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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문화 이야기
by 장영학 Apr 23. 2017

중간관리자가 되는 법

'차라리 직접 하고 말지' 생각이 절로 들 때

내 아내는 운 좋게도 얼마 전부터 다시 일을 시작했다. 결혼할 때부터 일을 쉬었는데 딸이 태어나고 중국에 몇 년 살면서 요즘 유행하는 '경단녀' 생활을 6년 가까이하다가 이번에 지인 찬스로 다시 회사에 다닐 수 있었다. 그것도 무려 '팀장'으로. 보아하니 밑에 직원이 열명이 넘는 것 같던데 (지금 나보다 많다!) 아내는 중간관리자가 처음이다. 아내 회사의 대표님도 아내에게 기대하는 가장 중요한 역할이 직원 관리인 것 같다. 부하직원 관리는 어떻게 하는 건지 아내와 이야기하다가 여기에 정리해 보기로 했다.



중간관리자가 배워야 할 것


학교를 다니다 조직생활을 처음 시작하면 낯설고 어색한 부분이 많다. 그렇지만 학교에선 누구도 그런 부분을 미리 알려주지 않는다. 마찬가지다. 팀원이 어느 순간 연차가 차면 저절로 팀장이 되는 것 같지만, 팀장은 팀원 때는 해보지 않았던 일을 해야 한다. 하지만 팀장이 무슨 일을 해야 하는지 누구도 미리 알려주지 않는다.


일 시키기


조직에 있다 보면 '팀원일 때는 에이스였으나 팀장이 된 후로 성과도 평판도 안 좋아진' 사람을 가끔 보거나 듣게 된다. 그게 본인이라면 위로를 표한다.


본인이 일을 잘하는 것과 팀원들을 리드해서 일을 잘 해결하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다. 팀원일 때는 주어진 일을 주어진 시간 안에 잘 해결하면 되지만, 팀장은 우선 '일을 잘 나눠주고, 시간을 잘 정해주는' 일을 잘해야 한다. 팀원일 때 10이라는 일을 했다면, 팀장은 30, 40을 받아서 이걸 10 정도씩 쪼갠 뒤 팀원들에게 각각 맡긴 다음에야 자기가 맡은 10을 시작할 수 있다는 말이다. 그런데 팀장이 되면서 각종 회의와 보고가 늘어나면서 당신이 직접 할 수 있는 일은 10에서 8로, 혹은 5까지도 줄어들 수도 있다. 그런데 당신은 더 이상 그 5에서 10을 잘하는지로 평가받지 않는다. 당신과 팀원이 같이 해결한 30, 40으로 평가받는 것이다.


슈퍼 에이스였던 당신이 '팀장이 되었으니 더 열심히 해야지'란 심정으로 30, 40을 붙잡고 혼자 달리면 어떻게 될까? 아마 당신이 혼자 기껏해야 15 정도를 하고, 나머지 팀원들이 자발적으로 10, 15를 해줄 것이다. 팀의 성과(당신의 성과)가 만족스럽지 못한 것이 문제가 아니다. 이런 팀에서는 팀원들이 성장할 수 없다. 그들은 '혼자 다 해 먹는' 팀장이 저런 식으로 얼마나 버티나 구경하면서, 남는 시간을 효과적으로 활용해 다른 직장을 알아볼 것이다. 


남에게 일을 맡기려면 우선 일을 구조화해야 한다. 전체 일을 어떤 조각들로 나눌 수 있고, 어떤 조각이 먼저 끝나야 다음 조각을 시작할 수 있는지 선후 관계를 잘 파악해서, 각각의 조각을 누가 언제까지 끝내야 하는지 적절히 배분한 후에 모두가 일을 시작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곧 팀장은 바빠 죽겠는데 앞 책상에 앉은 예쁜 신입사원은 모이를 기다리는 아기 새처럼 초롱초롱한 눈동자로 '일 좀 주세요'하고 팀장을 쳐다보고 있는 상황을 맞이하게 된다.


팀장님 심심해요 일 좀 시켜주떼요


나는 일할 때 아주 간단한 원칙을 가지고 있는데, 저런 눈빛을 받아본 적이 있는 팀장이라면 도움이 될 것 같다. 

남에게 시켜야 할 일과 내가 해야 할 일이 있다면, 우선 남에게 일을 시킨 다음에 내 일을 시작한다.

