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영훈 Mar 10. 2016

나는 그 사람 다 잊었어

정말 잊은걸까??

사랑했던 사람은 언제쯤 내 기억속에서 완전히 사라질까


오늘 결혼한 회사 동기와 저녁을 먹었다. 5분이면 먹는다는 회사 구내식당에서 조촐히 먹었지만 우리는 밥을 먹고 난 후에도 한참을 일어나지 않고 앉아 있었다. 내 동기녀석이 부부싸움을 한 이야기를 듣고 있었기 때문이다.


내 동기가 부부싸움을 한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과거에 내가 전여자친구와 싸운 기억이 났다. 싸움의 동기와 행동이 비슷했기 때문이다. 머릿속에서 사라진 줄만 알았던 과거의 여자친구와 겪은 비슷한 상황이 내 마음의 잔잔한 호수에 작은 돌멩이 하나를 던져 물의 파동을 만들었다.


그 사람은 갑자기 생각났다 다시 저 멀리로 사라지곤 한다. 저 멀리 사라지면 나는 바보 같이 그 사람을 잊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가끔 이렇게 또 다시 나타난다.


그렇다고 내 마음속에 아직도 깊은 상처를 만들고 있지는 않다. 이미 그 많던 생채기에는 단단한 새 살이 차올랐다. 그래서 전보다 상처도 쉽게 생기지 않고 더 무뎌진 감각으로 새로운 사람을 만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가끔은... 아니 대부분은 새로운 사람에게 과거의 그 사람이 가지고 있던 나와 충돌하는 부분을 가지고 있지는 않는지 확인 과정을 거치는 나를 발견한다.


나는 정말로 그녀를 잊은 것인가??

주변 사람들이 물어보면 아무렇지도 않다고 웃어보이곤 한다. 정말 아무렇지도 않다.

하지만 새로운 사람을 그 사람 그대로 보지 않고 과거의 사람에게 투영하여 보고 있는 나는 정말로 잊었다고 할 수 있는 것일까??


한 번 생긴 상처는 흉터로 내 몸에 평생 남아 있는 것 처럼 그 사람도 나에게 평생 남을 무언가로 가슴 한 구석에 남아 있는건 아닐까 생각해본다.


나 또한 그에게 그러한 존재라면 조금 더 잘할걸 이라는 후회가 조금 생기지만 그것은 지나간 과거다. 앞으로 만날 사람에게 조금 더 잘 해서 보이고 싶지 않은 상처가 아닌 모두에게 보여주고 싶은 멋진 브로치로 평생 남고 싶다.

작가의 이전글 즐거운 나의 글쓰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