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한 팀 전체를 면담해야 하는 일이 생겼습니다. 준비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생각해 보았습니다. “리더의 면담”과 “인사의 면담”은 어떻게 다를까?
겉으로 보면 둘 다 사람과 마주 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입니다. 그러나 목적과 역할은 분명히 다릅니다. 이를 구분하지 않으면 리더와 인사 모두 본래의 책임을 다하지 못하게 됩니다.
첫째, 커리어 면담입니다. 팀이 나아가는 방향과 팀원의 커리어 목표를 연결해 설명하는 것은 리더의 역할입니다. 리더는 팀원이 3년, 5년 후 어떤 모습으로 성장하기를 기대하는지, 또 그 과정에서 자신이 어떻게 지원할 것인지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모든 팀원을 다루기 어렵다면 핵심 인재만이라도 반드시 관리해야 합니다. 인사팀은 회사 차원의 핵심인재 소수는 관리할 수 있겠지만, 개개인의 과업과 커리어 목표를 리더만큼 상세히 챙겨주기는 어렵습니다.
둘째, 성과평가 면담입니다. 제도는 인사가 설계하고 관리하지만, 개별 평가를 내리는 것은 리더입니다. 따라서 결과를 단순히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잘한 점과 개선할 점을 성장의 관점에서 피드백해야 합니다. 이는 매일 팀원들과 부대끼며 관찰하는 팀장만 가능한 면담입니다.
셋째, 퇴사자 1차 면담입니다. 상황에 따라 퇴사를 만류하거나, 시기를 조율하거나, 공백을 메우는 대안을 고민하는 것은 공식적인 퇴사 절차를 밟기 전에 리더가 먼저 책임지고 고민해야 할 일입니다.
한편, 인사팀이 맡아야 하는 면담도 있습니다.
첫째, 신규 입사자 면담입니다. 회사의 공통된 조직문화, 제도, 시스템을 이해시키는 것은 인사의 몫입니다. 팀의 특수한 부분은 리더가 설명할 수 있지만, 회사 차원의 방향은 인사가 더 적합합니다.
둘째, 부서 이동 면담입니다. 개인의 희망이 아닌 회사 필요에 따른 이동은 리더가 설명하기 어려운 주제입니다. 인사가 회사의 입장에서 설명해야 하며, 조직 전체 구조가 바뀌는 상황이라면 대표나 주요 리더가 큰 그림을 설명하되, 개별 구성원 면담은 인사가 맡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셋째, 보상 면담입니다. 성과평가는 리더가 담당하지만, 연봉 인상률, 성과급 수준, 복리후생 변경 등은 인사가 통보해야 합니다. 리더가 이를 직접 말하면 공정성이 흔들릴 수 있고, 구성원이 보상을 직접 요구할 경우 리더가 감당해야 할 불필요한 부담이 커집니다. 실제로 리더가 보상을 결정하는 회사도 있지만, 최종 전달은 인사가 하는 것이 더 건강합니다.
넷째, 퇴사자 2차 면담입니다. 핵심 인재를 붙잡기 위해 리더가 줄 수 없는 대안을 인사에서 제시할 수 있고, 리더에게 말하기 어려운 퇴사 이유를 들을 수도 있습니다. 또한, 회사 전반의 문화, 제도, 평가·보상 체계에 대한 피드백을 수집하는 것도 인사의 중요한 역할입니다.
회사 규모, 제도, 관습에 따라 면담의 역할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인사가 맡아야 할 최소한의 영역까지 리더에게 넘어간다면, 이는 인사팀 인력이 부족하다는 신호일 것입니다. 리더와 인사가 각자의 면담 역할을 명확히 구분할 때, 구성원은 회사를 더 신뢰할 수 있고, 리더는 본업인 팀 운영과 성과 창출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