이메일로 부탁할 일과 내가 해야 할 일이 있다면, 우선 이메일을 보내 놓고 내 일을 시작한다. (결국 이메일도 남에게 일을 시키는 것이다)



일을 나눠줄 때 일을 구조화하는 역량만큼, 혹은 그 이상으로 중요한 것은 각 팀원들이 무엇을 잘하고 무엇을 못하는지, 그리고 무엇을 하고 싶은지 파악하는 일이다. 평소에 팀원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관찰하면 어느 팀원이 무엇을 잘하고, 무엇을 못하는지 어느 정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관찰로 어느 정도 알았다 싶더라도 정기적으로 면담을 통해 그들이 생각하는 스스로의 장단점이 무엇인지 물어보는 것이 좋다. 그런 일을 안 맡겨서 발휘하지 못한 의외의 장점을 발견할 수도 있다.


애매한 부분은 팀원에게 잘하는 일과 그렇지 않은 일을 어떤 비율로 시킬지이다. 예전 직원 중에 전산학과를 나와서 엑셀 분석을 잘하는 친구가 있었다. 그래서 숫자 분석이 중요한 프로젝트 몇 개를 그 친구에게 맡겼었는데, 몇 달 후 퇴사하면서 든 사유가 '회사에서 자꾸 나에게 분석 일만 시킨다'였다. '저 친구가 예전에 이 일을 해봤으니 이번에도 시키면 잘하겠지'라는 식으로 일을 시킬 때가 많은데, 시키면 잘하는 건 맞겠지만 그게 그 친구의 인생을 위해서 최선인지 한번 생각해보자. 단지 비슷한 일을 계속해서 질리는 문제가 아니라, 그 친구는 새로운 일을 배워볼 기회를 팀장이 제공하지 않는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믿어주기


'팀원일 때는 에이스였으나 팀장이 된 후로 성과도 평판도 안 좋아진' 사람들이 가장 흔히 하는 실수는 누군가에게 일을 맡겼다가 그 사람 하는 일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직접 해버리는 것이다. 물론 팀원이 해온 일이 팀장 마음에 안들 수는 있다. 그걸 몇 번에 걸쳐서 수정해 오라고 시킬 수도 있다. 그런데 그 일을 아예 팀장 본인이 대신해버리는 것은 다른 문제다. 팀원 입장에서 수정은 여러 번 해도 '내가 한 일'이지만, 팀장이 해버리면 그 일은 더 이상 '내가 한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팀원 입장에서 동기부여가 떨어지는 상황은,

내가 한 일이 성과가 안 좋은 경우

< 내가 한 일이 실행이 안 되는 경우

< 내가 하던 일이 중단되는 경우

이다.


팀장이 일을 뺏어가는 경우는 팀원 입장에서는 하던 일이 중단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런 일이 몇 번 반복되면 팀원은 팀장이 자신을 신뢰하지 않는다고 느끼며, 신뢰받지 못한다는 느낌은 곧 몰입도 저하, 실수 증가, 성과 저하로 이어진다. 그럼 팀장은 더더욱 이 팀원이 한 일을 못 미더워하며 또 본인이 해버리거나 이 팀원이 하던 일을 다른 팀원에게 맡겨버리는 일이 반복된다.


팀원이 해온 결과물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그 팀원을 가르쳐서 성장시킨다는 마음으로 어떤 부분이 왜 마음에 들지 않는지 코칭해 줘야 한다(억지는 금물). 도저히 시간이 안 난다면 다른 선임 직원에게 코칭을 부탁할 수는 있지만 그다지 추천하지 않는다. 결과물이 마음에 들지 않는 수준이 아니라 그 팀원 자체가 눈엣가시 같이 마음에 안 들어서 퇴사하면 좋겠다고 생각한다면 일을 줬다 뺐는 일을 반복하면 효과적이다(?). 아마 퇴사까진 몰라도 타 부서 이동 신청까지는 받아낼 수 있을 것이다.



