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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훈 Jan 19. 2016

시간이 흐르면...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뜰 거야

얼마 전 남은 두 개의 사랑니를 뽑았다.

살에 파묻혀 있던 이 사랑니는 주기적으로 내 잇몸을 부어오르게 만들었다.

심하게 부어오르면 밥을 먹기에도 많이 불편했고, 계속 아파서 신경 쓰이게 만들었다.

심지어 잠을 잘 때도 아파 침대 위에서 뒤척일 때가 있었다.

그럴 때마다 약을 먹으면서 부기를 가라앉히고 통증을 줄여갔다.

2~3일 정도 약을 먹으면 다시 괜찮아져다.

잇몸이 붓고, 약을 먹고 낫는 이런 행동을 몇 번쯤 반복했다.


주기적으로 잇몸이 부어올라 불편하던 차에

큰 맘먹고 이 사랑니를 뽑기로 하였다.


의사선생님께 주기적으로 잇몸이 붓는다고 하니

내가 컨디션이 괜찮을 때는 문제가 없는데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에는 살에 파묻혀 있어도

음식물이 끼면서 염증을 일으킬 수 있다고 했다.


보통 때는 괜찮은데 내 컨디션이 좋지 않아 피곤함을 느끼거나

면역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붓게 되는 내 잇몸은 내 마음과 닮아 있었다.


보통 때는 참 즐겁게 장난도 치고 허허실실 웃으면서 지내는 나지만

2015년 연말부터 현재까지 회사에서의 작은 문제로 인해

내 마음은 지쳐있었다.

마음이 지치니 누군가에게 위로를 받고 싶었다.


친한 친구들한테 말해봤자 여느 남자 놈들이 그렇듯이

위로해주기 보다는 욕을 먹거나 놀림만 받고 끝날게 뻔했다.


그래서 이럴 때에는 마냥 즐거운 듯이 친구들이랑 술을 마시면서 가끔 신세한탄을 하거나

혼자서 영화를 본다. 가끔 전시회를 갈 때도 있고, 산책을 갈 때도 있다.

하지만 이 것도  한두 번이지 결국 더 외로워지고 만다.

그리고 깨닫는다.

결국 위로는 사람을 통해서 받아야만 한다는 것을 말이다.

이런 일은 평생  계속된다는 것도 내 마음속에 다시 새겨졌다.

내가 아프고 힘들어도 이 삶은  계속되니까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런 생각도 했다.

이 고민도 결국 얼마 안가 내 머릿속에서 지워지고

허허실실 웃고 돌아다니는 나를 발견할 것이라고

사랑니를 뽑은 내 잇몸이 다 아물어서 아무렇지도 않게

음식을 먹고 양치를 하는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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