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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코넛 Nov 02. 2024

약해지지 마!

돈키호테의 정신이 창의성의 샘일까?


춥다가 다시 평균적인 가을의 기온? 

사실 일기예보가 알려주는 온도와 체감 온도의 차이가 있어서 

요즘은 계속 레이어드룩으로 입고 외출하지만, 

실내와 실외의 차이로 옷을 하나 벗었다가 다시 입었다 반복하곤 한다. 



몸의 변화로 날씨에 더 민감한 것일 수도 있다. 

낙엽이 하나 둘, 숫자의 증가가 급속도로 높아지는 걸 느끼면서 

낙엽을 밟지 않으려고 노력을 하면서 걸었다. 


굳이 왜 낙엽을 밟지 않으려 했는지 뒤늦게 스스로 놀랐다. 

<고요해서>라는 답을 찾았다. 

낙엽 밟는 소리가 고요를 흔들까 염려해서 

밟지 않으려고 했다. 

새들이 잠자는 시간 인지 숲이 너무 고요했다.


이 길에서 가끔은 다람쥐를 만나기도 했었는데 

오늘은 다람쥐도 없다. 

숲을 이룬 요소들이 마치 <쉿! 조용히!>라는 명령을 받은 듯했다. 

시끄러운 장소에서는 소리를 내는 일에 조심성이 사라지지만 

고요한 장소에서는 

아주 작은 숨소리까지도 조심하게 되는 심리처럼, 

깨끗한 장소에서는 무엇인가를 흘리면 

스스로 주워서 깨끗함을 지키지만 

더러운 곳에 흘린 것은 

소중한 게 아니면 그냥 줍지 않고 지나가는 심리처럼, 


행동할 때 분위기를 따라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러한 종류의 심리가 

대중에게 묻어가려는 심리를 낳는 것일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봤다. 

심리학책을 들추는 대신에 <안녕 돈키호테>를 꺼내어 읽었다. 

돈키호테의 정신이 창의성을 퍼 올리는 근거로 바라본 책이다. 


그 책에서 제2의 인생: 

그 모든 핑계를 물리치고 도전을 한 돈키호테 편을 펼쳤다.




“지금 하는 걸 그만두어야 새로운 걸 시작할 수 있지” - <진짜?>


“회사 때문에 다른 건 아무것도 못해.” - <진짜?>


“도전, 그런 건 대단한 사람들이나 할 수 있는 일이야.” - <진짜?>


이렇게 핑계 뒤에 <진짜?>라는 질문을 넣어서 

정말 핑계라는 걸 강조했다. 


나는 오늘 어떤 핑계로 도전을 미루었나 생각한다.





“바람과 햇살과 나


 바람이 

유리문을 두드려

안으로 들게 했더니

햇살까지 따라와

셋이서 수다를 떠네

할머니

혼자서 외롭지 않아?

바람과 햇살이 묻길래

사람은 어차피 다 혼자야

나는 대답했네

그만 고집부리고

편히 가자는 말에

다 같이 웃었던

오후”


남편과의 사별 후 아흔이라는 나이에 시인이 된 사바타 도요의 시


토요일을 휴일처럼 보내지 않고 

열심히 살았다고 말하고 싶은데,

사실은 조금 느긋하게, 헐렁하게 시간을 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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