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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훈 Feb 14. 2016

즐거운 나의 글쓰기

나만의 공간에서 자유롭게 글쓰는게 참 즐겁다

어렸을 적부터 무언가 쓰는 걸 참 좋아했다.

아무래도 나의 마음속 한 공간에서 크게 자리를 잡고 있는 우울함이 나에게 시킨 일 일지도 모르겠다.

친구들과 신나게 떠들거나 운동을 할 때에, 사람을 만나서 수다를 떨 때는 괜찮지만

조금 힘든 일이 생기거나 공부가 잘 되지 않을 때에는  가슴속 깊숙이 자리 잡고 있던 이 녀석이

표면 위로 올라와 나에게 글을 쓰라고 종용하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불현듯  스쳐 지나갔다.


10대의 나는 독서실에서, 교실의 한 귀퉁이에서 혼자만의 시간을 가질 때면

새하얀 종이 위에 날 것 같은 내 마음을 적어가기 시작했다.

대게는 나의 형편없는 글솜씨로 인해 짤막하게 쓸 수 있는 시를 선호 하였다.

그렇게 적은 시를 가지고 경시 대회에 참가하기도 하였는데,

그때 당시의 담임 선생님은 이과생인 나에게 수업까지 빠지면서 왜 참석을 하냐고 핀잔을 주시기도 하였다.


보잘것없는 실력으로 자기만족을 위해 글을 썼다.

상념에 빠지거나 혼자 생각을 정리하고 싶을 때면 으레 펜을 들어 끄적이는 시간을 가졌지만,

고등학교를 졸업한 이후로는 다시 펜을 들어 글을 쓸 시간이 많지 않았다.

20대가 되어 세상을 쫒아가기도 바빠지기 시작하니 글을 쓰는 것은 왠지 사치인 것만 같았다.

글이라고는 대학생이 되어 쓰는 리포트가 전부였고, 가끔 사랑하는 이를 위하여 편지를 쓰는 정도에 불과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어느덧 30대가 되었다.

글을 쓰지 않은지 참  오래되었지만 요즘 다시 글을 쓰고 싶어 졌다.


사회생활을 시작했고 친구들은 조금씩 멀어지기 시작했다.

다들 자기 일이 있으니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가끔 연락을 해야만 볼 수 있으니 서로 사는 이야기를 하고 마음을 터놓기에는

우리가 만났을 때에 너무 많은 이야기들이 쌓여 하나씩 들춰 보기에는

내 기억력의 한계가 있었고,  감정의 소멸이 발생했다.

사회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서로의 힘든 이야기나 논쟁이 될 만한 이야기,

혹은 자신만의 관심사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에

일반적으로는 크게 관심이 없다.

그저 재미있는 이야기나 가십거리들만 주고받기 때문에

서로의 생각은 가슴속에 간직할 수 밖에 없었다.


그래서 내 생각을 정리하고 나만의 공간을 가지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누가 잃지 않아도  상관없었다.

그러던 차에 이 브런치라는 공간을 알게 되었고

내가 아는 내만의 이야기를 그저 진솔하게 써 나갔다.

이 곳은 내 일기장과 같은 공간이 되었다.

대게 많이 와봐야 20~30명이 방문하는 공간이라 부담도 없어서 자유를 만끽할 수 있었다.

거기에 익명성은 덤이었다.


하지만 얼마 전에 내가 썼던 글이 퍼지고 퍼져 유명한 SNS의 메인화면에 노출된 일이 있었다.

참 많은 사람들이 들어왔고 참 많은 사람들이 댓글을 남겼다.

내 생각을 자유롭게 적은 글을 사람들이 읽고 공감해주는 일은 참 즐겁고 색다른 경험을 나에게 선사해 주었다.

하지만 내 생각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의 글이나 나의 지인들이 글쓴이가 나라는 것을 알게 되는 것은 나에게 부작용처럼 작용하였다.


사람들은 저마다 여러 가지의 모습이 있다.

어떤 사람은 항상 즐거운 것 같지만 다른 공간에서는 다른 모습을 지니고 있는 경우가 참 많다.

집에서의 모습과 회사에서의 모습, 그리고 친구들을 만날 때의 모습이 미묘하게 차이나는 경우가 참 많다.

그리고 나도 그렇다.

이 공간에서의 나는 참 진지한 것 같지만 현실에서의 나는 장난꾸러기의 끼가 다분하다.

그래서 일기장 같은 이 공간을 들켜버린 것 같아서 이 공간에 글을 쓰기가 참으로 힘들었다.

자유롭게 나의 모습을 드러내는 것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시 글을 쓸 수 있을 것 같다.

다시 나의 브런치는 하루에 5명도 오지 않는 맑고 청정한 구역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 사이에 글은 써놓고 저장만 해놓은 게 몇 개가 되는데 정리를 다시 해서 열심히 활동해야겠다.

유명하지 않아 사람들은 거의 찾지 않지만 왠지 푸근하고 기분 좋아지는 카페에서 나 혼자 노닥거리는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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