피드백해주기


이게 가장 어려운 일이다. 우리 세대는 대화에서 전화로, 전화에서 문자로, 문자에서 SNS로 소통하는 법을 배워온 세대다. 우리는 '좋아요'를 누르며 살아왔으며, 남에게 싫은 소리 하는 것이 익숙하지 않다. 그러다 보니 팀원에게 고칠 점이 있어도 그냥 꾹꾹 참고 스스로 알아차리길 기다리거나, 민감한 이야기를 퇴근길에 문자로 보내 놓고 잠 못 드는 밤을 이루거나, 서로 상처받는 방법으로 싫은 소리를 전하다 남자면 말싸움으로, 여자면 울음으로 끝나는 최악의 상황을 맞이한다. 이런 경험이 몇 번 생기고 나면 점점 부하 직원에게 조언을 해줄 마음이 들더라도 '내가 뭘 굳이' 하는 마음으로 침묵을 지키게 된다.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다. 팀장의 역할엔 주어진 팀원들을 데리고 최상의 성과를 내는 것뿐만 아니라 팀원들을 성장시키는 것도 포함된다. 팀의 성과를 위해서든, 팀원의 성장을 위해서든 잘하는 것과 못하는 것에 대한 피드백은 반드시 필요하다.


칭찬과 칭찬 사이에 고칠 점을 이야기하라던지(그에 대한 반론이 '관계의 본심'이라는 책에 있는데 어느 쪽이 맞는지 사실 잘 모르겠다) 하는 피드백 하는 스킬에 대한 책은 많다. 하지만 스킬보다 앞서서 중요한 것은 조언하는 사람의 진정성 같다. '너 이 X끼 일을 왜 그따위로 하니' 하는 마음으로 말하는 것과 진심으로 팀원이 잘되길 바라며 해주는 말은 화법과 상관없이 누가 들어도 금방 티가 난다. 


그러니 무턱대고 피드백 스킬에 대해 인터넷을 검색하고 책을 읽는 것보다 '이 팀원이 나에게 있어 어떤 존재인지' 생각해보자. '그냥 어쩌다 보니 우연히 같은 팀에서 일하고 있는 녀석'은 일이나 잘해오면 되지  굳이 해줄 말이 별로 없다. 이 사람이 나와 같이 일하는 동안 역량적인 면에서 그리고 인격적인 면에서 조금이라도 발전했으면 좋겠고, 지금 내가 해주는 말들이 이 사람의 5년 후, 10년 후 모습에 영향을 미쳤으면 좋겠다고 진심으로 생각한다면 좀 서툴더라도 그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말을 해줄 수 있을 것이다. 말하는 스킬은 천천히 익혀도 된다.



인기 많은 상사 vs 성장시켜주는 상사


내가 처음 중간관리자가 되었을 때는 두세 명의 팀원을 관리하는 프로젝트팀의 PM이었다. 그러다 어느 순간 30명 정도를 관리하는 서투른 팀장이 되었다가 몇 달 후 바로 7~80여 명을 관리하는 부서장이 되었다. (지금은 다시 두세 명을 관리하는 PM으로 돌아갔다)


돌이켜보면 내 전임자와 나는 약간 스타일 차이가 있었다. 사실 나나 내 전임자나 우리가 관리해야 할 직원들과 나이 차이가 열 살이 채 나지 않았는데, 내 전임자는 좀 더 규율을 강조하는 아버지 같은 측면이 있었고, 나는 좀 더 친한(편한) 형 같은 측면으로 다가갔었다. 둘 중 어느 스타일이 낫다는 이야기를 하려는 것이 아니다. 다만 내가 그때 '팀원들이 좋아하는' 상사가 되기 위해 몇 가지 실수를 했었던 것 같다.


우선 내 노력에 반응하는(나를 좋아해 주는) 팀원들에게 아무래도 더 잘해주게 되었다. 그런데 금세 팀원들 사이에서 '내가 누구누구를 편애한다'라는 이야기가 돌았고, 그런 이야기는 팀 전체 분위기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았다. 그리고 위에 언급한 쓴소리를 잘하지 못했다. 모두 앞에서는 좋은 모습만 보이려고 하다 일대일로 면담할 때 가끔 안 좋은 피드백을 하곤 했는데, 그런 말들은 팀원들을 당황시키고 실망하게 만들거나, '누구누구는 좋아하고 나는 별로 안 좋아 하나보다' 같은 발전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해석되곤 했다.


결정적으로 팀장이 팀원들 마음에 들려고 노력하는 팀에서는 현실에 안주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진다. 적당히 자기 일 하면서, 적당히 자기 하고 싶은 대로 하고, 큰 변화를 주기 어려운 상황이 된다. 회사 다니는 것이 즐겁지까진 않더라도 편하고, 다들 '그냥 이렇게 쭉 하면 되겠지'하는 생각들을 가지게 된다. 그 당시 우리 팀도 그런 분위기였다. 여러 프로젝트 팀들을 관리하는 부서장으로써 각 팀들은 주어진 틀 안에서 열심히 경쟁하긴 했지만(중국 직원들은 워낙에 경쟁이 삶에 배어있다) 그 틀을 벗어나서 생각하고 틀을 바꾸는 것에는 소극적이었다.


