisa Laskow Lahey는 30년 이상 성인 발달 심리학 연구에 몸 담아온 학자들입니다. 키건은 Harvard Graduate School of Education의 Meehan Professor of Adult Learning and Professional Development이며, 리사 역시 Harvard 교수진으로 리더십 트레이닝 회사인 Minds at Work의 창업자이기도 합니다. 둘은 Immunity to Change와 How the Way We Talk Can Change the Way We Work의 공저자이기도 합니다.



역자는 누구인가요?


이 브런치 주인입니다. 백그라운드는 전산과 빅데이터지만, 하는 일은 마케팅과 전략이고, 취미로 브랜딩과 조직문화라는 추상적인 개념을 쫓는 좀 특이한 인간입니다 (언젠가 취미와 본업이 바뀔지도 모르겠습니다)


원래 전략컨설턴트로 커리어를 시작하여 조직문화에 대해서도 조금씩 다뤄보다가, 두번째 직장에서 운좋게도 80여명의 중국인들을 관리해야 하는 포지션을 맡으면서 인사제도와 조직문화에 대해 좀 더 깊게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현재는 삼성SDS에서 마케팅 효과분석 관련 프로젝트를 하면서 한편으로는 삼성이라는 곳의 조직문화를 관찰하고 있습니다. 조직문화에 대해 생각하고 느낀 점을 이 브런치에 올리고 있고, 언젠가는 조직문화에 대한 책을 써보는 것이 목표입니다.


보시다시피 전문 번역가는 아니며, 책을 번역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본업이 있기 때문에 번역에 시간이 좀 걸립니다. 현재 1/3정도 번역했는데 나머지 작업하는데 세 달정도 소요될 것 같으니 참고해 주세요.



타겟 독자 층


타겟 독자는 광범위하게는 새로운 조직문화를 꿈꾸는 한국의 직장인들입니다. 대기업에 다니며 그 곳의 문화에 문제의식을 가진 사람들, 스타트업에서 문화를 만들어 나가고 있는 사람들 모두 타겟 독자입니다. 좀 더 좁힌다면 두 가지 독자층을 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우선 각 기업에서 조직문화를 담당하는 인사팀 분들입니다. 그리고 실질적으로 조직의 분위기를 만들며 가장 변해야 될 대상으로 지목 받고 있는 경영진 및 중간관리자 급입니다.



어떻게 홍보하면 좋을까요?


이 책의 전반적인 내용에 대해 썼던 당신을 성장시켜 주는 조직처럼, 실제 출간하게 되면 그 전후로 몇개의 글을 더 쓰려고 합니다. 출판사에서 진행하는 광고 이외에 브런치 글 자체를 페이스북 광고로 올려 보는 것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스타트업 업계에는 직접 인맥을 통해서 홍보할 예정이고, 불러주는 곳이 있다면 책에 대한 강연도 가능합니다. (본업이 있으니 시간이 맞다면...)





이 글을 보시고 출판하고 싶으신 분들은 제 이메일(younghak.jang@gmail.com)로 연락주시면 인트로 챕터 샘플원고를 보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검토 후 진행하기로 결정되면 저작권을 가지고 있는 Harvard Business Review Press로 연결시켜 드리겠습니다. 혹시 주변에 이 책 출판에 관심이 있을만한 출판사 분들을 아시면 이 글을 공유와 추천 부탁 드립니다.

작가의 이전글 창업하기 전에 스스로 물어봐야 할 질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