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의 중순이 훌쩍 넘어 자가점검의 시간이 되었습니다.
한 학기를 마무리했고
한 해를 마무리하는 요즘,
분에 넘치는 사랑을 받아서 행복해지자
내가 이런 사랑을 받을 자격이 있나?
자격에 대해서 질문했다.
감사하다는 말로는 무언가가 부족한 느낌인데
이 기분을 어떻게 표현해야 정확할지
잠시 고민하고 끄적였다.
<내게로 온 마음이여
아름다운 마음이여
그 고운 빛에 물들어 나도 아름다워지리라>
이상한 일은
매일 점검하고 점검하는 마음이건만,
해마다
12월 중순이 넘어가는 기시엔
낭만이 덧대어져서 길고 깊은 점검의 시간이 된다.
그런 점검의 시간이
편편하고 넉넉한 마음을 선물하기에
해가 거듭될수록 나는 중간 색조에 가까워지는지도 모른다.
내가 너무 늦되어서 혹은
머리가 나빠서 모두가 아는 일에서도
매번 감탄하는 것일까?
주기만 하는 마음도
받기만 하는 마음도
어쩌면 한쪽 날개로 퍼덕이는 새와 같은 모습일 수 있다.
그러므로 양쪽 날개를 활짝 펴고 날려면
주고받는 일에 모두 익숙해야 하는 듯하다.
동행이 아름다운 이유가
주고받는 일이 가능하기 때문은 아닐까?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면서 먹으라고
지인이 보내준 슈톨렌은,
여럿이 모였을 때 먹으려고 아직 개봉하지 않았다.
중간 색조
그 겨울날 우리는 연못가에 서 있었지,
태양은 신의 꾸중을 맞은 듯 창백했고,
굶주린 땅 위에 낙엽이 몇 잎 뒹굴었지
- 물푸레나무에서 떨어진 것들이어서, 잿빛이었지
나를 바라보는 너의 눈은 해묵은
지루한 수수께끼를 풀려는 듯 두리번거렸고
우리 사이에 어떤 말들이 오고 갔지
- 우리의 사랑으로 누가 더 손해 보았는지
너의 입가에 떠오른 미소는
간신히 죽을힘이 남아 있을 만큼 기운이 없었고
싱긋 쓰디쓴 웃음이 입가를 스쳐갔지
마치 하나의 날개로 나는 불길한 새처럼......
그날 이후, 사랑은 속이고, 잘못 비틀린다는
신랄한 교훈이 내 가슴에 새겨졌지
너의 얼굴, 신의 저주를 받은 태양, 그리고 나무 한 그루,
그리고 회색 잎사귀들이 에두른 연못이.
-토마스 하디
감정은 오르락내리락
움직이고
관계는 갈팡질팡
위태하기도 하겠지만
내가 먼저 손해 보는 쪽을 선택하고
내가 먼저 져주려는 자세를 갖추면
오르락 내리락이나 갈팡질팡도
속도가 느려져서
관계가 악화되는
대형사고는 막아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