비슷한 케이스를 가끔 본다. 팀원들에게 과도하게 친절하고, 늘 웃고 다니며 싫은 소리 못하고, 만사에 '좋은 게 좋은 거지' 하는 분위기로 임하는 팀장들이다. 이런 팀장들이랑 일하면 그동안은 몸이 좀 편할지 몰라도, 그분께 배우는 것은 많지 않을 수도 있다. 내 인생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스승을 꼽으라면 나랑 가장 잘 놀아준 선생님이 아니라 나를 가장 많이 성장시켜준 선생님, 때로는 따끔한 말로 나를 바로 잡아준 선생님을 꼽을 것이다. 상사도 마찬가지다. 일할 땐 편한 상사가 좋겠지만, 시간이 흘러서 기억나는 상사는 나를 성장시켜준 상사이다. 당신은 팀원들의 기억에 어떤 상사로 남고 싶은가?



노측과 사측, 그 사이에서...


회사를 다니다 보면 가끔 회사에 아쉬운 순간이 있다. 일하다 잠시 쉬러 나와서, 혹은 회식 자리에서 끼리끼리 모여서 회사 험담을 하는 것도 회사 생활의 낙(?) 중 하나이다.


직급이 낮을 때는 마냥 직원 입장에서 마음 편하게 회사 욕을 하면 되지만, 점점 위로 올라갈수록 입장이 애매해진다. 그리고 어느 순간이 되면 회사의 입장에서 직원들에게 아쉬운 소리를 해야 할 때가 온다. 노측에서 점점 사측으로 무게중심이 이동하는 것이다. 우리 팀이 꼭 해야 하지 않아도 되는 일을 추가로 맡았다든지, 이번 주에는 회사 차원의 일로 주말 근무를 하게 됐다든지 등등... 직원들에게 회사의 필요를 대변해주는 역할, 설득을 당하는 것이 아니라 설득을 해야 하는 역할을 회사는 당신에게서 기대한다.


이 부분은 나도 예전에 실수를 했던 부분이다. 내가 맡은 부서는 인원수는 많으면서 직원들의 연차는 낮은 좀 특수한 조직이었는데, 그러다 보니 회사의 궂은일에 자주 동원되었다. 처음엔 나도 회사의 입장에서 이 일이 왜 회사에 필요하고, 우리가 도와주면 좋겠다고 차근차근 설명해 주려고 했었는데, 몇 번 비슷한 사태가 반복되다 보니 우선 나부터 짜증 나고 구구절절 설명하기가 귀찮아졌다 (그런 일을 시키려면 일하던 직원들을 강의장으로 불러 모아서 10분 20분 연설(?)을 해야 했었다). 나중엔 '나도 별로 하기 싫지만 사장님이 시키신 일이니 어쩔 수 없다 좀 도와달라'라는 식으로 넘어갔고, 당연한 이야기지만 조직의 분위기는 상당히 다운되었다. 


회사 측에 선 것도 아니고, 직원 측에 선 것도 아니면 결국 양쪽에서 욕을 먹는다. 사측의 결정을 따르기로 했다면 확실히 사측에 서는 것이 좋다. 회사가 시켜서 억지로 하는 것이지 나도 싫다는 스탠스는 그냥 자기의 인기를 위한 발언일 뿐이다. 물론 언제 직원들의 편에 서야 하고, 언제 회사 쪽에 서야 하는지는 항상 애매하고 일반화시키기 어려운 문제다. 다만 이도 저도 아닌 양다리 스탠스는 피하자는 것이다.


회사의 입장과 팀원의 입장이 엇갈릴 때가 있다. 워낙 케바케라 뭐라 이야기하기 어렵지만, 역시 중요한 것은 '팀원을 진심으로 대하는가'인 것 같다. 평소에 팀원들을 진심으로 대하고, 신뢰가 구축되어 있다면 회사의 입장과 팀원의 입장이 엇갈릴 때 어느 쪽으로 결론이 나든지 팀원은 당신을 신뢰하고 필요하면 회사를 위해 희생도 해줄 것이다. 반면 그런 신뢰가 없다면 팀원은 당신이 회사(혹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자신을 설득하려 든다고 여길 것이다.


