층층이, 켜켜이 쌓이는 것들

초, 분, 시간이 흐르면서 켜켜이 쌓이는 것들을 떠올린 밤.

by 코코넛


산책길에서 발에 밟히는 것들,

낙엽과 나뭇가지와 흙, 돌멩이가

존재를 드러내는 소리를 들었다.

더러는 분명하게 부러지는 소리였고,

더러는 접히거나 바스러지는 소리였다.

잠시 멈추어,

제일 먼저 <상처>라는 단어가 그리고 뒤이어서

층층이, 켜켜이 와 같은 단어까지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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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다 칼로의 < 상처 입은 사슴 >



삶의 순간순간,

지나치는 공간과 공간에서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혹은 의식적으로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기도 하고 받기도 하겠지만

사소하게 지나치는 상처나

기억에서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지는 상처가 대부분이다.


간혹 프리다 칼로가 받은 상처처럼

<칼로는 소아마비로 다리를 절었고, 18살에는 교통사고로

35번의 수술과 3번의 유산, 하반신 마비와 남편의 여성편력 >

잊을 수 없고 잊히지 않는 골짜기 같은 상처도 있다.

그녀의 삶을 기억하면서

위의 <상처 입은 사슴>을 감상하면

화면을 채운 요소들이 하나하나 이야기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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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다 칼로의 <유모와 나>



프리다 칼로의 유모가 칼로에게 젖을 물리는 위의 그림에서

유모의 얼굴은 검은 가면을 쓴 듯이 보이는데

이 모습으로 유추할 수 있는 것은

죽음과 현실이 한 화면에 있다는 느낌이다.

단절이 아니라 이어지는 많은 것들,

세대, 관계, 시간은

마치 켜켜이 쌓이는 낙엽이나 먼지처럼

무의미하거나 무용지물일 수도 있지만,

더러는 소중한 영감의 원천이기도 하다.


그러한 이유로 오늘은 프리다 칼로의 삶과

그녀의 그림들을 감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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