중간관리자와 팀원 사이에 얼마나 신뢰가 있는지 드러나는 진실의 순간 (흔히 말하는 MoT: Moment of Truth)은 팀원이 퇴사하려 할 때인 것 같다. 만약 회사에(당신의 팀에) 지금 필요한 팀원이 퇴사하려 하고, 회사는 어떻게든 설득을 해보라고 하는데, 이야기를 들어보니 그 친구가 이직하려는 회사와 포지션이 그 친구의 커리어에 더 도움이 될지 잘 모르겠는 상황이라면? 당신이 그런 이야기를 했을 때 그 친구는 그 말을 곧이 곧대로 들을까, 당신이 자기가 이직하지 못하게 하려고 쓸데없는 소리를 한다고 생각할까? 혹은 팀원이 아직 갈 곳도 정해지지 않았는데 무조건 이번 달까지 나가겠다고 한다면? 혹은 어느 날 팀원이 이직하고 싶은데 자기를 도와줄 수 있겠냐고 물어온다면? 팀원이 퇴사할 순간이 오면 보통 그 사람하고 나하고 어떤 관계였는지가 드러난다. 그러면서 그 사람과의 관계가 거기서 끝인지, 서로 다른 회사를 다니면서도 계속 연락하고 지낼 사이인지 곧 알게 될 것이다.



중간관리자가 되는 법을 중간관리자가 되어서 배우면 늦다


지금 나는 어떤 컨설팅 팀의 PM으로 있다. 컨설팅 일의 특성상 우리 부서는 차부장급이 거의 절반이고, 과장이 나머지 30% 정도, 사원 대리는 20%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우리 부서에서 프로젝트를 하면서 팀의 막내를 벗어나려면 적어도 5년은 걸리는 것 같고, PM을 맡으려면 10년 가까이 걸리지 않나 싶다. 


회사나 부서마다 '자기 밑에 누군가'가 생기는 속도는 천차만별이다. 하지만 '자기 밑에 누군가'가 생긴다면 그 사람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는 아무리 일찍 고민해도 이르지 않다. 이번 주에도 팀원들과 면담하면서 우리 팀 막내 대리에게 이렇게 말해주었다. 


우리 팀 인력 구성상 선임님이 프로젝트 막내를 벗어나려면 앞으로 몇 년이 더 걸릴지 몰라요. 그런데 밑에 사람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밑에 사람이 생긴 다음에 배우면 늦습니다. 회사에서 기회를 얻을 수 없다면 동호회가 되었든 교회가 되었든 회사 외적으로라도 의도적으로 리더 경험을 쌓으세요.


모든 사람은 팀장이 된 이후에 실수를 한다. 문제는 팀원이 실수를 하면 일을 그르칠 수 있지만, 팀장이 실수를 하면 사람을 잃을 수 있다는 점이다. 실수를 통해 더 나은 팀장이 될 수 있겠지만, 이미 많은 사람에게 상처를 주고 좋은 직원들을 떠나보낸 후라면 아쉽지 않을까. 혹시 이 글을 읽으면서 '나는 팀의 막내라서 별로 공감이 안돼요' 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럼 여기까지 읽지도 않았겠지만) 오히려 지금이 고민을 시작할 때라고 이야기해주고 싶다. 나도 지금보다 5년쯤 전에 이런 고민을 좀 더 했었으면 어땠을까 싶다.





수평적 조직문화에 대한 온라인 리포트를 퍼블리와 발간하게 되었습니다. 이 글을 인상 깊게 읽으셨다면 리포트에도 관심 부탁드립니다.


'수평적 조직문화 파헤치기' 바로가기




* 중간관리자와 팀장을 혼용해서 썼는데, 이 글은 부하직원이 몇 명 생겼지만 아직 팀(혹은 부서) 전체를 이끄는 리더는 아닌 사람을 위한 글입니다. 단순한 중간관리자가 아니라 리더가 되었다면 팀의 존재 목적(미션)을 정의하고 가야 할 방향과 목표(비전)를 제시하는 좀 더 다른 차원의 일이 요구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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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gazine 조직문화 이야기
조직문화, 마케팅, 빅데이터, 중국에 관심이 많습니다. 
스타트업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대기업에 다닙니다.
강연/기고 문의 : younghak.jan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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